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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웨의 자유로움이 일으킨 불화와 형제살인구약성서에 대한 문학적 이해 7
이정훈 | 승인 2018.12.02 18:14

가인과 아벨 이야기는 민족적 신화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초기 이스라엘의 신학전승에 속한 것으로 간주된다. 전통적으로 이 본문을 창세기 3장과 연결된 이야기로 읽혀져 왔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그 자체로서 읽어야 한다. 이것은 목축과 농업에 종사하는 두 부족 사이에 벌어지는 경쟁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는 목자들이 농부들을 싫어하는 감정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왕적인 권력을 탐내는 상황을 밑바닥에 깔려 있다. 농부는 가장 좋은 땅을 차지하여 경작을 하며 농사를 짓는다. 그러나 양떼를 몰고 풀이 나는 좋은 땅을 찾아 유랑하는 목자들이 자기 땅을 쳐들어 오면 농부들은 극구 그들을 몰아낸다.

반면 목자들은 농부들이 자기네들만 좋은 땅을 가로채어 말뚝을 박고 자기네만이 땅을 소유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을 못마땅히 여기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 양자 사이에는 항상 알력이 있어 온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농부와 목자의 갈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정착민과 유목민과의 대결로도 번진다. 땅을 차지하고 정착한 이들은 도시를 건설하고 문화를 창조하기 때문에 도시생활과 그 문화에 대한 반발이 유목민에게서 나오게 되는 것이다.

▲ 루벤스, “가인과 아벨” ⓒGetty Image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는 안정된 가정의 상황으로부터 해결되지 않은 소외문제로 옮겨간다. 또한 가인 자체의 예물이 잘못된 것이라든가 또는 가인의 성품이 악했다 등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농경생활에 정착하기 전 유목민의 편견에서 우러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잘 들여다 보면 문제의 발단은 이스라엘의 기묘한 하나님이신 야웨께로부터 비롯된다. 납득할 만한 아무런 이유도 없이 야웨께서는 어느 한쪽을 택하신다. 어느 한쪽은 받아들이고 다른 한쪽은 거부하신다. 이 줄거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종잡을 수 없는 야웨의 자유이다. 가인이 배척당한 것은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여기에서 삶은 불공평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간들 사이에 살인적인 충동이 생겨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하나님의 예측할 수 없는 자유로움에 의해 이야기는 거칠어진다. 어쩌면 야웨의 자유로움이 없었다면 가정이 더 화목하게 되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야웨는 거기 계신다.

지금까지 읽어 온 창세기 이야기들에서 야웨는 단절시키시며, 갈등을 불러일으키시며, 현실의 어두운 면들을 드러나게 하시는 역할을 하고 계신다. 우리들은 잠시 멈추어 서서 인간들의 삶의 단절들과 긴장들과 어두운 그림자들로 가득 차 있음을 시인할 필요가 있다. 야웨 때문인지 세상이 그래서 그런 것인지 알쏭달쏭해지는 부분이다.

야웨 기자는 아담의 불복종이 가인의 질투를 낳고, 질투는 형제 살인을 낳게 된 것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4:9)라는 하나님의 질문은 죄를 지은 인간에게 내리시는 가슴을 찌르는 채찍이다. 가인은 아담이 하와에게 자기의 잘못을 전가시키려고 애썼던 것처럼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4:9)라는 말로 책임 회피를 꾀한다. 그러나 땅에서 울부짖는 피의 호소는 감출 수가 없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피가 생명력을 가진 자체의 마술적인 힘이 있다고 본 것 같다.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에서 하나님은 땅에 저주를 내리고, 가인은 가족의 친교와 보호로부터 추방을 당한다. 그러나 야웨 기자는 가인에게 “표”를 찍어 그가 타인에게 얻어 맞다 죽지 않도록 보호해 준다. 야웨 기자는 이같이 은은한 하나님의 보호와 인간 구원의 섭리를 이끌어 나간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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