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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가치가 실현되는 것이 곧 하나님 나라”NCCK농정대개혁 농성장 찾아 지지의 뜻 밝혀
윤병희 | 승인 2018.10.11 00:15

10월10일 오전11시,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는 청와대 사랑채 광장에서 청와대를 향해 농업을 살리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어 농정대개혁을 주장하는 농성장을 찾아 연대와 지지의 뜻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 농정대개혁 골든타임 놓치지 마라

처음 청와대 앞 효자로 도로변에 천막을 치고 농성장이 차려질 때만 해도 참여한 인원은 4명에 불과했다. 농산물 소비자 단체 회원들 중심의 ‘시민농성단’이었으나 점차 전국적으로 농업생산자들도 결합해 이제는 ‘국민농성단’으로 확대된 것이다. ‘농정대개혁 촉구 단식 농성’은 이날로 31일 째를 맞았다.

▲ “농업, 농촌을 살리는 농정대개혁 촉구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농정대개혁을 단행할 적기가 바로 이때라면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 것을 문재인 정부에게 촉구했다.. ⓒ윤병희

시민들이 촉발한 농정개혁 촉구의 목소리가 전국적인 단위로 확대되면서 종교계도 이들의 목소리에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는 형국이다. 촛불교회가 지난 주 연대의 기도회를 진행한 것에 이어 이날 NCCK 생명윤리위원회(위원장 김기석 신부)가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이다. NCCK가 주최한 여느 기자회견과는 다르게 이홍정 총무가 이례적으로 직접 참석해 농업과 농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특히 농업분야 정책에 무관심하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집권 1년 반이 지나고 있는 이 시점이 농업개혁에 착수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주장했다. 이 시기가 지나면 문재인 대통령 재임 중에는 더 이상 농정개혁에 손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농을 기본으로 삼는 한반도 평화가 옳다

먼저 이홍정 총무는 인사말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농정개혁은 ‘생명 안전과 지속가능’의 구체적인 사안이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뒷전에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 출범 당시 약속했던 대로 농정을 챙기고 농정적폐를 청산하라”고 촉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수행하라”는 당부의 말을 강조했다. 이 총무는 “농을 기본으로 삼고 생명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열어가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권의 농정개혁 없는 한반도 평화추진 행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 NCCK생명윤리위원회가 “농업, 농촌을 살리는 농정대개혁 촉구 기자회견”을 주최하고 지지의 뜻을 전했다. ⓒ윤병희

이어 이세우 목사는 생명 존중을 간결하게 발언했다. 이 목사는 “생명의 가치가 실현되는 것이 곧 하나님 나라”임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또한 “농민과 시민들이 나서 농정개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마당에 교회가 이를 외면하거나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농민들의 외침에 즉시 응답하라”고 촉구하며, “몰라서 응답하지 않으면 더 나쁘고, 알면서 응답하지 않으면 또 다른 적폐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세우 목사는 시민농성단에 처음부터 계속 참여하고 있다.

시민농성단 초기부터 앞장서 왔던 곽금순 한살림 상임대표는 마지막 발언자로 나서 농성단의 시작과 경과를 소개하며, 특히 교계의 관심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4명의 농민과 시민이 ‘시민농성단’으로 시작해 농성장을 지켜오다 여러 단체들이 결합하면서 29일째 되는 날인 10월8일에 ‘국민농성단’으로 성격을 바꾸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결합해 환영하는 바입니다.”

또한 곽 상임대표는 나날이 떨어지고 있는 식량자급율을 지적하며 문재인 정부는 농정개혁 정책 부재를 비판하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대통령의 농정 정책 메시지와 농업특별위원회 설치”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은 “대통령 직속 농어촌특별위원회 설치, GMO 완전표시제 실시와 같은 농정개혁 공약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성명서 낭독으로 마무리되었다.

기자회견 후에 참여자들은 ‘국민농성단’ 천막을 방문하여 연대와 지지의 뜻을 나누었다. 특히 이세우 목사는 청와대와의 충분한 면담이 이루어질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농업, 농촌을 살리는 농정대개혁 촉구 기자회견”을 마치고 농성장을 NCCK 이홍정 총무가 농성단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윤병희

[성명서] 더 늦기 전에, 대통령이 직접 농정을 챙기기 바랍니다

“나의 아버지는 농부시다.”(요한복음 15:1)

전례 없는 혹독한 추위와 봄장마, 길고긴 무더위, 사나운 태풍까지 다 견뎌낸 우리 농촌은 이제 가을 수확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순간, 누구보다도 기뻐해야 할 농민들은 길 잃은 양처럼 아무도 살펴주지 않는 외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수입 농산물과 극심한 자연재해의 위협 속에서도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씨앗을 뿌리고 작물을 돌보고 열매를 거두며 땀 흘려 일해 왔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농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을 외면했으며 오히려 적폐 농정으로 농민들의 희망을 빼앗아 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이전 정부의 농정에 대해 무관심, 무책임, 무대책의 ‘3무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대통령이 직접 농정을 챙기겠다고 농민들에게 약속한 바 있습니다. 참으로 가슴 벅찬 약속이었습니다. 이제는 자본의 논리, 정치의 논리가 아닌 생명살림의 가치가 우선되는 생명농업이 회복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문재인 대통령은 약속과는 달리 농업분야에 별 관심이 없는 듯 보입니다. 농정을 담당하는 장관과 청와대비서관이 국민이 부여한 사명을 저버리고 선거출마를 위해 동시에 사퇴함으로써 무려 5개월간이나 농정의 부재가 이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대통령은 사과 한마디 없이 장기간의 농정공백을 방치했습니다. 그 사이, 대통령 직속 농어촌특별위원회 설치, 직불제 중심의 농업 정책, 친환경생태농업 확대, GMO 완전표시제 실시 등 대통령의 농정개혁 공약은 사라져버렸고, ‘스마트팜’과 같은 기업과 관료 중심의 적폐농정이 되살아나 우리 농업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결국 농민과 시민들이 나섰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청와대 앞에 비닐 움막을 짓고 30여 일째 목숨을 건 단식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농성장을 찾아온 장관과 청와대 수석, 여야 대표들은 한 목소리로 조속히 농정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관련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고, 지금 이 순간까지 대통령은 농정개혁 문제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묻습니다. 곡기를 끊은 채 목숨을 걸고 농정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외침을 끝끝내 외면하시겠습니까? 진정 우리 농촌을, 대한민국의 미래를 버리시겠습니까?

예수께서는 “내 아버지는 농부시다.”(요한복음 15: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은 마른 땅에 풀과 나무를 심어 동산을 가꾼 농부셨으며, 따라서 하나님과 같이 생명을 가꾸고 돌보는 일에 헌신하는 농민들은 참으로 고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한국 교회는 농민들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께 요청합니다. 더 늦기 전에, 대통령이 직접 농정을 챙기기 바랍니다. 농업과 농촌을 살리기 위한 농정 개혁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는 뜻을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대통령께서 직접 밝혀 주십시오. 농민들과의 진솔한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여 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대통령 직속 농어촌특별위원회 설치, GMO 완전표시제 실시와 같은 농정개혁 공약을 조속히 이행해 주십시오.

이 가을이 끝나기 전에, 오로지 하늘과 땅의 은총으로 살아가는 농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소식이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청와대 앞에서 단식중인 농민과 시민들이 편안히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진정한 가을의 풍요를 누리며 기쁨의 노래를 부르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농정대개혁을 통해 생명살림농업의 가치가 온전히 실현되는 그날까지 생명을 위한 연대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2018년 10월 1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윤리위원회

윤병희  ubiquit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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