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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은 ‘다시개벽’으로천도교가 조명한 3.1운동과 독립선언문의 미래성
윤병희 | 승인 2018.11.23 16:21

3.1운동 백주년의 성찰과 과제를 탐색하며 연속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는 종교계가 11월22일(목)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그 네 번째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8월부터 연속된 이 세미나는 ‘3.1운동백주년종교개혁연대’(공동대표 김항섭, 박광서, 이정배)가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3.1운동의 정신을 되새기며 종교의 역할을 성찰해 보자는 취지로 마련한 것이다. 종교개혁연대는 기성 종교의 일탈을 비판하면서 3·1운동 정신을 평신도부터 되새기자는 주장과 목소리를 수렴하고 있으며 그 동안 천주교, 불교, 유교에 이어 이날 네 번째 세미나로 천도교의 시각을 통해 3.1운동을 조명하는 발표가 이루어져 주목을 받았다.

“천도교는 3.1운동에 가장 큰 역할을 했고 가장 큰 어려움도 당했습니다. 천도교가 없었다면 3.1운동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종교개혁연대 이정배 공동대표는 이날 천도교 세미나의 의미에 무게를 실어 인사말을 전했다. 이정배 교수는 3.1운동 당시의 종교인은 민족 대표로 나설 정도였으나 지금 종교의 위상은 초라하다며 백여년 세월을 교차 비교했다.

당시 독립선언서에 누가 먼저 이름을 올리느냐는 것은 죽는 순서를 정하는 것이었다는 뜻이다. 이정배 교수는 “과거 선배들이 했던 몸짓을 조금이라도 뒤따라가고자 우리도 이 시대에 맞는 독립선언서를 세상에 선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세미나는 김춘성 교수(전 부산예술대학교)가 “3.1운동과 천도교”를, 박길수 관장(천도교중앙도서관)이 “3.1운동과 다시 개벽의 꿈”을 주제로 발표한 후 토론으로 이어졌다.

100년 전 종교 지도자들, 종교적 도그마나 이기주의에 매몰되지 않았다

김춘성 교수는 3.1운동의 계획과 준비과정, 그리고 그 영향에 대해 천도교의 관점으로 조명했다. 3.1운동은 대한민국의 역사이기 이전에 천도교의 역사이기 때문에 천도교인들에게 3.1운동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독립선언서에 서명을 하는 일은 죽음을 각오하는 일이었다. 종교적 양심과 생사를 초월하는 종교적 신념이 없이 3.1운동은 불가능했다”며 3.1운동에서 종교인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최근 남북 정상회담에 동반한 종교계 인사 명단에 천도교가 제외되었다는 것에 천도교인들은 큰 상처가 되었다고 밝혔다. 오늘날 저평가되고 있는 천도교의 역사적 위상을 토로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춘성 교수는 3.1운동의 공과를 밝히는 것 보다 3.1운동 당시 종교인들이 보여주었던 그들의 꿈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 종교개혁연대 네번째 세미나에서 천도교 김춘성 교수(가운데 왼쪽)와 박길수 관장(가운데 오른쪽)이 3.1운동에 대한 천도교적 조명과 해석을 내놓았다. ⓒ윤병희

당시 천도교가 종교적 신앙과 수도의 힘을 역사 속에서 어떻게 구현했는지를 발표문을 통해 설명했다. 특히 당시 천도교 여성의 독립운동에 대해 언급하면서 뚜렷한 이름을 남긴 천도교 여성들이 많지 않지만 직간접적으로 3.1독립운동에 참여한 여성들이 많을 것이며 이들을 발굴하는 것이 앞으로 과제인데 북한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도움될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3.1운동과 천도교의 관계를 살펴본 후 “100년 전 종교 지도자들이 종교적 도그마나 이기주의에 매몰되지 않고 종교의 경계조차 허물면서 시대적 문제의식을 공유했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마무리지었다.

김 교수는 발표 후에 3.1운동의 세 가지 불가사의라며 ▲선언서가 발표되기까지 서너달 준비기간 동안 기밀이 유지되었다는 점, ▲3.1운동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오랫동안 끊임없이 지속되었다는 점, ▲종교인들이 하나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종교의 장벽을 넘어서 연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독립선언서, 오래된 미래의 비결

이어 박길수 관장(천도교중앙도서관)은 3.1운동과 독립선언서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시도했다. 박 관장은 오늘날 남북-북미회담과 폭염으로 대표되는 사회ㆍ생태위기라는 문명사적 전환기에 미래의 방향성을 3.1운동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통해 찾고자 했다. “3.1운동은 종교인들이 앞서서 새로운 세계와 문명의 비전을 상상하고 기도한 ‘종교운동’이며 독립선언서는 그 ‘기도문’이라는 것이 발표의 요점”이라고 제시했다.

3.1운동은 ‘다시개벽(후천개벽)운동’이고 ‘종교운동’이며, 독립선언서는 ‘오래된 미래의 비결’로서 ‘영성적ㆍ개벽적ㆍ자주적 출사표’라고 강조했다. 박 관장은 ‘한민족의 대헌장’으로 해석했다. 이런 해석에 이어 박 관장은 3.1운동 100주년에 ‘다시개벽’의 가능성을 덧붙여 ‘종교적 상상력으로 독립선언서를 다시 읽자’고 제안한다.

박 관장은 종교인의 감수성으로 3.1운동의 의의를 ‘종교운동’으로 재조명하고 독립선언서를 기도문으로 읽자는 것이다. 또한 그 안에 녹아 있는 ‘다시개벽의 꿈’을 들추어내자는 것이다. 이어 ‘다시개벽’의 가능성을 타진하며 “다시개벽의 길은 이야기를 새롭게 쓰는 것”이라고 제시한다.

3.1운동이 종교운동이라는 해석에 대해 박 관장은 “앞으로 종교인구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종교의 의미와 개념이 달라질 것을 강조한 것이다. 종교운동이라고 규정한 것은 모든 사람을 종교로 개종시키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미래로 열린 규정이라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근대 한국 종교의 사회주의적 성격 부각 필요

이어진 토론시간에 사회를 맡은 손원영 해직교수(서울기독대학)는 “독립선언서가 종교적인 문서라는 해석에 공감한다”고 호평했다. 이정배 공동대표 또한 “독립선언서를 시천주(侍天主:동학의 근본사상)라고 하는 동학의 가장 중심적인 키워드로 풀어내려는 의도가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계속해서 이정배 공동대표는 “독립선언서에 대한 민족주의적ㆍ기독교적 평가와 이해 이외에 사회주의적 요소에 대한 평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3.1운동 백주년의 성찰과 과제를 모색하는 연속 세미나는 12월20일에 다섯번째이자 마지막으로 개신교의 발표로 막을 내리고 그동안 모은 종교계의 해석과 비전을 모아 내년 100주년 발표할 선언문을 작성에 착수한다.

윤병희  ubiquit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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