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복음서는 가버나움의 백부장을 부정적으로 그리는 것인가? 긍정적으로 그리는 것인가?(미주 1) 제국의 군사 장교로서 로마와 헤롯 안티파스에 복역하는 엘리트의 모습은 다소간 부정적인 면모를 암시하고 있다.

▲ 가버나움의 백부장 ⓒWikipedia

그런 그가 예상과 달리 파격적이고 겸손한 모습으로 예수에게 다가간다. 이러한 모습은 일견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Q복음서는 백부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Q복음서의 가버나움 백부장은 부정적인 모습인가

필자는 Q복음서의 가버나움 백부장이 부정적으로 그려지는지 긍정적으로 그려지는지를 파악하려면 백부장 이야기를 좀 더 큰 틀에서 볼 필요가 있다. 즉 Q3:2b-7:35이라는 Q복음서의 큰 부분(Part)에서 Q7:1-9라는 백부장 단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Q복음서의 편집을 고려하면 백부장의 이야기를 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단초가 드러난다.

Q복음서에서 백부장 단락은 Q3:2b-Q7:35의 큰 부분에 포함되어 있다. Q3:2b-Q7:35는 편집작업에 의해서 하나의 구성을 가진 복합물이다. 따라서 백부장 본문은 Q3:2b-Q7:35의 편집 단위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단락의 통일성은 지속적으로 언급되었다.(미주 2) 그리고 이 구성물은 “예수와 세례자 요한”이라는 타이틀로 흔히 거론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제목이 과연 합당한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예수의 시험(Q4:1-13), 평지설교(Q6:20-49), 가버나움 백부장의 이야기(Q7:1-9)에는 세례자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례자 요한과 예수의 관계는 말씀복합물의 처음과 끝 부분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큰 틀에서 세례자 요한 복합물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먼저, 앨리슨(D. C. Allison)에 따르면 Q3:2-Q7:35를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미주 3)

▲ 앨리슨이 분석한 백부장 이야기의 구분

Q3:2-Q7:35의 복합물(Komplex)은 평지설교를 중심으로 “키아즘”(chiasm, 교차배열구조)을 가진다. 평지설교의 앞뒤에 내러티브가 있으며 복합물의 시작과 끝은 모두 어록(Logion)인데 모두 세례자 요한과 관련되어 있다. 앨리슨은 이것과 더불어 내용면을 고려한 다음의 키아즘을 제안한다.(미주 4)

▲ 앨리슨이 제안한 키아즘 구조

앨리슨은 그의 첫 번째 부분인 Q3:2-7:35에서 몇 가지 연결점을 착안한다. 먼저 위의 Unit 1과 5에서 볼 수 있는 바 오실 그분(ὁ ἐρχομενος)(Q3:16; Q7:19)라는 종말론적 형상의 사용이다. 그리고 청중들로서의 “민중(들)”(ὄχλοις)과 아브라함의 “자녀”(τεκνα)와 지혜의 “자녀들”(τεκνων)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다음으로 Unit 2와 4의 상응이다. Unit 2와 4는 모두 내러티브라는 점과 대화(dialogue)로 구성되어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보다 중요한 점은 Unit 2와 4가 “기적”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5)

예수를 시험하는 가버나움의 백부장

Q7:1-9의 백부장 본문은 ‘세례자 요한 복합물’에 포함된다. 그리고 백부장 이야기는 시험이야기(Q4:1-13)- 평지설교(Q6:20-49) - 백부장 이야기(Q7:1-9)의 틀 안에 위치하고 있다. 즉, 평지설교를 가운데 두고 시험 이야기와 더불어 평지설교의 앞과 뒤에 위치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Q복음서의 편집에 있어서 백부장 이야기는 시험 이야기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게다가 백부장 이야기는 시험이야기와 더불어 Q복음서에서 상당히 드문 형식인 내러티브 형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두 이야기는 기적에 대한 관심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는 시험 이야기와 백부장 이야기 사이에 주목해야 할 내용이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앨리슨은 시험 이야기(Q4:1-13)와 백부장 이야기(Q7:1-9)가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상반되는 내용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시험 이야기에서 마귀는 예수를 거절하면서 기적을 요구하지만, 백부장은 예수를 받아들이면서 기적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두 이야기를 살펴보면 마귀와 백부장이 모두 예수를 시험하는 인물로서 생각될 수 있다. 마귀와 백부장은 대립적으로 평행하는 인물이 아니라 서로 상응하는 평행을 이루는 인물들이. 즉, 마귀와 백부장은 둘 다 예수를 시험하는 인물로 생각될 수 있다.

김재현  verticalkj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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