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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휴머니즘(Transhumanism)과 급진적 수명연장론(RLE)신학자가 본 삶과 죽음 5
김흡영 대표(한국과학생명포럼) | 승인 2018.09.25 17:25

오늘날 의학 및 첨단 과학기술의 폭발적 발전은 테크놀러지 유토피아에 대한 낙관론을 초래했고, 더불어 트랜스휴머니즘(Transhumanism)이라는 새로운 사상의 도래를 야기했다. 트랜스휴머니즘은 21세기에 인류가 맞이할 삶과 죽음의 문제와 관련된 가장 심각한 사상적 도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은 그동안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주된 역할을 담당 해왔던 종교적 담론들은 비과학적인 시대착오적 신화적이므로 폐기처분해야 할 대상이고, 죽음은 첨단 과학기술에 의해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왜 우리는 꼭 늙어야 하며, 죽어야 하는가?” 그리고 “왜 우리의 뇌와 몸은 자기파괴를 향해 프로그램 되어 소멸될 수밖에 없게 약해빠져야 하는가?”라고 반문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죽음은 더 이상 우리가 짊어져야 할 숙명이 아니라 “치료해야 할 질병”이라고 주장한다. 과학은 노화에 대한 생물학적 원인을 발견하고 죽음을 치료할 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참된 구원은 종교에 있는 것이 아니고 과학에 있다고 확신한다. “노화에 대한 치료는 신앙, 기도, 또는 명상을 통한 것이 아니고 과학을 통하여 얻어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미주 21) 그리고 그들은 첨단 과학기술을 최대한도로 활용해서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적극적 인간능력 확장론(human enhancement, H+)을 주창한다.

▲ 트랜스휴머니즘이 이야기 하는 급진적 생명연장론을 형상화한 일러스트 ⓒGetty Image

커즈와일(Ray Kurzweil)과 같은 이들은 과학적으로 “영생과 같이 오래 살 수 있는 수단을 이미 우리는 소유하고 있다.”고 단언한다.(미주 22) 그리고 몇 십 년 안에 과학이 죽음을 극복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그리므로 과학의 활용을 통하여 ‘급진적 생명 연장(radical life extension RLE)’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미주 23)

이러한 트랜스휴머니즘이 과대망상증의 경향을 가진 몇 사람의 과학자들만의 생각이라고 보면 큰 오산이다. 미국 아비리그 대학들과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을 비롯하여 세계의 명문 대학들에 이미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이 자리를 잡고 포진하기 시작했다.

며칠 전 「크로니클 리뷰(Chronicle Review)」는 하버드 대학 한 빌딩 지하 실험실에서 뇌과학 실험을 하고 있는 한 과학자와 인터뷰한 내용을 “요상한 영생의 뇌과학”라는 제목으로 게재했다.(미주 24) 그 기사는 그 과학자가 생물학적 뇌를 컴퓨터와 같은 기계에 업로드(upload) 하는 일이 레이저 수술과 같이 일반화되어, 그의 의식과 마음이 컴퓨터에 되살아 날 때가 얼마 안 남았고, 죽음은 인간조건의 한 부분이라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한다.

이와 같은 트랜스휴머니즘과 인간 확장론은 신학적으로 다루어야 할 중요한 기제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으나, 여기에서는 우리의 주제와 직접 관련된 RLE에 대해서 필자의 스승이자 오랜 친구인 테드 피터스(Ted Peters)의 생각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미주 25)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은 RLE는 신에 의해 관련된 것이 아니고 완전히 인간에 의해 만들어 지는 것이기 때문에 신학과 종교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간수명의 연장-그것도 천문학적인-이 주는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함의는 매우 크며, 따라서 종교적 검토가 불가피하다. 피터스는 트랜스휴머니즘 또는 포스트휴머니즘(post-humanism)이 주장하는 RLE란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 구분을 통하여 정리한다.

첫째, ‘인간수명 예상(human life expectancy)’과 ‘인간수명 한도(human life span)’는 구분되어야 된다. “인간수명 예상치는 인간 생명의 평균 기간을 지칭한다. 다시 말하면, 인간생명 기한의 기대치를 말한다. 인간생명의 한도는 인간이 살 수 있는 기한의 최대치를 지칭한다.

지난 세기 동안  선진국의 인간수명 예상치는 엄청나게 성장하였지만, 인간수명 한도는 역사적으로 아직까지  크게 변화되지 않았다.”(미주 26) 영양 및 의학의 발전과 더불어 예상되는 인간수명의 기한은 증가한 것을 사실이지만, 인간수명의 한도는 많이 개선되지 않았다. 그러나 포스트휴머니즘의 목표는 생명학과 관련 기술의 발달을 통하여 우리 몸의 능력을 확장하여 수명 한도를 연장하고 물리적 불멸성(immortality)을 가능하게 하자는 것이다.

둘째, 불멸성에 관한 두 가지 이해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필자의 친구인 콜-터너(Ronald Cole-Turner)의 분석이 도움을 준다. 종교철학에서 불멸성은 사망이나 소멸로부터 우리가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종말이 없는 생명을 우리가 소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의미라면 물리적인 어느 것도 불멸하게 될 가능성은 없다. 물리적 우주 자체가 죽음을 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오랜 기한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시간의 제한된 기간에만 존재 할 뿐이다.

엔트로피 법칙에 의하면 전 우주는 소멸된다. 그렇다면 신학자들에게 있어서 불멸성은 이러한 물리적 우주가 갱신되거나 초월되어야 만 가능하다. 그렇다면 현 우주적 상황에서는 어떠한 불멸성도 가능하지 못하다.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이 일반적으로 주장하는 불멸성은 무한한 미래를 향해 의식을 확장하며, 끊임없이 계속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생물학적 몸을 기술적으로 조작하여 간섭해야 한다. 그래서 콜-터너는 이것을 ‘기술적 불멸성(technological immortality)’, ‘생물학적 불멸성(biological immortality)’, 또는 ‘사이보그화(cyborgization)’라고 칭한다.

셋째, 기술적 불멸성에 대한 두 학파 사이의 구분이다. 그것은 RLE와 사이버네틱 불멸성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급진적 생명연장론은 우선적으로 인간 생물학을 변경하여 우리 육체가 악화되는 이유를 제거하여 노화과정을 없애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인간생명의 한도가 연장될 것이며, 무제한적으로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그러나 피터스는 인간의 걸음걸이가 아무리 길어진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지구상에 걸어가는 두 다리를 가진 생물학적 창조물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트랜스휴머니스트가 제안하는 사이버네틱 불멸성은 이것과는 다르다. 커즈와일이나 티플러(Frank Tipler)가 제안하는 불멸성의 기본적인 전제는 인간의 개체성(자아나 인격)은 두뇌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정보패턴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정보패턴은 컴퓨터 속으로 업로드(upload) 될 수 있으며 그리하여 계속적으로 백업(backup)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육체는 컴퓨터로 바꿀 수 있으며 마음은 계속적으로 손상되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 사용이 가능하여 이러한 기지(substrate)를 제공할 수 있는 한, 인간은 미래의 무제한적 기간 동안 의식을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커즈와일은 사이버네틱 불멸성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현재로서는 우리 인간의 하드웨어(몸)가 분쇄되면, 우리 생명의 소프트웨어(우리 개인적 마음 파일)는 그것과 함께 소멸된다. 그러나 뇌라고 불리는 것에 패턴으로 나타나는 정보의 엄청난 용량의 바이트를 저장하고 재저장하는 수단을 갖게 되면, 이러한 것은 계속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웹상에서 영원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미주 27)

물리학자 티플러는 우주의 엔트로피적 소멸을 초월하는 먼 훗날 미래의 우주 속에 나타날 사이버네틱 불멸성을 상상한다. 티플러는 우리가 사망 후에도 우리가 가졌던 이전의 영혼 패턴을 회수하고 업로드 할 수 있으면, 이것은 바로 성경이 말하는 죽은 자의 부활과 동등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살았던 모든 사람들의 부활이 정말 있을 것이다. 진정 우리는 우리의 ‘영적인 몸’을 가질 것이고 그 부활된 육체는 영적인 본질을 가진 컴퓨터 프로그램의 양식으로 존재할 것이다.”(미주 28)

 

미주

(미주 21) Simon Young, Designer Evolution: a Transhumanist Manifesto (Amherst, NY: Prometheus Books, 2006), 42. 인간능력 확장에 대한 신학적 응답에 대해 더 자세한 것은, Ted Peters, Anticipating Omega (Göttingen: Vandenhoeck & Ruprecht, 2007) chapters 6,7 참조.
(미주 22) Ray Kurzweil, The Singularity is Near: When Humans Transcend Biology (New York: Penguin,2005), 371. Ramez Naam, More than Human: Embracing the Promise of Biological Enhancement (New York: Broadway Books, 2005) 참조.
(미주 23) Aubrey deGrey and Michael Rae, Ending Aging: The Rejuvenation Breakthroughs That Could Reverse Human Aging in Our Lifetime (New York: St. Martin’s Press, 2007) 참조.
(미주 24) Evan, R. Goldstein, “The Strange Neuroscience of Immortality,” The Chronicle Review, 2012.7.16. http://chronicle.com/article/The-Strange-Neuroscience-of/132819/ 참조.
(미주 25) 이후 논의는 다음 논문에 의존한다. Ted Peters, “Reflections on Theological and Spiritual Implications of Radical Life Extension,” in Religion and the Implications of Radical Life Extension, ed. by Derek Maher and Calvin Mercer (Macmillan Palgrave, 2009).
(미주 26) “Extending Human Life: Scientific, Ethical, and Social Considerations,” A Report by the Working Group on Faith and Genetics Sponsored by the Episcopal Diocese of Massachusetts  (November 2007).
(미주 27) Kurzweil, Singularity is Near, 325.
(미주 28) Frank J. Tipler, The Physics of Christianity (NewYork: Doubleday,2007), 80.

김흡영 대표(한국과학생명포럼)  heup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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