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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장 ‘하수’였다한신대 신대원, <농촌교회와 목회> 첫 세미나 열려
최도영 | 승인 2018.09.12 15:39

“현장과 학교가 단절된 상황 속에서 학생들이 농촌교회의 현실을 이해하고, 문제점들을 함께 공유하며 목회비전을 가꾸어나가기 위해 세미나를 열게 되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농어민선교목회연합회’(회장 이종덕 목사, 이하 기장 농목)와 한신대 신대원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농촌교회와 목회> 세미나의 담당교수인 류장현 교수(조직신학)가 이 세미나의 개최 의의를 이와 같이 밝혔다.

▲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농촌교회와 목회> 세미나를 담당하고 있는 류장현 교수 ⓒ최도영

9월 11일 <농촌교회와 목회> 세미나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 제주노회 소속인 윤태현 목사는 제주에서 10년 동안의 실패담을 풀어내며, “농촌교회 공동체 이야기”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이끌어나갔다.

나는 가장 ‘하수’였다

윤태현 목사는 농촌으로 이주하면서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어가며, 농촌교회의 성도들에게 유기농업을 확산하고, 창조질서와 보존의 가치를 전파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태현 목사가 농촌 현장에서 처절하게 느꼈던 것은 농촌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는 가장 ‘하수’였다는 것이었다.

한 가지 더 문제점을 들자면 한국교회가 ‘마이너스 프리미엄’에 빠져있다는 것이었다. 쉽게 말해서 무엇을 해도 신뢰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교회는 현재 지탄받아 마땅한 일은 물론이거니와, 잘하는 일까지도 ‘뭔가 꿍꿍이가 있겠지~’라는 반응을 얻어내며 비난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교회 안의 성도들에게는 ‘그동안 하던 거나 계속하자’는 안주의 반응과,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는 ‘왜 그것을 교회가 나서서 하나’ 라는 의심의 눈초리로 나타난다. 교회는 그래서 늘 하던 것을 되풀이하고, 새로운 것에 나서지 못하는 “날마다 안주하는 눈치 보는 교회”가 되어간다.

▲제주도에서 유기농 감귤를 재배하고 있는 윤태현 목사, <농촌교회와 목회> 첫 번째 이야기 목회자로 참여해 농촌목회와 유기농 농사를 지으며 경험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최도영

그러나 윤태현 목사는 이 모든 것은 그저 상황일 뿐이라고 말한다. 윤태현 목사는 목사라는 직업에 강점이 있다면 목사에게는 경제 감각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세상 기준으로 말도 안 되는 일, 해서는 안 되는 일도 목사는 의미가 있다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목사는 경제적 여유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이다.

유기농 목회 실패 이유, 소통의 부재

윤태현 목사는 10년 동안의 유기농 목회가 실패한 진짜 이유는 소통의 부재라고 고백한다. 윤태현 목사가 처음 유기농업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를 꾸렸을 때 목회자 세 가정이 함께 하였다. 각자의 사연은 달랐지만, 유기농업이라는 코드로 묶어진 그런 공동체였다. 함께 노동하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이 공동체는 서로 간의 소통의 부재로 인해서 해체되었다. 목표가 비슷했기에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수많은 과정은 어떻게든 조정이 될 거라는 안이한 생각들이 매우 사소한 갈등조차 해결하지 못했고, 결국은 발전적 해체라는 씁쓸함만을 남겼다고 윤태현 목사는 고백한다. 더불어서 공동체 내부뿐만이 아니라 외부와의 소통도 원활하지 않았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보았다.

윤태현 목사는 그럼에도 꾸준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많은 잘못된 인식 속에 농촌은 잠시 잠깐 들렸다 가는 곳, 어떤 경우에는 실패하면 가는 곳이라 여긴다. 때로는 농촌을 도시 목회를 준비하거나 실험하는 곳으로 여기기도 한다. 기껏해야 한숨 고르는 곳, 혹은 농촌교회를 발판삼아 도시교회로 가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농촌교회는 그 정도로 여겨질 정도로 만만한 곳이 아니며, 그 자리를 꾸준히 지켜내야만 가능하다는 이야기로 윤태현 목사의 발표가 끝났다.

농촌목회 실패한 목회자들의 자기변명?

세미나 내부에서는 공감과 비판이 동시에 일어났다. 세미나 논찬자였던 송화재 학생은 “읍 단위 농촌에서 나고 자란 나는, 농촌 환경에 대한 정보와 기술에 있어 하수인 줄도 모르고 무모하게 농촌목회에 뛰어들거나, 여전히 농촌만큼은 기독교와 교회에 대해서 우호적일 것이라는 착각과 환상에 사로잡혀 농촌목회에 뛰어 드는 목회자들을 직간접적으로 마주하곤 하였다.”고 술회했다.

송화재 학생은 이어 자신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풀어냈다.

“목회자 스스로가 가진 농촌에 대한 판타지를 버리지 못하고 끝까지 목회자라는 허세와 교만에 사로잡혀, 정작 농촌 공동체와는 아무런 관계나 소통도 하지 못하고 변두리 목회만 하다가 농촌을 떠나는 목회자도 꽤 목도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농촌에서의 공동체적 삶과 목회의 여정을 정직하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목회자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회자되는 얘기라고는 ‘농촌은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곳이다.’, ‘농촌은 가망이 없다.’, ‘나 시골 가서 농사 지어봤는데 엄청 고생했다’ 정도이다. 정작 그가 남기고 간 것은 농촌 공동체의 분열과 상처뿐이었다.” 

▲ 한신대 신대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농촌교회와 목회> 세미나에 참석한 신대원생들 ⓒ최도영

한편 송화재 학생은 “오늘날 농촌목회에서 목회자가 경제 감각이 없다는 것이 과연 강점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러한 질문에 송화재 학생은 “농촌에서의 실제 삶과 목회는 매우 현실적인 영역이다. 도시와 인접한 농촌의 교회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농촌 교회에서 목회자 사례나 경제적 지원은 무척이나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이 현실에서 목회자는 자신의 가장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소위 ‘투 잡’에 뛰어 들어야 한다.”며 목사라는 직업의 특수한 동기부여로 넘어가기보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더욱 고려해야만 한다고 스스로 답하기도 했다.

이에 윤태현 목사는 요즘에는 도시나 농촌이나 경제적 위기가 동일하게 있다고 대답했다. 때문에 자신의 생계는 자신이 알아서 챙겨야하는 ‘자비량 목회’에 대한 논의들이 앞으로 더 필요하며, 이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는 답변은 자신에게 없다고 밝혔다.

또한 류장현 교수는 도시교회도 50명 미만의 교회가 49%에 달한다는 통계를 소개하며, “앞으로는 도시나 농촌을 떠나서 목회를 하면서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이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말하였다.

농촌목회에 다양한 과제들은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의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윤태현 목사는 자신의 발제를 실패담이라고 소개하였지만, 세미나 참석자들에게는 귀중한 자료와 경험담으로 자리 잡은 시간이었다.

<농촌교회와 목회> 세미나는 9월 4일부터 12월 11일까지 매주 화요일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진행된다. 농촌 목회 일선에 있는 목회자들이 매주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내고 신학적이고 목회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이다. 아래는 세미나의 진행계획이다.

최도영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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