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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공론장, 잃어버린 평등정신3.1운동백주년종교개혁연대, 첫 번째 세미나 개최
이신효 인턴 기자 | 승인 2018.08.24 02:25

‘3.1운동백주년종교개혁연대’(공동대표 김항섭ㆍ박광서ㆍ이정배)가 8월23일 목요일 오후 6시30분,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3.1운동백주년의 성찰과 과제’의 첫 번째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2019년 맞이할 3.1절 백주년을 기념해 “종교개혁 없이는 사회개혁이 불가능하다”는 기치를 내걸고, 불교, 개신교, 천주교를 중심으로 각 종단의 종교인들이 공동으로 주최한 것이다. 종교의 역할을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8월을 시작으로 매달 한 번씩,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세미나들은 천주교, 불교, 유교, 개신교의 각 종교인들이 제 종교의 3.1운동의 의미를 다시 새기며 진행된다. 이날은 ‘한국천주교회의 3.1운동±100년’이란 주제로 두 명의 천주교 소속 발제자들의 발표로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태풍으로 인한 기상 악화가 예보 되었음에도, 행사 장소는 만석을 이룰 만큼 열기로 가득 찼다.

3.1운동이 마련한 공론장, 그러나 변질을 막지 못했다

먼저 ‘한국천주교회의 공론장 변동-3.1운동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첫 번째 발표를 맡은 경동현(우리신학연구소) 연구실장(이하, 경 실장)은 “공공성 담론은 복지제도로 대표되는 공공의 인프라들이 초국적 자본에 의해 무력화 되는 현상에 대한 문제제기와 자본 친화적이고 순응적으로 변해가는 국가와 시민사회에 대한 성찰적 개념으로 등장하였다.”며 서구 사회에서 공공성 담론의 기원에 대해 짤막하게 설명했다.

▲ 3.1 운동을 백주년을 앞두고 천주교, 불교, 개신교가 연합해 3.1운동의 종교적이고 사회적인 의미를 되새기고 한국 사회 종교의 기능과 역할을 고민하는 첫 번째 시간을 가졌다. 이날 세미나는 경동현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실장(사진 오른쪽)과 최우혁 서강대 교수(사진 왼쪽)의 발제로 천주교애게 았어 3.1운동의 의미를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신효

또한 “이같은 공공성의 개념은 시민들의 상호간 비판적 논의를 주고받을 수 있는 공적인 삶이자, 그 과정에서 도출되는 그 무엇을 공론장”이라고 지적했다. 경 실장은 이 전제를 가지고 한국천주교회라고 하는, 대중의 심상에서 집합적으로 인지되는 표상으로서의 한국천주교회를 살펴본 것이다.

경 실장은 한국천주교회의 공론장을 3.1운동 이전의 한국천주교회의 공론장을 설명했다. “교회사에서 처음으로 수난당한 이가 중인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한국교회의 주요한 공론장이 사회에서 혜택 받지 이들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고 주장했다. 천주교의 평등사상이 유교 사회의 수직적 신분질서를 수평적 질서로 바꾸는 파격을 보임으로서, 사회에 효과적인 타격을 주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3.1운동 전후 시기에 들어 “‘반-본건’, ‘반제국주의’라는 공론장을 외면한 프랑스 주교들과 파리외방선교회로 인해 천주교회가 공공성을 상실하고, 민족의 아픔을 치유할 능력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계속해서 교회가 말한 정교분리원칙이 일제의 정책에 부응하는 형태로 드러났다고 언급했다. 이어 교회의 이러한 조직적인 침묵에도 불구하고 신자 개개인의 참여는 “적지 않게 발견되었다.”고 지적했다.

경 실장은 해방 이후 남한사회의 규범적 공론장이 1950년대를 경유하면서 절대적 반공주의 사회가 되어 갔으며, 신·구교를 막론하고 그리스도교 교회는 이러한 지배적 공론장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0년대 지학순 주교의 구속으로 일어나 정의구현사제단의 출현은 천주교회 내의 새로운 공론장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발제를 마무리하면서 경 실장은 “한국천주교회의 주류가 공공성을 상실하였던 일제 시기와 해방정국, 그리고 군사독재정권 시기에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이들은 하위 성직자를 포함한 평신도”였음을 강조하며ㅡ 평신도를 중심으로 한 조교의 공공성 회복을 강조했다.

초대 천주교회가 실현한 평등정신, 어떻게 살려낼까

이어 “3.1 운동 만세 운동과 식민지 한국 천주교회의 여성들”이라는 제목로 발표한 서강대학교 최우혁 교수는 조선에 들어온 한국 천주교회의 유입 과정을 되짚으며, 천주교의 사상이 조선 땅에 있는 여성들의 새로운 권리 증진의 효과를 불러일으켰다고 소개했다. 또한, 강완숙 골롬바와 같은 교회 여성 신자들이 신앙공동체를 키워나갔다는 것으로 보아, “남성과 대등한 영혼을 가진 존재로 확인되었고, 거의 대등한 수준에서 교회의 업무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 고르지 않은 일기에도 행사자을 가득 매운 참석자들의 열기는 한국 종교가 어디를 향해 가야할지를 고민하는 반증으로 읽을 수 있었다. ⓒ이신효

또한 최 교수는 개화기 천주교의 여성들이 학교 교육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갔으며, 특히 안중근 열사의 어머니 조 마리아 여사의 “투철한 독립정신”과 헌신의 삶에서 “천주의 진리를 향해 순교를 감내한 지난 세대의 곧은 신앙”을 발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사회변혁을 잊지 않았던 한국 초기 그리스도교 교회

한 시간 반에 가까운 긴 시간의 발제가 끝났음에도 이어지는 질의응답 시간에서 참석자들은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은 발제에 대한 의견이었다.

일제시기 교회의 침묵하라는 사목교서에도 불구하고 신자 개개인의 참여를 더 조명할 필요성 제기, 간도지역 천주교 신자들의 활동, 천도교와 천주교와의 관계, 민족 독립에 소극적이었던 이유, 이 시대의 독립은 무엇인지, 탈식민주의 등 아주 다양한 영역의 질문들이 나왔다.

세미나의 마지막에 한 참석자가 언급한 “지금의 종교는 예수의 종교, 부처의 종교가 아니라, 직업 종교인들의 종교가 되어 버렸다.”며, “직업 종교인을 배제하자. 제도권 종교에서 독립하자.”라는 말과 함께 첫 번째 세미나는 막을 내렸다.

이신효 인턴 기자  shinhyo100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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