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랑 교수님의 신학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텍스트의 신학은 혹은 텍스트 중심적인 신학이라고 할 수 있다. 텍스트의 신학은 신학의 출발점과 중심과 내용을 인간의 상황에서 시작하거나 그것을 먼저 취급하지 않는다. 텍스트의 신학은 계시를 통해 드러난 하나님 존재를 인간의 종교적인 경험과 형이상학적인 존재론과 혼합하고 종합하지 않고 그것을 전적으로 거부한다.

텍스트 중심적인 신학

텍스트 중심적인 신학은 성서가 증언하는 대로 창조자 하나님으로서, 화해자 하나님예수 그리스도와 영원한 하나님 성령으로서 그 자신을 주로서 계시하는 삼위일체론적 주 하나님의 계시를 신학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리고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구원사적인 관점에서 다룬다. 또한 그리스도교적인 사회의 책임윤리를 하나님의 계명론에서 다룬다.

그래서 박 교수님의 신학은 신학의 놀라운 대상과 중심에서 시작하였고 그 중심을 언제나 마지막까지 확고하게 붙잡았고 그 중심이 언제나 두루 빛나도록 한다. 그 중심은 성서에서 증언된 대로 자신을 주로서 계시하신 삼위일체 하나님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홀로 영광 중에 계시기를 원하지 않고 죄인 인류를 구원하기 위하여 성육신 하셨고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신 구원하신 사랑과 계약의 하나님이다. 영원한 하나님 성령은 하나님의 객관적 계시사건을 우리 자신을 위한 주관적인 사건으로 인식하고 이해하고 체험하게 하신다.

박 교수의 신학은 성서가 증언한 이 신비한 “중심”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않고 중심을 더욱 힘차게 분명하게 표명하고 증언한다. 그러나 어둠을 모르는 빛이 있을 수 없고 슬픔을 모르는 기쁨이 있을 수 없듯이, 박 교수님은 자신의 모든 저작들과 설교들에서 선과 악이 희망과 탄식이 병존하는 현실을 직시하시고 아파하고 괴로워하시면서도 비관주의나 절망과 체념에 떨어지지 않고 언제나 빛과 희망을 품고 일어나신다. 그것은 십자에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다시 영광 중에 오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다스리시는 주님이라는 믿음의 용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믿는 자의 삶을 인간의 모든 계산과 알 수 없는 인생의 험한 파도를 넘어서 결국 선과 빛으로 인도하신다는 박 교수님의 깊은 신앙의 확신이다. 그것이 박 교수님의 신학적 실존을 형성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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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님은 텍스트 중심적인 말씀의 신학을 가장 분명하게 현창한 것이 그분의 박사학위논문이다. 하버드 대학에서 작성한 칼 바르트의 성서 영감론을 중심으로 천명한 “성서 영감론”이다. 박 교수님은 한국인으로서 처음 신학박사를 하버드에서 받았고 그 논문의 성격이 당시 성서문자영감설과 목적영감설로 분열된 한국장로교를 개혁신학의 빛 속에서 진단하고 통합을 제시한 탁락한 논문이었다. 그 박사학위 논문은 그 당시 한국 지성인의 유일한 월간지였던 <사상계>에서 오랫동안 발표되었고 많이 회자되었다.

박 교수님은 이 논문의 서두에서 두 상이한 영감설 즉, 성서 문자적인 축자영감설을 주장한 분들의 이론을 정통주의입장들의 빛에서 정리하고 성서의 고등비판에서 연구된 학문적인 성과를 중심으로 한 김재준 목사님의 목적영감설을 자세히 분석하고 정리하고 있다. 김재준 목사님에 의하면 고등비판을 통하여 성서의 권위나 영감설이 추락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이 계시하신 중심이 더욱 명백하게 드러난다. 성서의 우의적 해석과 교리를 정당하기 위한 성서의 왜곡이 사라진다.

박 교수님은 절대로 인간의 상황에서 신학을 시작하지 않고 언제나 성서에 계시된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을 신학의 출발점으로 중심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교수님의 신학은 텍스트의 신학이다. 교수님은 하나님의 유일한 말씀인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유일한 구원사건과 성령의 사건을 간과하거나 무시한 신학의 조류와 대결하고 비판하고 올바른 텍스트의 신학을 확고하게 세우신다.

그래서 박 교수님은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하고, 성서의 증거대로 복음을 바르게 선포하고 성찬식을 바르게 집행하는 신학을 전개하신다, 이로써 박 교수님은 교회를 교회되게 하자는 하는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데 관심한다. 박 교수님이 이러한 신학은 “하나님의 말씀이 바르게 선포되고 성찬식이 바르게 집행되는 곳에 참된 교회가 있다.”는 종교개혁의 신학사상을 충실이 따르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박 교수님은 이러한 차원을 포함하여 한국의 교회와 신학계가 교회 안에서만 머무는 내향적인 교회, 수동적인 선교 행태를 지양하고 불의와 악이 창궐하는 사회와 역사에 참여하여 세상을 변혁하는 빛과 소금의 사명을 수행하는 교회로 거듭나기를 촉구하고 희망한다. 이러한 신학사상이 박 교수님의 “기독교의 비종교화”라는 저서에 명백하게 깊이 나타난다.

박봉랑 교수의 저서들

아직 책으로 발간되지 않는 수많은 논문들과 보석 같은 설교 원고들이 남아있다. 박 교수님은 탁월한 논리를 지닌 학자이면서도 철저한 성서의 주석을 기초로  신학의 깊이를 지닌  훌륭한 설교를 많이 하셨다. 우리가 현대 신학자들 중에서 유명한 설교자들을 꼽는다면 라인홀드 리버, 칼 바르트, 트루나이젠, 폴 틸리히, 헬무트 틸리케, 로호만, 몰트만 등일 것이다. 한국의 신학자들 중에서 위와 같은 신학자들처럼 높은 수준의 설교자들은 박봉랑, 김정준, 강원용 등일 것이다.

책으로 출판되지 않은 논문들과 설교 원고들을 제외하고 박 교수님이 대작들은 다음과 같다.

다음 글부터는 이러한 저서들에 대한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저서들을 통해 박봉랑 교수님께서 어떤 신학을 전개하셨는지 살펴보는 작업이다.

오영석 명예교수(한신대)  ofr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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