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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쿤데 산마을에 올라 커피묘목 다시 심어최정의팔의 ABC 트레킹 5
최정의팔 대표(사회적 기업 트립티) | 승인 2018.08.07 20:15

ABC 트레킹을 마치고 내려왔지만 버쿤데 산에 올라 커피나무 재배 현황을 둘러보아야 하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났다. 어제 밤에 늦게 도착해서 밥만 주문해 뜨거운 물에 말아서 한국에서 가져온 반찬으로 식사를 하고 아침에도 그렇게 했다. 배 속이 편치 않은 필자로서는 무척 다행이었다.

밥만 시켜서 식당에는 좀 미안한 기분이 들었지만 네팔 식당에서는 그렇게 해도 무관한 모양이다. 뜨거운 물, 겨란 프라이 등 필요한 것들을 주문하니, 종업원들이 싫은 기색 없이 친절하게 부탁을 들어준다. 봉고차로서는 올라갈 수 없어서 지프차를 불렀다. 호텔을 체크아웃해서 짐을 모두 봉고차에 싣고 기다리는데 지프차가 오지 않는다. 네팔식 타임으로 여유 있게 기다릴 수밖에.

▲ 버쿤데 산에서 바라다 본 일출과 일출 직전에 바라보이는 안나푸르나 봉 등 ⓒ최정의팔

버쿤데 마을로 올라가는 길은 잘 포장되어 있었다. 카트만두에서 바글릉을 왕래하는 항공편이 열리면서 바글릉 시내에서 공항까지 가는 길이라 새로 포장했다.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서 벗어나 마을까지 가는 길도 포장 중이다. 버쿤데 산에 오르면 아침에 히말라야 설산 봉우리 일출을 볼 수 있으니 앞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그렇게 공사를 한다고.

버쿤데 산은 입산허가 없이도 올라갈 수 있으며 안나푸르나, 마차푸차레 등 설산을 배경으로 일출이 일품이다. 산 정상 밑에 마을이 있는데, 그곳은 미리 연락하면 누구나 민박이 가능하다. 그곳에서 아침에 두어 시간 올라가면 산 정상에 도달할 수 있고, 산봉우리 정상에는 전망대가 설립되어 있다. 날이 좋으면 히말라야 산이 10개 이상 보여 파노라마를 이룬다. 작년 10월경 라파치과진료단과 올랐을 때 그 광경을 잘 보았다.

▲ 마을 이장집에서 맛있는 찌아를 대접받고 ⓒ최정의팔
▲ 마을 주민으로부터 커피 나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최정의팔

도로 공사 중이라 지프차를 내려서 마을까지 걸어 올라갔다. 2년 전에 이곳을 걸어서 올라갔을 때에는 무척 힘들었었다. 이번에는 지프차로 반쯤 올라오니 마을까지 힘든 줄을 모르고 올라갔다. 마을에는 커피협동조합 조합장께서 기다리고 있었다.

작년에도 이 댁에서 숙박을 하여서 식구들이 낯익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찌아를 대접받았다. 이곳 집들은 황토로 지어져서 잠을 잘 잘 수 있다.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잘 안되어 있어서 어려움이 있지만, 그것도 현지체험이라고 생각을 바꾸어 먹으면 별로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한밤중에 일어나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반짝이는 별들을 감상할 수 있는 특혜가 주어진다.

▲ 2년전에 필자가 심은 커피나무에서 열매를 맺었지만, 작년에 심은 커피나무는 아직 부실하다. ⓒ최정의팔

우리가 심어놓은 커피묘목을 살펴보러 갔다. 2년 전에 심어놓은 커피나무는 많이 컸다. 필자가 심어놓은 커피나무는 2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열매를 맺고 있었다. 잘 돌보지 않아 죽은 묘목도 적지 않다고 한다. 내년에는 필자 나무에서 더 많이 열려 본격적인 수확이 가능할 것 같다. 1년 전에 심어놓은 커피나무들은 아직 비리비리하다.

필자가 보기에는 햇빛, 비료,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분이 부족한 것 같다. 대부분 건기에는 비가 오지 않으니 뿌리를 완전히 내릴 때까지는 잘 돌보아야 할 터인데…. 농부들이 우기에는 바쁘고 건기에는 다른 곳으로 일하러 떠나야 하니…. 올 해에 처음 가는 분들이 직접 웅덩이를 파고 커피 묘목을 심었다. 마야는 커피를 좋아하는데, 커피나무와 열매를 보고 직접 커피묘목도 심게 되었다고 감격한다. 마을 분들이 바쁜 철이 지나면 묘목을 심으려고 준비해 놓은 것이다.

▲ 함께 간 일행들은 금년에도 땅을 파고 커피묘목을 심었다. ⓒ최정의팔

커피조합원들의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10월 말에 커피축제를 열기로 했다. 커피나무를 잘 키운 분들에게 상(1등 10만원, 2등 7만원, 3등 5만원)을 시상하고, 커피생두는 전량 네팔 트립티에서 구매하기로 했다. 커피체리 상태에서는 값이 너무 저렴하기 때문에 커피체리 분쇄기와 파치먼트 분쇄기 등을 기증하여 공정을 거쳐 정당한 가격을 받게 하기로 했다.

농사꾼들은 대부분 금방 수확하여 현금을 받는 것에 더 관심을 갖고 있어서 3년이 지나야 하는 커피농사에는 아무래도 관심이 덜 가게 된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농촌 수입을 늘리기 위해 이런 커피축제를 구상한 것이다. 원래 작년에 하기로 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연기되었었다. 올해에는 잘 진행되어 농민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

▲ 튼튼한 골격으로 짓고 있는 홀리차일드 교사(위)와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애띤 일꾼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는 모습 ⓒ최정의팔

마을로 다시 내려와 홀리차일드스쿨(Holy Child School) 건설현장을 돌아보았다. 학교 터에는 다양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유치원은 이미 가건물로 지어져 사용되고 있고, 기술교육 교사, 커피체험센터, 체육관 등등. 점심시간이라 공사작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일꾼숙소를 들여다보니 세 명의 청소년들이 쉬고 있었다. 대부분 10대 청소년들이었다. 건축비를 절약하느라 청소년들이 막일을 하고 그 위에 정식 기술자, 그리고 건축현장 감독이 있는 것 같다. 지진이 발생한 후 네팔은 건축조건이 무척 까다로워졌다고 한다. 부실공사를 막기 위해 철근도 전보다 두 배를 더 넣어야 한다고.

건설비가 두 배로 뛰어서 애초 계획한 12학년 12동을 다 지을 수가 없게 되었다. 우리가 제공하는 건설비(5만 달라)로는 6개 교실만 짓고 나머지 6개는 임시교사로 사용하기로 변경하였다. 나머지 6개 교사도 자금만 허락되면 지금 완공하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을 터인데….

▲ 한국에서 준비해간 볼펜 등 학용품을 전달하는 모습 ⓒ최정의팔
▲ 샤히교장 부인이 정성스럽게 만들어준 달밧 ⓒ최정의팔

점심식사는 샤히 교장 가정에서 제공하는 달밧. 샤히 부인과 가족이 정성껏 마련해서 특별한 맛이었다. 식사 후 마이크로 크레디트 이용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마이크로 크레디트 회계 담당자와 실제로 운영하는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작년에 우리는 가난한 청소년 자립들을 자립시키기 위해 5천 달러를 바글릉 소재 네팔컨선에 제공하였다.

이후 네팔컨선에서는 바글릉 지역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한 명당 3백 달러에서 5백 달러까지 총 15 명에게 융자해주었다. 이 자금은 저렴한 이자로 2년에 분할 상환하도록 되어 있다. 청소년, 혹은 청소년이 있는 가정에서 채소농지 경영을 위해 6명, 재봉틀 구입 7명, 까페 운영자금 1명, 모바일 수리점 운영자금 1명 등이 자금혜택을 받았다.

대담이 끝난 후 직접 모바일 수리점을 찾아갔다. 자금을 대출받은 분은 이 가게를 운영하는 수딥 슈레스타(Sudip Shresta, 28세)씨인데, 청각 장애인이라 우리와 의사소통이 거의 되지 않는다. 가게는 외곽지대에 위치해 있지만, 나름 정성껏 운영하여서 그런지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 자금을 지원한 보람을 느꼈다.

▲ 마이크로 크레디트 담당자, 대출자와 대담시간 ⓒ최정의팔

3시경 바글릉에서 포커라를 향해 한 시간 정도 봉고차가 달린 후 늘어선 차 행렬을 보고 우리 차가 시동을 끈다. 알아보니 도로공사로 길을 완전히 차단하였다고 한다. 두 시간이 지나야 다시 통행이 허락된다니….

6시에 포커라 트립티 게스트 하우스에서 식사하고 7시에 광대촌 사랑기마을을 방문하기로 약속을 잡아놓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불평을 해보아야 소용없는 일, 도로 옆 개울가에 앉아 물에 발을 담그니 시원하다. 사랑기마을 약속을 다음 날 아침 7시로 미루고 우리가 함께 해야 되는 와플 사업에 대한 방향을 이야기했다. 특히 미놋과 샤히와는 이 문제를 처음 논의하는 것이라 두 시간이 넘게 세세하게 설명을 하며 공감을 위해 노력했다.

▲ 도로가 차단되어 두 시간 동안 길거리에서 대화하기 ⓒ최정의팔

6시가 넘으니 차단된 도로가 재운행하기 시작했다.  8시가 넘어 포커라 트립티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하니 닭볶음탕, 염소탕 등 푸짐한 저녁식사가 우리를 기다린다. 원래는 집에서 기른 토종닭으로 식사를 준비했는데, 필자가 염소탕을 좋아한다고 하니 메뉴를 추가했다고 한다.

감사한 마음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데, 이층 사택에서 함성이 들리고 미놋이 뛰어내려온다. 러시아 월드컵 예산에서 한국 팀이 연장전에 독일 팀에 한 골을 넣었다는 소식, 모두가 이층에 올라가 축구 중계를 보기 시작했다. 또다시 한 골을 넣으니 얼빈 식구들이 마치 자기네 나라가 이긴 것처럼 뛰어오르고 소리를 지른다.

이런 환호성을 들으면서 네팔 사람들이 한국을 많이 좋아한다는 말을 실감하게 되었다. 오늘도 생활 나눔을 하고 잠자리에 들다.

▲ 염소탕, 닭도리탕 등 정성스럽게 대접하는 포커라 게스트 하우스 ⓒ최정의팔

최정의팔 대표(사회적 기업 트립티)  smc@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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