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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남북교류 협력단 정책토론회 개최“통일은 하나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는 것”
윤병희 | 승인 2018.12.03 19:19

한국교회 남북교류 협력단(공동대표 나핵집 목사, 지형은 목사, 한영수 회장, 이영훈 목사)은 11월30일(금) 오후2시부터 성공회 대학로교회에서 ‘남북교회 협력사업을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협력단은 현시기 동아시아 정세를 ‘한반도 평화와 상생의 시대’로 보고 이에 대응하고자 범 개신교 차원에서 ‘민족화해를 도모하고 남북민간교류에 앞장서는 것이 교회에 맡겨진 사명’임을 표방하며 지난 8월 발족했다. 사업단 발족의 의의는 다양한 분파와 스펙트럼으로 분화되어 있는 개신교 그룹들이 대북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진보-보수의 틀을 벗어나 사업의 통로를 한 곳으로 집중한다는 것이다.

이날 정책토론회는 협력단이 처음 개최한 사업이었다. 협력단 공동대표인 나핵집 목사는 “정책토론회를 통해 이웃종교와 시민사회 등 다양한 시각으로 남북 민간교류를 조망하고 중ㆍ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자 한다”고 개최 취지를 밝혔다. 나 목사는 토론회의 주제가 “민의 참여를 통한 한반도 화해와 상생”임을 설명하고 협력단이 7.4남북선언과 88선언의 연장선상임을 확인했다.

▲ 왼쪽부터 이창열 상근회담대표(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엄주현 사무처장(사단법인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협력단 공동대표 나핵집 목사, 박창일 신부(평화3000 운영위원장), 협력단 공동대표 지형은 목사 ⓒ윤병희

정책토론회는 “남북교회 협력사업을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를 점검하고 남북교류에 필요한 자세와 대안적인 대북인식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남북(사회주의-자본주의)은 물론 남남(진보-보수) 사이의 상호 인정과 공존의 세계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북관계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

먼저 주제 발제를 맡은 지형은 목사(협력단 공동대표, 성락성결교회)는 협력단에 대해 “한국 교회의 보수와 진보 그리고 남북 관계와 연관된 교계의 사회단체까지 함께하는 모임”이라고 자기 정체성을 되뇌였다. “지금까지 한국 교회의 보수나 진보는 각자의 신앙과 가치관에 따라 남북 교류에 힘써왔지만 현재 남북 관계의 틀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상황인식을 피력한 것이다. 이어 “한국 교회의 보수와 진보가 함께 일할 수 있는 공통 분모와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인도적 인륜도덕, 창조의 생태윤리, 법치의 민주주의, 상생의 시장경제’라는 덕목을 제시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교회(평화3000 운영위원장 박창일 신부), 시민사회(엄주현 사단법인 언린이의약품지원본부 사무처장) 및 정부(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이창열 상근회담대표)의 부문별 발표가 이어졌다.

박창일 신부는 지난 30여 년의 북한 관련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발표를 진행했다. 특히 “통일은 하나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이후 토론시간에 ‘대북지원을 언제까지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대북지원이 아니라 나눔”이며 “이것은 죽을 때까지 해야 한다”고 대답해 주목을 받았다.

이어 박 신부는 통일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우리 자신의 대북 인식을 점검하고 우리 스스로 바꿔야 한다며 “우리 생각의 근저에 깔린 오리엔탈리즘”을 지적했다. 북을 얕보고 깔보며 지원대상으로 보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북을 주체로 인정해야 하며 “민주주의란 상대편을 존중하는 것”(Democracy is to respect others)이라고 강조했다.

이 말은 1986년 필리핀 마르코스를 축출한 피플스파워 시위 현장에서 한 학생이 했던 말이라는 설명이다.

상생, 공영할 수 있는 길 찾아야

이어 엄주현 사무처장(사단법인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은 최근 방북해 북쪽의 의료시설을 둘러본 사례를 공유했다.

“향후 남북 교류협력 사업은 공여국과 수혜국의 관계가 아닌 남북이 상생, 공영할 수 있는 차원으로 추진될 것이고 인도적 지원의 자리는 협소해질 수밖에 없다.”

이어 변화하고 있는 정국에 대해서도 대응규범을 제시해 실질적인 논의를 이끌어냈다.

“새롭게 전개될 대북 교륙협력은 민간단체들에게 운동이냐, 지원이냐, 사업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하며 북측 뿐 아니라 한국 내에서의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이창열 상근회담 대표는 향후 남북교류협력은 “국제사회 대북제재를 고려한 단계적·점진적 추진, 국민적 공감대와 참여, 한반도 신경제구상 구체화”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발표에 이어진 토론회에서 주목할 만한 질문과 대답이 쏟아졌다. “북의 종교탄압이 심하지 않나”, “북의 신자들이 진짜 신자들이냐”와 같은 북쪽 종교상황에 정보결핍 질문에 대해 “북에서는 종교를 미개한 것으로 취급한다”, “우리 성당에 3천명 신자들이 있는데 이들이 전부 진짜 신자냐?”는 답변이 오갔다. 또한 “대북 지원을 언제까지 해야 하나”와 같은 퍼주기 우려 질문, 그리고 “북쪽의 한계가 분명한 상황에서 협력단의 교류의 노력이 실효적일 수 있을까”와 같은 우려 섞인 문제제기에 대해 “오히려 이용당해주는 것이 좋다. 기능주의에 당해주는 것이 좋다. 장기적으로 다 되돌아 온다”가 답으로 주어졌다.

윤병희  ubiquit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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