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장로교회(PCUSA) 제223차 총회에 한반도 관련 헌의안이 세 개 올라왔다. 모두 한국계 교회에서 헌의한 것들이다. 헌의안 번호로 보자면 09-09, 09-11, 09-12 등이다. 이 세 개 중 09-11은 위원회에서 기각되고 다른 두 개 헌의안이 본회의에 올랐다. 본회의에서 다소 논쟁적인 토론을 통해 원안이 조정된 후 대체안이 최종적으로 채택되었다.

미국장로교의 남북 통일 이후 준비?

채택된 최종안의 주요 내용은 “미국장로교의 130년 한국 선교를 돌아볼 것, 한반도 분단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 탈북 난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화해와 비핵화를 위해 한국 및 아시아 파트너와 협력, 남북을 이탈한 난민을 위한 목회 지원 확대, 북한의 조그련과의 관계에 대한 이해 확대, 한미 에큐메니컬 포럼 참여 확대, 평화와 정의를 위한 지역 연합을 지향하며 대북 경제제재 해제 촉구, 2017년 노근리 방문 사례를 기초하여 다른 피해 지역으로 치유와 화해 사역 확대” 등이다.

한반도 관련 세 개의 헌의안 중 북한 자산 관련은 두 개 헌의안에 포함되어 있다. 09-09 헌의안에는 다음 항목이 들어 있다. “한국전쟁 이전에 북한에 있는 미국장로교회의 전임 교단이 소유한 모든 재산의 목록을 검토하고 이후의 통일을 준비한다.” 그리고 09-11 헌의안 내용 중에는 “북한과 주변국들의 미국장로교 자원들(resources)을 확인하고 북한 주민들이 억압받는 상황에서 그들을 돕는 데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 한국기독교장로회 이재천 총무는 미장로교총회에 ECUMENICAL ADVISORY DELEGATES로 초청받아 참여해 한반도 사안의 채택 과정에서 본회의 답변을 진행했다. ⓒ미국장로교회 총회 캡쳐

이 가운데 09-11 헌의안은 기각되었고, 09-09 헌의안과 09-12 헌의안이 본회의에 올라와 총대들이 찬반 발언을 하며 논쟁을 벌인 끝에 조정된 내용으로 최종 채택된 것이다. 이 최종안에는 09-09 원안의 ‘북한에 있는 교단 소유 재산 목록 검토’가 삭제되어 있다. 그러나 본회의장에서 이 사안은 “한국전쟁 당시 잃어버린 재산을 조사를 통하여 남과 북 사이의 평화를 준비할 것”으로 제안되어 토론을 벌였으나 최종안 채택에서 제외되었다. 최종안 채택은 압도적인 차이로 의결되었다. 투표 직전에 이재천 총무의 참고인 답변 발언이 이루어져 그 영향이 컸다고 볼수 있는 대목이다.

최종 결의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에 ‘저장된 문서’(https://www.pc-biz.org/#/search/3000454)를 통해 볼 수 있다. 또한 이재천 총무의 본회의 답변 연설은 미국장로교회총회 ‘비디오 라이브러리’(https://ga-pcusa.org/video-library/ [6월21일 세션7])에서 볼 수 있다.

미국 교회들과 한국 보수들만 모른다

이러한 미국장로교회 총회의 한반도 관련 사안의 전체적인 모습을 미국장로교회 파송으로 NCCK 화해와 통일위원회에서 선교동역자로 활동하고 있는 커트 엘링거 목사가 에큐메니안에게 전달해 주었다. 커트 목사에 따르면 이번 미국장로교 총회의 한국 관련 사안 중 북한 땅 관련 사안은 큰 문제가 아니었으며 어렵지 않게 삭제되었다고 한다. 관련 헌의안(번호 09-11)은 다른 노회의 동의를 얻지 못해 기각되었다는 것이다.

커트 목사에 따르면 그보다 더 중요하고 논란이 된 사안은 북한 인권 문제 관련이란 설명이다. 본회의장에서 북한만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와 논쟁 중에 결국 탈북자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쪽으로 수정된 제안문이 통과되었다고 한다. 커트 목사는 미국인들은 오히려 미국과 남한이 탈북자들에 대해 인권침해 하는 것을 하나도 모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이재천 총무는 특별히 이번 미장로교총회에 ECUMENICAL ADVISORY DELEGATES로 초청받아 참여해 한반도 사안의 채택 과정에서 본회의 답변을 포함해 위원회 회의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에큐메니안은 이재천 총무의 귀국 후 이번 미장로교총회의 한반도 의결 사항 중 분단 전 북쪽지역에 남겨둔 자산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를 물었다. 에큐메니안은 7월3일 이재천 총무와의 인터뷰 이후 독자적으로 미국장로교회 제223차 총회에서 한반도 관련 의결이 어떻게 진행되고 의결되었는지를 조사했다.

이재천 총무의 미장로교 총회 방문 일정이 궁금할 수밖에 없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지난 6월7일 대한문 앞에서 한기양 목사가 “이번에 열리는 미국장로교회 총회에서 한반도 분단 이전에 북한 지역에 남겨둔 교회자산을 청구하려는 헌의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었기 때문이다. 한기양 목사는 이날 기도회에서 통일시대 선교 정책에 대해 언급하며 현실화 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시대에 교회가 북쪽 지역에 두고 온 재산을 청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에서 움직이고 있는 사례를 언급했던 것이다. 이날 기도회는 기장 평화통일위원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가 주최한 ‘한반도 평화정착과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기도회’로서 NCCK가 공동으로 주관한 행사였다.

인터뷰를 통해 이재천 총무는 미국장로교 총회에 대한 소식을 전하면서 기장 총회에 대한 전반적인 견해와 발전 방향, 그리고 기장 총무로서 자신의 활동과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예상보다 훨씬 오랫동안 이야기가 이어졌다. 이재천 총무는 기장 총회에 대해서와 자신의 총무직 수행에 대해 포괄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이재천 총무는 인터뷰 당일, 이후에 잡혀있던 일정을 미루면서까지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다음은 이재천 총무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미국장로교(PCUSA) 총회에 다녀오셨죠?

미국장로교 총회는 2년마다 한번씩 열린다. 이번 223차 총회는 마태복음 6장 33절(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말씀과 주제는 Kindom Building for the 21st Century 이다. 이것은 Kingdom(나라)에서 ‘g’자를 빼고 우리 모두 더불어 함께 만드는 세상이라는 뜻이다. Kingdom에서 “Kindom”으로 용어 자체를 바꾼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미국장로교 총회에는 두 종류의 대표로 구성된다. 하나는 우리식으로 총대라고 볼 수 있는 Commissioner이고 다른 하나는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총대인데 여기에 에큐메니컬 어드바이저리 델리게이트가 포함되는데 한국교회에서는 기장의 총무인 내가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대표로 초청된 것이다. 파트너쉽으로 인사하러 간 게 아니라 미국장로교회에 기장 대표이자 한국교회 대표로 정식 총대권을 부여받아 간 것이다. 내 나름으로는 기장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하여 최선을 다 했다.

- 예장 통합 한경균 목사도 참석했는데, 이것은 어떻게 된 것인가요?

한경균 목사는 우리식으로 말하면 참고인자격이다. 미국교회 안에는 NCKPC가 있다. 미국장로교회 안에 있는 한인교회들의 모임이다. 약 4백여 교회와 7백여 목회자가 있는데 기장 출신은 극히 소수다. 이런 상황에서도 PROK 총무를 한국교회 대표로 초청한 것이다.

그래서 저는 한국교회의 위상을 실추시키지 않기 위해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참여했다. 고민을 하게 된 계기였다. 우리 기장의 총회 회의 방식 자체도 새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하는 고민도 하게 되었다. 미국총회를 통해 배울 점이 있었다.

NCKPC(National Caucus of Korean Presbyterian Churches)는 미국장로교 한인교회 전국총회이다. 총회장 지선묵 목사이다.

- 기장 총무가 미국장로교 총회에 총대로 초청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가요?

처음이다.

- 최근의 한반도 화해 정국과 관계가 있나요?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부분을 설명하며 미국장로교회 총회 본회의에서 연설한 사진 등을 보여주었다.

- 이번 미국장로교 총회에 한국 관련한 것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한국 관련 헌의는 세 개인데, 그 중 두 개가 본회의에 올라왔다. <09-09 헌의안>과 <09-12 헌의안> 이렇게 두 개다. <09-12 헌의안>은 처음 안을 철회하고 개정안으로 나왔는데 중요한 사안은 탈북자 문제다.

헌의안 세 개의 내용은 ▲북한의 인권 희생자 관련, ▲미국 선교부가 소유했던 북한의 자산을 전수조사하겠다는 것. 그리고 ▲탈북자 문제다.

-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나요?

두 번째 헌의안은 기각되었다. 마음이 무거웠다. 그 헌의안을 낸 분들이 (미국장로교 소속의) 한인교회와 한인목회자 중심의 노회의 헌의안이었는데,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갈등할 수 있는 사안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 에큐메니컬 진영이 고민하고 있는 방향이나  흐름과 다른 것이라서 자칫하면 우리 내부의 갈등으로 흐를 것이 염려되었다.

단순하게 도식화하자면, 미국사람들 앞에서 한국의 진보세력과 보수세력이 다투는 꼴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미장로교 총회 대회의(본회의)에서 어떻게 설득력 있게 풀어갈지가 참 어려운 문제였다. 상대방도 살려가면서 미장로교 총회원 모두에게 설득력 있게 말하느냐. 잠이 안 오더라. 온갖 모임에 다 참여하고 설득하고 결국 노회장을 만나 얘기한 끝에 당신들의 헌의안의 생각이 좀 짧았다는데 동의하더라.

헌의안이 올라가면 먼저 해당 위원회가 해당 안건을 심의하는데, 내가 속한 위원회는 9번 위원회, 이것은 말하자면 평화위원회인데, 이 평화위원회에서는 니콰라과 수단 등 전세계 사안 중 한반도 이슈가 가장 오랜 시간 논의된 이슈였다. 이 평화위원회에서 헌의안이 타결되느냐 기각되느냐에 따라 본회의에서는 그대로 거의 다 받는다.

- 기각되었나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위원회에서 내 말을 들어줬고 그 안건이 기각되었다. 그런데 본회의에서 소수의견으로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데 이게 본회의에서 다시 안건으로 살아난 것이다. 그런데 나는 본회의에서 이 안건을 심의할 때 나를 한반도 사안에 대해 리소스 퍼슨(참고인)으로 총회 단상 위에 배치시켰다. 총회장과 총무 옆에 내가 앉아서 이 사안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답변을 하도록 한 것이다.

이 안건을 놓고 본회의장에서 총대회원들이 한참을 논의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마이크가 나에게 오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나에게 마이크가 넘어오게 되었다. 나에게 답변을 요청한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책임적 발언을 듣도록 하자고 한 것이다. 그래서 내가 연설을 하게 되었다.

▲ 기장 이재천 총무는 “통일 이후”라는 화두를 잡고 기장 총회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었다. ⓒ윤병희

그러나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이미 이전에 위원회 등에서 논리적인 얘기를 다 했던 것이다. 본회의에서 내 발언의 레토릭(수사)은, ‘나는 위원회에서 할 말을 다 했기 때문에 다시 반복해서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의견을 가진 한인 목회자들에게도 피해가 안 가고 우리끼리 싸우게 된 형국이 아니게 비치면서 풀어가려고 하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나는 한인들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전체 총대들을 대상으로 말을 했다. ‘여러분들에게 한반도에 대해 지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렇게 말을 했다. ‘지금 이 시점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지금 문을 열어서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때인데, 서로 문을 열어서 상대방을 만나 대화를 풀어가는 평화적 공존, 이 분위기를 어떻게 조성하느냐가 문제인데, 인권 문제는 평화분위기가 조성이 되어 대화가 진행이 되면 인권 문제는 자연스럽게 극복이 되는 것이다. 즉 서브카테고리(종속범주)의 문제인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당신들(PCUSA)은 여러 한국의 교회와 더불어 관계를 맺고 있는 세계의 여러 교회 가운데 한 교회인데 미국장로교회(PCUSA)만 시대에 뒤떨어진 결론을 내린다면 미국장로교회가 낙후되는 것 아니냐.’ 나는 이렇게 말하면서 한편으로는 올려줘야 했다. ‘당신이 무엇을 결정하든간에 그것은 하나의 역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다른 동역관계에 있는 교회가 당신의 결정을 받아들여서 서로 공감대가 되는 하나의 전거가 될 것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지금 요점은 ‘지엽적인 문제를 가지고 상대방을 자극하는 것은 지금 이 좋은 상황에서는 하늘이 준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나는 아무도 공격하지 않으면서 듣기 좋은 말도 하나 넣고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작업, 이것을 교회가 안하면 누가 하겠느냐. 여러분들이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나는 신중해 달라.’고 얘기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총회 본회의 표결에서 압도적으로 지지를 받아 원래 헌의안이 기각되었다. 회의가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인사를 하면 PROK(기장)가 한반도 평화통일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과 한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PROK의 리더십과 함께 해야 된다고 하는 분위기가 미국장로교회 총회 안에 형성이 된 것이다. 미국장로교회 총회 실무자들 사이에서 그런 분위기를 각인시킨 점을 나는 감사하게 생각한다.

- 노근리 사안도 언급이 되었나요?

노근리 문제는 기장이 다시 풀어야 한다. 노근리 문제는 둘을 얻고 하나를 잃은 꼴이다. 이 얘기는 다음에 기회를 만들어 하겠다.

- 혹시 제주4.3에 대한 언급은 없었나요?

제주 4.3은 본회의 어젠다(안건)는 아니었다. 본회의 외에 여러 모임들이 있다. 내가 거기에서 일관되게 말한 것은 한마디로 하자면 <비연드 리유니피케이션 (Beyond Reunification), 통일 이후>이다. 미국적인 관점에서 보면 한반도 통일 문제는 스펙트럼이 넓다. 우리처럼 통일과 평화의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한반도가 통일되건 안되건 상관이 없다. 트럼프는 한마디로 돈이 되느냐 안되느냐 아니겠는가?

말을 이어가기 전에 이재천 총무는 미국의 한 잡지를 보여준다. 북한 투자 안내 책자이다.

돈벌이 되느냐 안 되느냐. 긍정적인 입장은 돈 된다는 것이고 부정적인 입장은 돈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교회는 어떻게 할 것인가? 기장 교회가 할 일이 있다고 본다. 그것은 이 논의에서 한반도 이슈는 한국교회가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그것의 수사적 표현이 ‘통일 이후(Beyond Reunification)’인 것이다. 통일 이후의 문제를 더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 Asia Pacific Peace Zone(아시아태평양 평화지대) 이다. 그래서 이번 기장 총회 사전대회가 아시아태평양 평화지대 선언을 위한 세계교회 컨설테이션(회의)인 것이다. 그러면 한반도 통일을 주변국이 누가 반기겠나? 투표를 한다면 통일이 안 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한반도 이슈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적어도 한반도 통일을 통해 우리만 잘 살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며 모두가 잘 사는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Living Together in Peace, 평화롭게 공존하자. 평화공존은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아시아태평양, 전세계의 문제다. 더불어 함께 사는 문제다.

그런데 신제국시대 혹은 포스트-제국시대에서 미국과 중국 양대 제국 사이에서 (한반도는) 정확하게 샌드위치다. 아이언커튼이 드리워진 이 라인이 나는 평화의 버퍼지대(완충지대)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만, 오키나와, 필리핀, 베트남을 잇는 이 지대이다. 그래서 한반도가 이제는 인류 역사의 21세기 세계 평화사의 출발점이라고 본다. 통일은 왜 하느냐에 대해 글로벌한 차원에서의 정당성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 삼일운동에 ‘일류 공영에 이바지한다’는 말이 나온다. 한반도 통일은 우리만 잘 살자고 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한반도 통일을 통해서 인류가 21세기에 실현해야 될 평화적 공존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논의가 그렇게 가야 한다. 아픈 역사를 같이 가지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더 나아가 세계의 목소리, 이론이 아니라, 목소리를 끌어 담고 같이 나누고 그 결론으로 평화적 공존을 선언해야 한다.

이번 총회가 제주에서 열리게 된 게 감사하다. 평화의 섬 제주에서 기장이 한국의 교회이나 한반도 통일뿐만 아니라 21세기 세계의 인류의 평화의 문제에 대해 상징적 선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Beyond Reunification이다. 미국교회에서 내가 이런 Beyond Reunificaiton 에 대한 비전을 이야기한 것이다. 미국장로교 총회 리더십들이 내가 언급한 이런 생각들에 대해 십분 공감했다고 본다. 협력하는 교회가 되자는 말을 많이 들었다. 기장은 이 문제에 있어 가장 앞선 교회이자 사회적 집단이라는 것을 인식시켰다.

- 한국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으셨나요?

한국에서는 발표한 적은 없다. 기장과 신학자들과 함께 내용을 채워나갈 것이다. 이번 9월 기장 총회 때 밝힐 것이다. 그때 얘기할 것이다. 공식적으로는 발표하지 않았지만 교단에서 이전부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내가 방문한) 유럽교회들에서도 일관되게 얘기를 해 왔다. 핵심은 두 가지다. 적어도 한국교회는, 아니 기장은 ‘88선언’의 정신에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화 통일의 프로세스에 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 88선언의 핵심이다. 엄청 중요하다. 우리는 이것을 잊고 있다.

한국교회가 이렇게 좋은 관점을 일찍이 세계교회와 함께 그려내고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는 말을 했다. 다른 하나는, 우리는 우리가 할 일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이건 하나님의 명령이라는 것이다. 미션이다. 하고 싶다가 아니라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평화에 관한 일을 해야만 한다. 정치권에서 하는 일은 그들이 그들의 몫을 하는 것이고, 우리(교회)는 무엇을 하는가의 문제이다.

윤병희  ubiquit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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