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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의 잘못된 편견을 시급하게 없애는 일”이진혜의 미투 증언
윤병희 | 승인 2018.08.08 22:19

7월19일 열린 ‘기독교위드유센터’ 기도회에 세 명의 교회 성폭력 피해자들의 미투 증언이 나왔다. 두 명은 직접 나서지 못하고 가명을 사용했으며 마지막 한 명은 실명을 밝히며 자신이 직접 나섰다. 설립된 지 한달 만에 센터는 기도회를 통해 그동안 센터를 찾은 교회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잃지 않도록 기도로서 위드유 운동의 지지를 표명한 것이다.

에큐메니안은 기독교위드유센터와 증언자들의 동의를 받아 미투를 증언한 세 건의 진술서 전문을 지면에 옮기고 마지막으로 기독교여성상담소장 채수지 목사의 미투 지지 발언을 게재한다. 연재하는 미투 증언자들의 진술을 읽고 혹시 숨죽이고 있는 미투 피해자들에게 용기가 생기기를 바란다는 센터장 김성환 목사의 말이다.(기독교위드유센터 연락처: 02-365-8291 withyou-center@naver.com) 

1회. 현숙(가명)의 미투 증언
2회. 혜진(가명)의 미투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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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이진혜의 미투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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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채수지 목사의 미투 지지 발언

저는 위드유센터 대표 이진혜입니다. 제 사건이 어제(7월18일-편집자) 불기소처분 되었는데, 그 과정을 간략히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2016년 5월 경 K목사로부터 안수기도를 받았던 일이 기도를 빙자한 성추행임을 뒤늦게 알고, 수사기관에 고소를 했는데 그것은 결국 어제(7월18일-편집자)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오늘 기도회(7월19일 미투 위드유 기도회-편집자)도 참석을 포기하려고 했을 만큼 좌절과 분노로 심적 고통이 매우 큽니다.

작년 3월 저는 Y목사님으로부터 S교회 K목사의 성추문이 담긴 X파일의 내용을 듣고 큰 충격에 빠져 있다가 제가 2016년 5월 경에 받은 안수기도가 성추행이 아닌지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런 기도방법이 정상적인 기도방법인지 Y목사님께 카톡으로 문의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 후 저는 저의 경우와 유사한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증언을 듣고 성추행이 확실하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마침내 작년 9월, 고소를 결심하고 변호사에게 고소진행을 의뢰하여 올 1월 초에 고소장이 접수되었습니다.

▲ 미투 세 번쨰 증언자로 나선 이진혜 님. ⓒ윤병희

1월 중순 경 영등포경찰서 담당 수사관으로부터 1차 조사를 받을 때 남자수사관의 조롱하는 듯한 말투에 상처를 받았고, 제 진술대로 조서가 작성되지 않아 세 차례나 수정을 요구하여 간신이 1차 조사를 마칠 만큼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경찰서 문을 나설 때는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후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어 2월 중순 쯤 담당경찰에게 문자와 전화로 K목사를 조사했는지 물었으나 아무런 답이 없었습니다.

3월 초 저는 갑작스럽게 jtbc 방송에 실명 미투를 하고, 수사기관의 2차 가해가 보도되면서, 이 파장으로 담당수사관이 여자수사관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여자수사관에게 2차 조사를 받고나서 한달 반 쯤 지나서 제 사건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었습니다.

그리고 6월7일 남부지검에 가서 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사는 첫 대면부터 짜증을 크게 내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① 제가 제출하려고 가지고 갔던 두 장의 추가 피해자 사실확인서를 보더니 “이런 사실확인서는 아무 필요가 없다. 사실확인서 써주는 사람들은 고소도 못하면서 뒤에 숨어서 말하는 비겁한 사람들이다.” 
② 검사는 저에게 “이건 지난번 고소인 L씨 사건이 불기소처분 나니까 고소한 거 아니냐, 의도적인 거 아니냐, 성추행사실도 없으면서 K목사를 음해하기 위해 어디서 고소를 부추킨 거 아니냐”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③ 그리고 “경찰서에서의 진술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곳들이 여러 군데 있다.” 저는 어떤 부분이 일치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그건 말해줄 수 없고, 불기소 결정문을 보면 안다.” 그래서 제가 진술이 불일치하면 경찰은 왜 기소의견으로 송치했겠느냐고 물으니 경찰은 검찰만큼 디테일하지 못하다는 식으로 경찰의 조사 결과를 무시하는 말투로 대답하였습니다.
④ 그리고 “K목사는 고령이고 몸이 많이 안 좋은 상태인데 성추행이 가능하겠느냐”고 말했으며, 
⑤ 안수기도 받을 당시 주변에 있던 K목사측 교인들의 말에 의하면 성추행은 없었다고 증언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은 모두 K목사측 사람들이라서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하니까 나는 이쪽인지 저쪽인지 그런 건 모르겠고 증언자의 말이 중요하다 하였습니다.

검사는 처음부터 마치 불기소결정문을 써놓고 저를 조사하는 거 같았습니다. 조사를 마치고 뭔가 알 수 없는 서러움과 불안감에 주차장 차안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뜨거운 햇빛을 그대로 받으면서 한시간이나 차 안에 있다가 검사에게 전화로 저의 너무 힘든 심경을 토로하였습니다. 조금이나 피해자의 입장을 이해해 달라는 저의 간절함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겨우 운전하여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후 검사가 오해를 하고 있는 부분들은 객관적인 증거들을 모아 변호사를 통하여 제출하면서 검사의 오해와 편견을 없애려고 엄청난 노력을 했습니다. 검사는 이제 이진혜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나 편견은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검사는 ‘안수기도 중에는 환부를 주무르면서 기도하는 방법도 있다’고 하면서 안수기도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환부를 주무르면서 하는 기도는 성경적인 기도방법이 아니고 그건 기도를 빙자한 성추행임을 다수의 피해사례와 교계 목사님의 의견서를 통하여 검사의 편견을 막아보려 했습니다. 이것으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결과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처분이 나왔습니다. 저는 그 불기소이유를 꼼꼼이 읽어보며 검사가 저를 처음 대할 때 가졌던 그 편견 그대로 불기소 이유서에도 담겨 있는 것을 보았고, 저는 그저 거짓말쟁이이며, 저에게 확인도 해보지 않은 K목사 측의 말을 그대로 옮겨 적은 이유서를 보면서 너무 억울하여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2개의 방송사에 용기 있는 미투부터 수사기관의 도움을 받아보려는 노력까지 모두 다 수포로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성추행 당시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않았다면 성추행이 아니라는 검사의 잘못된 생각을 보면서, 성범죄에 대한 편견의 벽이 얼마나 높은가, 수사기관이 변하지 않는 한 피해여성들에 대한 보호는 소리없는 아우성일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런 수사기관의 잘못된 편견을 시급하게 없애는 일이 우리 교계의 몫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윤병희  ubiquit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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