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3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청장 김도균, 이하 제주출입국청)이 제주도내 체류 중인 예멘 난민 23명에게 인도적 체류 허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예멘 난민 심사 대상자 484명 가운데 440명에 대한 면접을 끝내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23명의 예멘인들은 영유아 동반가족, 임신부, 미성년자, 부상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주출입국청은 인도적 체류허가 결정이 내려진 예멘 난민들은 예멘에서 내전이나 후티 반군의 강제징집을 피해 한국에 입국한 난민신청자들이지만, 난민협약과 난민법상 5대 박해사유(인종, 종교, 국적, 특정사회집단 구성원 신분, 정치적 견해)에 해당하지 않아 난민 지위는 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 ⓒYTN

그러나 그간 예멘 난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보호를 주장했던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인권센터(소장 박승렬 목사)는 이와 같은 결정을 접하고 예멘인 중 아주 적은 수의 사람들에게만 인도적 체류를 허가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고 보다 적극적인 난민 대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NCCK인권센터는 “인도적 체류허가는 이름과 달리 인도적인 결정이 아니며 취업허가만 주어질 뿐, 4대 보험과 교육을 받을 권리, 자유롭게 여행할 권리가 배제된 결정”이며 현재의 “인도적 체류허가 제도는 난민들이 안전하게 살아가는데 매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한 법무부를 향해 “난민을 낯설게 여기는 여론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약자를 환대하고 포용하며 국제인권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심사”해야 한다며, “법무부는 차별과 혐오에 노출되어 있는 난민을 보호하고 처우를 신속하게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촛불민심으로 다시 세워진 한국사회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사회의 난민에 대한 처우는 민주적 성숙함과 양심을 보여주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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