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을 위한 사회주의

종교적 사회주의는, 특별히 사회주의적 전술과 관련해서, 한 계급을 위한 일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일이다. 왜냐하면 역사의 마지막 추진력은 원초적으로 물질적 관계들이 아니라 영의 힘이기 때문이다.

“사회주의를, 최소한 우리가 생각하는 사회주의를 생산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경제적 관계들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이 영혼으로부터 성장하고, 더 좋게 말해서 영적 원천이라면, 또한 사회주의는 어느 한 계급에, 즉 구체적인 경제적 우선권을 가지고 있는 그 계급에 제한될 수 없으며 모든 인간 영혼을 획득할 수 있는 일이, 모두를 위한 일이 되어야만 한다.”(미주 1)

영의 힘과 계급투쟁은 다른 것이 아니다

라가츠의 이러한 생각은 계급 투쟁의 거부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는 계급 투쟁을 메시아주의적 사상으로 분명히 받아들인다. 그 자신은 하나님과 그의 나라를 위한 투쟁에서 계급적 상태와 계급적 이익이 인간의 모든 본질을 지배한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가츠는 사회주의가 프롤레타리아트를 위한 일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단순히 그가 인간이기 때문에-위한 일이라는 신앙을 고수한다. 왜냐하면 사회주의가 원초적으로 종교, 즉 메시아주의에서 유래했고 또한 우리가 그것을 정신적 힘으로 신뢰한다면, 프롤레타리아트뿐만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인간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사회주의는 라가츠에 의하면 정신적 힘으로서 인간의 영혼을 정복할 수 있고, 정복해야 한다. 이러한 라가츠의 생각은 그의 도덕적 세계관 및 하나님과 인간에 대한 신앙에 기초한다.

“이러한 신앙은, 이제 명백한 것처럼, 우리의 세계관, 우리의 인간에 대한 신앙, 우리의 하나님에 대한 신앙에 근거한다. 하나님이 영혼 속에서 활동하신다면, 영혼이 신적 본질이라면, 영혼이 진리의 소리를 조용히 들어야만 한다면, 그 때에 영혼은 또한 사회주의의 진리에 감동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증오보다는 사랑을, 강도떼보다는 형제됨를 택해야 한다. 우리의 궁극적, 가장 심오한 신념이 참되다면, 사회주의는 모두를 위하여 존재해야만 한다. 그는 모두를 위하여 있던지 또는 그는 아무 것도 아니다. 우리의 하나님의 신앙과 하나님 나라의 신앙이 단지 하나의 장식이던지 우리가 그로부터 이러한 결론을 이끌어 내던지 해야만 한다.”(미주 2)

그러므로 종교적 사회주의는 인류의 모든 최상의 관심과 관련되어 있으며, 모든 참된 인간적 선들의 변호자이다. 종교적 사회주의는 ‘직접적으로’ 프롤레타리아트의 이익, 당파심, 당파적 원한, 당파적 사건과 결합하지 않는다. 그는 모든 인간의 일과 결합한다.

프롤레타리아트의 연대, 그리스도의 제자직

그러나 라가츠는 프롤레타리아트의 역사적 임무를 결코 무시하지 않는다. 그는 프롤레타리아트와의 연대성을 그리스도의 제자직의 길로 인식한다. 그는 이 연대성 때문에 사회민주당에 입당한다.

▲ 착취 당하는 노동자들 ⓒGetty Image

라가츠는 프롤레타리아트를 편애하며, 그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우선권을 부여한다. 프롤레타리아트는 혁명의 역사적 주체이다.

“거대한 변혁의 충격이 밑으로부터 일어난다고 분명히 해두자. 그러므로 우리는 여전히 현재의 프롤레타리아트 가운데서 큰 각성이 일어나고, 열망했던 영의 강림이 그곳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것을 믿는다.”(미주 3)

그러나 프롤레타리아트의 역사적 임무는 그 자신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봉사하는데 있다. 사회주의는, 기독교가 처음에 어부들과 세리들에게서 시작되었지만 모든 사람에게 간 것처럼, 모두를 위한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종교적 사회주의는 더욱 엄정해야 하며 동시에 더욱 관대해야만 한다.

“그는 엄정하면 할수록 그는 더욱 관대해질 수 있으며, 관대하면 할수록 더욱 엄정해질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일을 이 양자 속에서.”(미주 4)

그것이 라가츠의 예언자적 사상의 혁명적 역동성이다. 특수성과 보편성이 라가츠의 이율배반적 사고 방식에서, 더 좋게 말하면, 투쟁 속에서 함께 하나의 전체를 이룬다. 민중신학도 민중을 혁명의 역사적 주체로서 강조하며 심지어 그를 신성화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민중신학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민중의 당파심과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민족적 요청에 제한시켰고, 또한 민중교회도 공동체의 보편성을 상실하는 계급적 성격을 의식적으로 강조했다. 이러한 민중신학과 민중교회의 편파성과 제한성 그리고 80년대 이후 마르크스-레닌주의와의 교조주의적 결합은 민중해방운동이 역설적으로 기독교 사회 운동에서 대중성을 상실하는 한 원인이 되었다.

사회주의, 인간의 형제됨에 기초한다

끝으로 사회주의는 모든 사람을 위한 메시지로서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완전성 안에서 인간의 형제됨에 기초한다. 살아 있는 하나님은 인간을 인간으로부터 분리하는 모든 종교적-사회적 한계를 초월한다. 그는 모든 사람의 하나님이다.

살아 있는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과 사람의 아들로서 모든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 살아 있는 하나님은 모든 인간과 동행하며, 모든 인간들 안에서 우리를 만난다. 모든 인간은 살아 있는 아버지 하나님의 일치성과 완전성 안에서 실제로 하나이다. 라가츠는 이 개념을 그의 신학적 용어 ‘인간의 형제됨’을 통해서 구체화했다.

라가츠는 이와 관련해서 마르크스주의적 계급 투쟁을 비판한다. 계급 투쟁은 메시아주의적-관념론적 세계관과 본질적으로 모순되는 물질주의적 세계관과의 결합을 통해서 변질되었다. 계급투쟁은 그 결과 보편적 성격을 상실했다. 우리는 이제 하나님 나라와 그의 정의를 위한 올바른 투쟁 전술을 살펴보아야 한다.

미주

(미주 1) Weltreich Bd. 2, S. 44.
(미주 2) A.a.O., S. 47.
(미주 3) A.a.O., S. 48.
(미주 4) A.a.O., S. 49-50.

류장현 교수(한신대 신학부/조직신학) jena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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