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가 작고 노령 인구가 많은 농촌교회에서 담임목회자가 의욕적으로 지역을 돌보며 목회하려고 마음을 먹을 때 난점은 무엇일까? 자문자답이 되어버렸지만 규모가 작은 현실에서는 오는 재정문제와 노령 인구로 인한 일손 부족이 아닐까 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외부의 후원을 받거나 혹은 지자체의 도움을 받는 것이 일상화된 모습이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지역돌봄 혹은 목회가 마냥 긍정적인 것일까? 11월 27일 한신대 신대원에서 진행된 <농촌교회와 목회> 세미나에 이야기 손님으로 초대된 상전벧엘교회 윤석중 목사를 통해 이러한 모습에 대한 진지한 숙고가 이어졌다. 세미나 주제는 “농촌교회와 지역연합선교”였다.

기장교회연합의 출현

윤 목사는 목회를 하러 진안으로 갔을 때 같은 교단끼리의 연계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개 교회 중심주의를 벗어나고자 진안의 기장교회들에게 먼저 제안하면서 장애인복지사업을 시작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시작은 좋지 않았다.

왜냐하면 교회끼리 갈등으로 인해서 장애인복지사업이 실패해 버린 것이다. 이 아픔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 갈등으로 인해서 지금까지도 진안에 있는 모든 기장교회가 모이는 것이 힘들어지게 되었다.

▲ 사진 왼쪽이 11월 27일 한신대 신대원에서 진행된 <농촌교회와 목회> 세미나에 이야기 손님으로 초대된 상전벧엘교회 윤석중 목사와 류장현 한신대 교수. ⓒ최도영

그러나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장애인복지사업을 시작으로 기장교회연합을 시작하게 되었다. 기장교회연합은 기독교연합회가 동성애 반대 서명을 하기로 결정하고 추진하였을 때, 적극적인 반대 운동과 함께 연대서명을 하지 않기도 하였다.

그러나 윤 목사는 개인적으로는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사회적 소수자가 일방적으로 배제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동성애 반대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련된 혐오”라고 불리는 반 동성애 행태가 아닌지 성찰이 필요해 보이는 순간이었다.

기장교회연합의 사업들

기장교회연합은 녹색평화연대와 진안YMCA와 연대해 진안군의 수돗물 불소투입 사업을 전면 무효화시키기도 했다. 또한 자연 훼손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이산케이블카설치반대 운동을 진행했다. 그 열심히 활동한 결과 2018년 4월 진안 마이산케이블카 설치사업 추진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새만금지방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나왔다. 환경청은 마이산케이블카설치사업의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부동의’를 의결해 지난 4월 18일 진안군에 통보했다. 현재 진안군수는 이를 수긍하지 못하고 헌법소원까지 가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기장교회연합의 가장 큰 사업은 삼성꿈장학재단의 지원을 받아서 진행 중인 교육연합-진안교육복지네트워크이다. 진안지역의 인구는 노인인구의 비율이 높아 인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역이다. 그래서 윤 목사는 아동청소년 교육을 위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교육 예산과 읍 중심의 교육장소의 편향성 때문에 교육의 사각지대에 들어가는 아동청소년인구가 많았다. 면단위 중심의 배움터를 설립하기 시작한 계기였다. 그래서 진안교육복지네트워크는 아동청소년들의 교육을 진행하고 아동청소년들이 성인이 되어 타지역으로 이동하더라도 대학 졸업 후 다시 지역으로 돌아왔을 때 배움터의 강사, 요리 등으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지역 선순환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시 돌아온 청소년, 그것을 후기 청소년이라고 말하는데 벌써 성공사례가 생겼다고 한다. 

연합의 힘, 소통의 힘

발제가 끝난 후 학생들의 논찬과 질문이 이어졌다. 최도영 학생의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항상 이 세미나에 오시는 목사님들마다 의견이 조금씩 다른 게 있는데, 그것은 바로 외부에 재정적 도움을 받는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된다고 말하는 목사님과 외부의 도움을 구하는 순간 공동체는 의존적인 성향이 강해진다며 절대적으로 거부해야 된다고 말하는 목사님이 있다.”

▲ 도시가 되었던 농촌이 되었던 살아갈 수 있을만큼의 재화가 필요한 시대이다. 이에 대한 고민은 어떤 사역을 하든지 간에 중요한 점이다. ⓒ최도영

이에 대해 윤 목사는 결론적으로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되는가, 받지 말아야 되는 가에 대한 것은 답이 없다고 밝혔다. 관의 혜택을 받으면 관에서 하는 정책들에 반대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분명히 활동의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이산케이블카설치 반대이다. 관의 정책이기 때문에 설치반대 운동에도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존재했다. 때문에 윤 목사는 개인적으로는 될 수 있으면 최대한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는 지혜로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부름 학생은 윤 목사가 추구하는 목회의 목표와 취지가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이에 윤 목사는 거창한 교회론과 같은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하나님의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항상 고민한다고 말하였다. 어쩌면 소통의 힘은 저절로 연합을 불러 모으는 것인지도 모른다.

윤 목사는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잘난 것이 없지만, 그나마 있는 장점을 꼽자면 주변에 사람이 많다는 것뿐이라며 환희 웃어보였다. 개 교회를 벗어나 지역교회들과 소통하며 지역을 섬기는 것, 그것이 바로 지역연합선교였다.

최도영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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