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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차를 이렇게 맞을 줄 몰랐습니다한신대 만우관 옥상 고공단식 농성 열흘째날
김건수 | 승인 2018.09.12 21:14

10일차가 되었습니다. 이 날이 오게 될지도 알았으면서 몰랐습니다. 신임평가가 안 되면 죽을 때까지 한다는 각오로 임했기 때문에 10일차가 온 것이 놀랍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10일차일지는 몰랐다는 말입니다.

저는 10일차 정도 되면 사태의 해결에 윤곽선이 그려질 줄 알았습니다. 총장 신임평가의 시기와 절차를 조율하는 토론과 토의가 진행될 줄 알았습니다. 각 구성원들이 서로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한신의 미래를 그려나갈 10일차를 꿈꿨습니다.

하지만 오늘 맞은 10일차는 거짓과 공허의 10일차였습니다.

총장이 스텝진들을 데리고 절 찾아와 건강을 점검하러 왔습니다. 절 굶긴 당사자가 건강을 챙기려 왔다니 우스웠습니다. 그래서 만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만나고 싶다면 몇 가지 약속을 하라고 했는데, 본인이 개입할 상황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 요구 중에는, 추석이 지나고 4자협의회를 진행하자던 발언에 사과하라는 요구도 있었습니다. 그 당사자는 우리에게 제 건강이 염려된다는 말만 할뿐, 절 죽이려던 그 칼날같은 말에 사과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추석이 지나도록 굶으라는 말을 태연히 하는 학교 본부가 제 건강을 어떻게 챙긴다는 것입니까?

못할 짓을 하고 계시다, 하면 안 될, 인두겁을 쓰고서는 차마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고 계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만적인 플랑카드로 제 마음을 갈갈이 찢어놓더니, 추석까지 굶으라는 매정한 말로 절망에 빠지게 하더니, 병주고 약주는 것입니까. 당근과 채찍으로 절 다스리시려 하는 것입니까.

일기가 하는 성토문을 썼습니다. 성토하고 싶습니다. 정말로 분노스럽습니다. 학교 당국의 말을 전해들을 때마다 그 기만에 치가 떨립니다. 만 천하에 이 부끄러운 사태를 널리널리 퍼트리고 싶습니다.

10일차를 이렇게 맞을 줄 몰랐습니다. 이런 분노로 10일차를 지낼 줄은 더욱 몰랐습니다. 11일, 12일차는 어떤 날을 보내게 될까요. 화가 나다 못해 두렵습니다. 머리를 깎아도, 목숨을 건 단식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이 답답한 마음을 글로나마 풀어봅니다.  여러분,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단식 열흘째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제 마음처럼 시커멓습니다. ⓒ김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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