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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야기 속에 나타난 야웨의 은총장일선, 『구약성서와 설교』 4
에큐메니안 | 승인 2018.08.28 21:42
지난 시간까지 구약성서의 율법서, 특히 오경(창세기~신명기) 곳곳에 등장하는 법에 대한 신학적 이해와 이에 대한 실제적인 설교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민담, 즉 이야기 형태의 성서 본문들에 대한 신학적·설교적 이해에 대한 장일선 교수님의 설명을 듣는 시간입니다.
장일선 교수님은 오경에 등장하는 이야기 형태의 본문들을 학계의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민담’으로 분류하셨습니다. 특히 창세기 12-50장에 등장하는 아브라함-이삭-야곱-요셉으로 이어지는 족장들의 이야기가 이 민담에 속한다고 지적하셨습니다.
장일선 교수님은 이 민담의 특성이 바로 가족 이야기라고 정의하십니다. 이 가족 이야기는 정치적인 역사나 집단의 이야기보다는 두 세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는 가족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이 가족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현재화 되고 그 신앙 또한 전승된다고 설명하십니다.
다음에는 족장 이야기들에 대한 실제적인 설교문 두 편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양식 비평가들은 아이슬랜드 사람들이 사용하는 “사가”(Saga)라는 말로 민담(民譚)을 규정하였다. 궁켈(Gunkel)은 그의 『창세기 주석』에서 족장 설화가 바로 이 같은 민담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민담은 역사 문서와는 달리 대부분 구두(口頭)로 전승되어 네려온 것이며, 어느 특정한 개인보다는 가족 중심의 이야기로 엮어진 것이다.

민담의 성격으로 우선 고려할 수 있는 것은 첫째, 민담은 출생, 결혼, 다툼, 죽음 등 가족의 이야기가 중심 주제가 된다는 것이다. 정치적인 역사나 집단의 이야기보다는 두 세 사람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가족 이야기로 전해지고 있다. 이야기 중에 왕이 등장해도 왕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고, 단지 민담의 주인공과의 관련 속에서 하나의 등장 인물로 소개될 뿐이다. 그러기에 창세기 12장의 바로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그리고 14장의 네 왕에 대해서도 잘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민담의 두 번째 성격은 공공연한 사건이 아니므로 연대를 측정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주인공의 나이 정도만 나타날 뿐, 객관적인 사건과 연결 지을 만한 언급은 보통 찾을 수가 없다. 그러기에 등장 인물의 왕도 어느 시대의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이야기의 단위가 짧다는 것이다. 창세기에 소개된 아브라함 이야기는 아브라함의 생애에 나타난 몇 가지 단편일 뿐 체계적인 전기(傳記)는 되지 못한다. 즉 하나의 에피소드와 다른 에피소드와는 시간적으로 잘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역사서와는 달리 에피소드 사이의 인과 관계가 없는 것이다.

▲ Hendrick ter Brugghen(1588–1629), “Jacob Reproaching Laban”(1628) ⓒWikipedia

그렇지만 우리는 민담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살펴 볼 수 있다. 창세기에 소개된 민담은 이스라엘 족장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스라엘은 우리 한국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가부장적인 가족 제도를 유지하는 만큼 족보를 귀히 여기며 가문의 명예를 존중히 해왔다. 그런 만큼 아브라함, 이삭, 야곱 등 족장들의 이야기는 곧 자신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족장들의 이야기는 그들의 생활 체험 속에서 하나님을 어떻게 이해했는가를 보여 준다.

민담은 족장들의 이야기가 구두로 전해진 것이다. 이것은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듣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의미를 전해 주게 된다. 즉 족장들의 이야기를 현재화시킴으로써 민담은 살아 있는 전승이 되는 것이다.

족장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나님이 그들을 어떻게 보살펴 주셨으며 족장들은 어떻게 행동했는가 하는 점 등이 매세대의 사람들에게 교훈이 되는 것이다. 족장들의 하나님은 곧 이스라엘 백성들의 하나님이다. 아브라함이 하나님과 더불어 대화를 나누었다는 이야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하나님 체험을 나타내기도 한다. 아브라함의 하나님 체험은 다윗이나 느헤미야 등 후세의 다른 이스라엘 사람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다만 민담의 형태는 이야기 형식으로 쉽게 표현된 것뿐이다. 그러므로 구약성서의 민담은 매시대의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는 것이다.

- 장일선, 『구약성서와 설교』 (서울: 전망사, 1989), 228-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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