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평화대표단의 종교계 대표로 유엔을 방문 중인 이영재 목사가 시민평화대표단의 활동과 이 가운데 드러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월권 아닌가

이 목사는 한국 시간으로 9월28일 시민평화대표단과 유엔 안보리에서 활동하는 전문 직원들을 만나면서 알게 된 사실을 소개했다. 먼저 이 목사는 현재 대북제재위원회의 의장국은 네덜란드로, 마르크 뤼테 총리와 카렐 반 오스터롬 유엔 주재 네델란드 대사가 맡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의장국을 중심으로 전문가 8인 패널이 구성되어 있는데, 전문가 패널은 지난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안보리 결의 1874호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 패널의 활동 시한을 매년 갱신하며 올해 3월 활동 기간을 1년 연장했다. 지난 8월에 중간보고서를 발표한 상태이고, 내년 2월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 유엔 총회를 방문해 대북제재 중단과 평화협정을 축고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는 시민평화대표단이 한국시간으로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 직원들을 만나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영재 목사 제공

이 전문가 패널들은 미국과 한국, 중국, 일본, 프랑스, 러시아, 남아공 8개국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주요 활동은 안보리가 통과시킨 대북 제재 결의안이 정확하게 준수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미국 측 대표는 북한의 금융 활동을 감시하며 북한의 금융 제재를 맡고 있다.

또한 중국과 일본 측 대표는 북한의 핵무기와 무기 수출에 대한 부분을 감시한다. 한국 측 대표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가 확산되지 않도록 감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러시아 측 대표는 세관 분야에서의 대북 제재를 각각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공석으로 남아 있는 8번째 전문가를 어느 나라에서 파견할 지에 따라 나머지 담당 분야가 새롭게 결정될 예정이다. 이 8번째 전문가 패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기이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이 전문가 패널이 중요한 것은 대북제재위원회의 특정 결정에 대해 15개 이사국의 전원 동의(컨센서스)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재에만 관심, 제재 해제는 무관심?

하지만 이 목사는 “유엔 안보리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을 할 때마다 정당성 여부를 떠나 결의안을 건건이 추가하고 강화했지만, 정작 핵실험, 미사일 시험 중단을 공식 약속하고 이행한지 9개월이 지났고, 관련 시설을 차례로 폐쇄한 지금까지 결의안에 명시된 유예, 중단 중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모순과 불균형을 지적한 것이다.

또한 이 목사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지난 8월 발표한 대북인도주의적 지원과 관련 면제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즉 “인도주의적 지원은 애초 대북제재의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 것”임에도 “면제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일일이 검증받아야 하는 상황을 연출해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 목사는 이처럼 대북제재위원회의 활동이 제재 범위 밖의 사항들까지 간섭하고 통제하며 “월권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이러한 대북제재위원회의 월권에 가까운 사례를 지난 7월 발생한 “부산항 석탄 반입과 관련 이를 제재 위반”으로 해석한 것을 들었다. 대북제재위원회가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과도한 규제를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목사는 대북제재위원회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미 국무부의 정책과 일정, 행보에 따라 운영된다는 점”이라고 못박았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었고 종전선언까지 이루어져야 할 상황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국무부 사이에 의견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미 국무부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게 하는 부분이다.

교계의 통일운동이 큰 발자국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이 목사는 “시민평화대표단이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면담신청을 했다.”고 전했다. 이는 “이 위원들의 실무적 판단이 안보리 국가의 정치적 판단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면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유엔 한국 대표부를 압박”하고 “미국 평화단체와 한인 사회 평통자문회, 민화협, 유엔 NGO 센터 등 다양한 그룹에게 협조 요청하고 있다.”고 현지 사정도 잊지 않고 전했다. 그러면서 “6.15와 교계의 힘이 참 크게 작용하는 현장”이라며 그간 교계가 쏟아왔던 통일운동의 성과가 적지 않음을 언급했다.

이정훈 기자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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