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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속 불교역할과 활동, 불교개혁 마중물로3.1운동백주년종교개혁연대 두 번째 세미나 개최
권이민수 | 승인 2018.09.21 05:37

‘3.1운동백주년종교개혁연대’(공동대표: 김항섭, 박광서, 이정배)가 9월20일 오후 6시30분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2층에서 ‘3.1운동백주년의 성찰과 과제’ 두 번째 세미나를 개최했다. 전날부터 내린 비와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강연장은 참석자들로 가득 채워졌다. 두 번째 세미나의 주제는 ‘한국 불교의 3.1운동 ± 100년’이었다. 

발표자들의 발표에 앞서 김항섭 공동대표는 “같이 힘을 모으면 한국의 종교 지형도를 올바르게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의 인사말을 전했다. 기독교는 물론 한국 사회 종교들이 외면 받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참석자들에게 변화의 가능성을 환기시킨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세미나는 약 2시간 30분의 시간동안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불교, 아직 일제 식민지 상황을 극복하지 못했다

첫번째 발표자로 나선 박병기 교수(한국교원대학교)는 ‘3.1운동 전후 불교계의 현실 인식과 우리 불교의 미래’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먼저 박 교수는 일제시대의 불교 현실에 대한 설명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일제강점기 초기 한국의 불교계는 친일적 성향이 강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는 3.1운동에 참여했던 독립운동가로서도 유명한 만해도 마찬가지였다는 언급했다. 만해는 통감부에 건백서를 올려 승려의 결혼을 허용하도록 일본의 힘을 빌어 제도화시키려 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와 같은 만해의 이 행동은 젊은 시절의 혼란이었다며 그 근원에는 일본에 대해 의지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 사진 왼쪽이 이날 발표를 맡은 박병기 교수와 오른쪽이 옥복연 박사이다. ⓒ권이민수

그러나 조선총독부 위주로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통치가 시작되고 일본 제국주의의 본모습이 드러남에 따라 친일파 중심의 불교계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비주류가 뻗어나오게 되었다고 역사적 정황을 되짚었다. 특히 박 교수는 일제에 맞서 싸운 이들 중 만해와 용정과 석전에 집중해 이들의 정신세계와 지향점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들의 한계를 통해 한국불교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자 했다.

먼저 만해는 한국 불교를 근본부터 완전히 뜯어 고쳐 불교유신을 통한 대중불교가 되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용성의 경우 본인이 전통적인 승려였기에 완전히 뜯고 고치려던 만해와는 달리 불교 내에서 새로운 운동을 일으키고자 했다고 밝혔다. 용성의 이점 때문에 불교 외부에서는 만해가 주목받을지 모르나 내부에서는 용성이 주목받는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석전은 교육을 통해 불교 개혁을 이룩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특별히 그는 교육을 위해서는 강사가 깨어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강사를 훈련시켰다고 소개했다. 석전 본인 스스로도 오늘날 동국대학교의 전신인 중앙불교전문학교에서 후학 양성에 힘썼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 세 사람이 20세기 한국불교의 토대를 마련한 인물들이긴 하지만 이들의 한계점이 분명했음을 지적했다. 즉 승려중심주의를 탈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내부적으로는 불교를 개혁해야 하고 외부적으로는 항일과 독립운동에 나서야 하는 시대적 과제 때문이었다고 언급했다.

또한 박 교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과거 식민주의의 잔재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전시작전권을 찾아오지 못하는 것이나 친미주의자들이 여전히 사회 주도권을 잡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식민지 상황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할 적이 명확했던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은 명확하지 않기에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영국 등 서구 사회가 인도를 비롯한 식민지의 관리를 위해 만든 부디즘을 한국 불교가 다시 수입하고 있는 현상이나, 일본 불교학계의 영향력으로 문헌으로 접근하지 않는 불교는 불교가 아니라는 낭설도 돌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구 유명대학에서 학위를 받지 않으면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도 그에 한몫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런 현실을 두고 불교학계와 불교계에 여전히 식민지 상황이 계속되고 있으며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인식하지 못한채 스스로를 타자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병기 교수는 한국 불교의 미래를 위해서는 비교를 버리고 우리 자신과 사회에 대한 정당한 인식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또한 시민으로서 최소한의 시민 윤리를 지키며 시민사회를 기반으로하는 보살 불교의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종교 본연의 과제를 인간의 정신적 상황에 대한 인식과 책임으로 볼 때 불교계가 이 과제에 대해 적극적인 수용과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체적 여성불자의 성평등한 불교는 가능한가

박병기 교수의 발표에 이어 옥복연 박사(종교와젠더연구소)는 ‘3.1운동 정신과 여성불자 - 여성주체로의 저항과 전복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옥 박사는 여성을 착취하는 구조인 오늘날의 불교현실을 꼬집었다. 옥 박사에 따르면 여성 불자들의 헌신에 비해 불교 내에서 여성은 언제나 비주류이며, 남성 불자들에게는 존대를 하던 승려들도 여성 불자들에게는 반말을 하며 하대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한다.

또한 여성 업설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는데 여성 업설이란 여성의 몸으로 태어난 이유는 전생의 업때문이라는 말이다. 즉, 업으로 여성으로 태어난 사람은 착취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불교계 혹은 불교하계의 여전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그러나 옥 박사는 불교는 성평등을 지향해야 하며 이는 붓다의 정신과 상층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불교에서는 모두가 부처가 될 수 있는 성질(불성)을 가지고 있기에 주체는 불교적 용어로도 이해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여성도 주체로 의식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옥 박사는 불교와 성평등을 풀어내며 불교의 교리를 통해 성평등과 해방된 상황으로 이끌어내는 불교 여성주의를 간단하게 소개하였다.

▲ 전날 비가 내려 쌀쌀해진 날씨에도 많은 참석자들로 인해 강연장은 가득채워졌다. 오늘날 한국 종교들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읽어도 좋을 부분으로 보였다. ⓒ권이민수

옥 박사는 많은 종교들이 평등과 해방을 강조하면서 등장하지만 이후 제도화 과정을 거치면서 성차별적인 종교가 되어간다며 비판했다. 이는 불교 또한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렇게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로 성차별적이 된 종교들은 결국 사회변화라는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며 현실 불교계를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또 옥 박사는 종교라는 것이 사회변화를 따라가면 재구성되어 지속되겠지만 그 반대로 따라가지 못하게 되면 와해된다고 주장했다. 불교 역시 현재 그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그렇기에 한국 불교에게는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며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어 옥 박사는 일제시대 불교계 신여성 등장을 시작으로 교육의 기회를 얻은 불교계 여성들이 어떻게 계몽되고 애국, 정치활동을 하였는지 간단하게 소개했다. 불교 부인회를 거쳐 조선 불교여자청년회의 조직화로 불교여성운동이 본격화 되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불교여성운동은 직업학교를 통해 여성의 활동을 가정이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공적 공간으로 이끌어내었고 여학교를 통해 여성들을 계몽화, 의식화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성주의 잡지를 발간하는 등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지만 이런 열기는 해방 이후 꺼지면서 불교여성운동의 비주류화는 가속화 되었다고 언급했다. 여성 불자의 세력화가 어려웠던 원인으로 해방 이후 미군과 이승만 정부의 차별적인 지원과 함께 네 가지의 이유를 제시했다.

▲ 출가자 중심, 한문 경전 중심의 엘리트화로 교육이 부족했던 점, ▲ 대처승(결혼한 승려) 정화운동으로 인한 공론화 부족, ▲ 심각한 가부장제 문화, ▲ 재가자의 권리 축소 등을 지적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한국불교가 재구성될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고 아쉬워했다. 

옥 박사는 마지막으로 이번 여름 모 방송사의 한 프로그램을 통해 종단 최고 지도자들의 부패와 타락상이 드러날 당시만 해도 많이 불교계 안팎으로 심각한 위기였음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후 벌어진 비판에서 불교 여성운동의 큰 수확을 얻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여성불자들이 출가자인 승려로부터 어느정도 심리적으로 독립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여성 스스로 본인의 신앙을 주체적으로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 발표자들의 발표에 이어진 토론 시간은 뜨거움 그 자체였다. 한 참석자가 발표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권이민수

옥 박사는 더불어 한국 불교를 향해 사회문제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대승불교, 보살불교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성차별적인 교리들을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3.1운동이 해방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면 여성이 주체가 되어 성차별적인 구조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개별 종교를 넘어 통합적인 시선의 필요성

발표에 이어진 토론은 1시간 여의 시간이 이 짧게 느껴질만큼 뜨거웠다. 참석자들의 예리한 질문에 발표자들은 난감해 하기도 했고, 발표자들의 답에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불교와 근대와의 관계’ 부터 ‘출가자가 아닌 재가자의 항일 독립 운동’, ‘불교와 사회주의와의 만남’, ‘3.1 독립선언서 안의 불교적인 부분’, ‘호국불교의 현대적 평가’와 비교적 최근의 이슈인 ‘제주 예맨 난민 이슈를 어떻게 불교적 관점으로 해석할 것인가’ 까지 매우 다양한 질문들과 의견들을 나누었다. 

이 세미나가 목표로 하는 3.1운동이라는 민족사적이고 세계적인 사건 속에서 그 당시 종교들의 역할을 되짚어 보며 오늘날의 종교 현실을 개혁보려는 시도가 참석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그 당시 종교들의 모습을 오늘날에 비추어 외면당하는 종교 현실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오늘을 극복하는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면 개별 종교를 넘어 하나로 묶어낼 종교일반의 관점이 필요해 보인다.

권이민수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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