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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럽습니다.한신대 만우관 옥상 고공단식 농성 아홉째날
김건수 | 승인 2018.09.11 21:21

다들 아시다시피 오늘 4자협의회가 열렸습니다. 결과는 대실망입니다. 논의 중에서 차기 4자 협의회를 추석 이후로 잡자는 말이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단식을 하고 있는 것을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아니면 단식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인지, 가슴이 탁 막혔습니다.

분했습니다. 제 혼자 죽겠다는 말은 서슴없이 했지만, 누가 절 더러 죽으라는 말은 처음 들었습니다. 추석 이후라니, 그때까지 전 무얼 하고 있으면 되는 것입니까. 사람의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추석 이후라, 학교당국의 속셈은 분명합니다. 얼추 합의하고 어서 내려오라는 신호를 보낸 것입니다. 단식이라는 것이 어차피 하루가 지날수록 힘들고 지치는 싸움입니다. 얼추 이제쯤 지칠 만큼 지쳤으면 그만 내려오라는 말입니다.

그 말에 단호하게 대답하고 싶습니다. 대충 합의하고 내려올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현 사태를 어물쩍 넘어가려다 사람 한 명 잡는다는 것을 분명히 경고하고 싶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당국은 불리합니다. 단식이 길어질수록 무기력한 학교당국의 민낯이 더욱 폭로될 것입니다. 사람 목숨을 갉아먹으면서까지 생명을 유지하려는 연규홍 체재의 본질이 자명이 드러날 것입니다.

많은 기대가 무너졌습니다. 한신의 과거에 기대를 걸었습니다. 민주화에 헌신하고, 평등과 평화의 길을 걸어간 한신의 진면목이 빛을 발휘하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기대는 접어두려합니다. 연규홍이라는 불의에도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는 한신은, 단식 9일차의 저보다 더 무기력하고 허약합니다. 이 부끄러움은 왜 우리의 몫이여야 하는지, 서럽습니다.

과거의 영광이 빛이 바라다 못해 변색된 것을 확인한 오늘, 저는 앞을 바라봅니다. 아직은 오지 않은 민주한신을 머릿속에 그립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는 외롭습니다. 땅에 발을 딛고 있지 않아서 외로움은 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아픈 몸으로 인한 우울했던 마음이 결연한 투쟁의 각오로 바뀌는 것을 느낍니다. 이 우울함이 걷히게 해준 학교 당국에게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굳세게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 답답한 마음에 오늘 하늘을 많이 봤습니다. ⓒ김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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