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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와 재건한국 보수교계의 현실과 한국교회 개혁의 방향에 대하여
임석규 | 승인 2018.10.12 20:54

지난 한 주, 세상은 또 다시 교회를 향해 날 선 목소리를 내었다. ‘에스더기도운동’을 위시로 한 보수교계의 가짜뉴스 제작 및 유포가 한겨레 및 진보언론을 통해 만천하에 폭로가 되었고 이에 민중당(정확히 청년민중당)은 이용희 대표를 검찰에 고발하였다. 제주 퀴어퍼레이드에서, 또한 지난 인천 퀴어퍼레이드 훼방 항의행진에서 또 다시 보수교계는 이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교통방해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들의 걸음을 막아섰으며 심지어는 제주에서 행진 차량이 반대자를 깔고 지나갔다는 또 하나의 가짜뉴스까지 유포를 시도했지만 이번에는 언론 및 시민들의 교차검증으로 인해 제대로 퍼져나가지 못했다. 또 법원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이 있었는데 여기서 법원은 ‘다스는 누구의 것입니까?’라고 질문했던 시민들을 향하여 ‘그 다스는 이명박의 것이다.’라는 명쾌한 답을 내리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징역 15년형과 벌금 130억원이 선고되었다. 이에 다수의 시민들은 적폐청산을 위한 선고를 내린 법원과 재판관을 칭찬하고 있으며 이명박을 위해 기도회까지 하는 보수교회를 향해 냉소와 신뢰철회를 보내고 있다. 그야말로 지난 한 주는 보수교계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사건들이 가득했던 시간이었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보수교계는 반성은커녕 내로남불 식 태도를 초지일관 유지하여 ‘후안무치’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에스더기도운동’ 및 관련자들은 한겨레가 자신들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했고 현 정권의 권력을 이용해 기독교 세력을 말살한다며 한겨레를 고소하였다. 지난 인천 퀴어퍼레이드와 이번 제주 퀴어퍼레이드에서 보여줬던 보수교계의 반대시위 행태는 시민들로부터 기본적인 집회의 질서를 무시하고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지역주민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도리어 그들의 반사회적 모습이 세상에 적나라하게 드러났을 뿐이라는 평가까지 얻었다. 또한 이명박의 구속을 통해 한국교회의 저변에 깔려있는 적폐(친일·친미·친자본·친권력)가 다시 한 번 세상에 알려진 계기가 되었으며 그를 옹호했던 보수교계는 시민·사회로부터 더 이상 긍적적 평가를 받기에는 어렵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그야말로 보수교계, 이러한 지경까지 왔음에도 불구하고 침묵이나 동조라는 행보를 보여왔던 한국교회의 신용도는 지금도 새로운 저평가를 갱신해나가고 있다. 이제 한국교회가 ‘적폐’로 사실상 규정이 된 셈이다.

어쩌다가 한국교회가 이지경이 되었을까? 한국 근현대사에 선교사들을 통해 들어와 민족의 근대화와 독립, 그리고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공로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해외에서 온 선교사들은 학교와 병원 등 근대시설을 통해 민중들에게 헌신의 모범을 보였고 일제강점기엔 수많은 신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독립운동을 함으로써 목숨을 걸고 국권을 되찾아 왔다. 또한 군사독재정권 때 민주열사들 중에서도 복음을 받아들여 민중의 해방을 위해 목숨 걸고 투쟁한 분들이 계셨으며 지난 이명박근혜 정권 때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함께 나아와 저항을 했던 수많은 기독인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한국교회의 대표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인물들이나 단체들의 적폐행위가 이러한 피와 땀과 눈물의 역사를 지워내고 있는 것이다. 가진 자들, 주로 대형교회 및 유명 선교단체 대표 및 관련자들의 탐욕과 권력을 등 뒤에 엎고 있는 교단 총회 및 선교단체들의 거듭된 실정이 바로 그것이다.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이웃의 곁으로 다가가 그들의 편이 되어주고 좋은 일은 먼저 실천함으로 널리 전파하고 불의에는 먼저 저항함으로써 다른 이웃들이 쓰러지지 않도록 해야 할 ‘빛과 소금’이 더 이상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찌해야 할 것인가? 교회 내부에서 이러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지금도 교회 안에서 혹은 교회 밖에서 한국교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또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함께 논하는 자리가 많다. 또한 지금도 문제되는 교회들에 맞서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노고를 우리는 감사히 여겨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족할 수 없다. 이제 시민들은 ‘적폐청산’을 사회에 요구하고 있다. 이 담론 속에 종교계의 적폐 역시 포함되어 있다. 그 담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 조계종 총무원장의 퇴진이었다. 설조스님과 효림스님의 목숨을 건 단식으로부터 시작하여 수많은 불자들과 시민들의 연대투쟁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설정 총무원장의 퇴진과 새로운 총무원장 선거라는 공통된 목표를 내걸고 함께 촛불을 들고 조계사로 행진하며 구호를 외쳤다. 이러한 모습에서 수많은 시민들은 이제 종교계의 적폐도 함께 청산되어야 한다는 다수의 목소리를 형성하였다.

감추는 것이 일상이 된 그들만의 리그는 혁파되어야 한다. 비단 교회뿐만 아니라 종교계가 가지고 있는 폐쇄적인 구조를 깨뜨리고 일반 평신도 및 사회시민이 함께 운영, 감사, 치리에 참여를 보장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계 질서의 편재가 필요한 것이다. 더 이상 종교가 신자들의 게토를 쌓는데 치중해야 할 것이 아니라 신자와 사회시민의 ‘세상에서의 공존’을 인식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하며 그것을 신자 및 시민들에게 교육 및 복지 등을 통하여 전파해야 한다. 또한 있으나마나 한 교계의 내부감찰 및 치리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교단 내 질서를 무시하고 성범죄·불법세습·공금횡령 등 위법행위를 저지르고도 아직도 버젓이 활동하는 목회자들이 있는데 어떻게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런 차원에서 이제 각 교단의 헌법 및 산하 관련법들은 대한민국 헌법 및 각 산하 법들을 제대로 준수할 수 있도록 뜯어고쳐야 할 것이다. 또한 비위를 저지른 범죄자들은 1차적으로 교단의 법에 합치된 치리를 받고 바로 사회법정으로 이관해 시민으로써 받을 수 있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또한 점차적으로 고령화 및 이익집단화가 되고 있는 각 교단 및 선교단체 총회에 직분이 낮은 평신도 및 교적이 없는 시민에게도 열려야 할 것이다. 더 이상 평신도 및 시민을 ‘참관인’이란 명분의 들러리로 세울 게 아니라 이들에게도 발언권과 투표권, 감찰권 등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실제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몰락에는 단순히 교계 내 권력자들의 횡포와 제도적인 문제에만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한국교회가 이 지경에 이르렀어도 소름끼치게 침묵하거나 혹은 동조하고 있는 평신도들에게도 책임이 분명히 있다. 단순히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라 변명들은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일제강점기 때 수많은 만행을 저질러놓고도 아직도 피해를 준 국가들에게 반성의 태도조차 보이지 않는 현 일본 아배 정권과 무엇이 다르며 나치독일 때 수많은 유태인을 학살한 홀로코스트를 외면한 체 아돌프 히틀러에게 열렬한 지지와 표를 줬던 당시 독일 기독교인과 무엇이 다른 것인지 한 번 통렬히 가슴 치며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는 그 당시 독일교회에도, 그리고 지금의 한국교회에도 적용할 수 있는 명언을 했다. “잘못된 기차에 올라탔다면, 복도의 반대 방향으로 뛰어봐야 소용없다.” 우리는 본회퍼 목사의 이 유언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 것인지 깊이 상고해야 할 것이다.

임석규  rase21cc@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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