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로부터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살지 않는 기독교는-이것을 고집하기 위하여-변질하며, 붕괴한다. 그러나 또한 하나님에 기초하지 않은 하나님 나라는 마침내 실패한다. 둘 다 명백하다 (Gleichnisse, S. 104).

종교적-사회적 운동은 부르주아적 종교로 타락한 기독교와 사회주의적 희망 속에 있는 메시아주의적 요소를, 즉 그의 영혼을 상실한 과학적 사회주의에 대한 반대 운동이다. 종교적-사회적 운동은 그 대안으로 새로운 공동체와 종교적 사회주의를 제시한다. 종교적-사회적 운동은 살아 있는 하나님과 이 세상을 위한 그의 나라에 대한 철저한 신앙에 기초한다. 라가츠는 하나님‘과’ 그의 나라에 대한 신앙을 세상을 구원하는 ‘온전한’ 진리로 이해한다.

이 세상을 위한 하나님 나라는 베드로후서 3장 10-13절에 가장 의미 있게 표현되어진 종교적-사회적 메시지이다. 새 하늘은 하나님의 정의의 나라와 점점 더 발전하며 언제나 가장 새로운 것으로 우리 앞에 있는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새로운 계시를 의미한다. 옛 하늘은 정치적 사회적 불의를 신적 세계 질서로 승인하는 정의가 거하지 않는 종교의 하늘이다.

그러나 새로운 하늘들은 하나님의 무한성과 살아 있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에 상응하는 하나님의 창조의 무한성을 의미한다.(1) 그러므로 새 하늘에 관한 메시지는 하나님의 아버지됨과 그의 사역에 관한 새로운 종교적 메시지이다. 하나님과 인간의 새롭고 올바른 관계를 의미하는 인간의 하나님의 자녀됨, 영혼의 구원 및 모든 운명, 과실과 죽음에 대한 승리, 즉 우주적 구원이 새 하늘에 관한 메시지에 속한다.(2)

새 땅은 새 하늘 또는 새 하늘들의 능력으로 창조된다. 그것은 하나님의 정의가 거하는 땅이다. 그것은 새 하늘로부터 내려온다. 그것은 하나님의 인간되심이 되어진다. 따라서 새 땅은, 다르게 표현하면, “악마의 독과 오물에서, 폭력, 착취, 전쟁, 노예, 악마주의, 모든 기만에 의한 고통에서 깨끗하게 되어진 땅”이다.(3)

라가츠는 새 땅의 정의를 정치적, 사회적 그리고 문화적 형태로만 해석하지 않는다. 그의 해석은 신정론적 인식을 포함하며, 모든 권세들에 대한 하나님의 통치를 표현한다. 새 땅의 정의는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하나님에 의해 의로운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온전한 의지의 성취 또한 인간 세계에서 그의 전능, 거룩성 그리고 사랑의 실현, 그의 완전히 구원받고 새롭게 된 피조물의 실현을 의미한다.

따라서 새 땅의 정의는 약속과 구원의 성취이다. 그러나 그 성취는 우리의 종교적 노력, 우리의 신학, 우리의 교회성에 의해서, 그리고 결코 우리의 창조에 의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의 도래는 현존하는 세계의 폐지를 의미하는 하나님의 혁명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새로운 힘들 곧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힘들의 출현이기 때문이다. 새 땅은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 사회적 메시지를 포함한다.

이 종교적-사회적 메시지는 하나님 나라의 양극성을 형성한다. 그것은 하나님 나라 안에서 일치하며 서로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다. “하나님과 인간, 종교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 새 하늘과 새 땅”은 하나님 나라 안에서 일치한다.(5) 두 메시지의 일치는 ‘온전한’ 하나의 진리로서 일찍이 역사에 나타났던 가장 큰 혁명의 힘이다.

라가츠는 이러한 관점에서 기독교와 사회주의의 관계를 설명한다. 그들은 본래 하나의 진리이며, 하나님 나라의 양극성 안에서 일치한다.(6) 사회주의는 여기서 물론 물질주의적 세계관과 결합된 ‘과학적’ 사회주의가 아니라 도덕적(또는 종교적) 세계관에 기초한 ‘종교적’ 사회주의를 의미한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 안에서 기독교와 사회주의의 일치는 각자가 자신을 온전한 진리로 간주하며 서로 싸우는 두 부분으로 깨어졌다. 우리는 이제 그 분열의 근본 원인을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기독교: 하나님 나라 없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

기독교와 사회주의의 분열에 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비신앙인 또는 사회주의가 아니라 신앙인 및 기독교에 있다. 라가츠는 우선적으로 기독교의 회개를 요구한다. 기독교는 세계를 실천적으로 변혁하는 임무를 가진 해방 공동체이다. 기독교는 철학적 이 데가 아니라 그의 담지자가 하나님과 인간이며, 결정적인 실천의 목표로서 구원을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매우 현실적인 역사이다. 그 목표는 신앙으로 시작해야 하며, 노동과 희생을 통해서 현실화되어야 한다.

▲ 라가츠에게 있어 기독교와 사회주의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 둘을 어떻게 극복하고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룰 것이냐가 핵심이었다. ⓒGetty Image

라가츠는 이것을 하나님의 역사이며 동시에 인간의 역사를 의미하는 ‘계시의 역사’라고 부른다.(7) 기독교는 새 하늘(또는 종교적 메시지)을 선포했지만 새 땅(또는 사회적 메시지)을 잊어버렸다. 다시 말해서, “기독교는 참으로 하나님을 믿었지만 세상을 위한 그의 나라를 믿지 않았다.”(8) 그것은 하나님 나라의 온전한 진리의 축소이며, 동시에 기독교와 사회주의를 분열시킨 근본 원인이다.

종교적 메시지는 사회적 메시지가 없으면 변질한다. 기독교의 하나님 나라 없는 하나님의 선포는 주지주의와 철학적 이데올로기를 통해서 하나님에 대한 신앙의 변질과 경직을 초래한다. 살아 있는 하나님과 그의 진리는 철저하게 교의화 되었다. 살아 있고, 창조하며, 전진하는 하나님은 부동의 존재와 순수한 철학적인 추상적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인간되심의 진리를 그리스도론적 교의로 만들었다. 우리는 또한 인간 세계에서 투쟁하고, 고난 당하며, 구원하는 형태를 획득해야만 하는 그리스도를 “교회의 신인”으로 만들었다. 기독교는 이론과 제도가 되었고, 하나님의 역사는 이론이 되었다. 라가츠는 이러한 기독교의 변질을 다음과 같은 말로 요약한다.

그 결과 종교적 개인주의 곧 만인의 구원 대신에 개인의 구원을 지향하는 “거룩한 이기주의”가 기독교 안에 널리 퍼졌다. 그리고 세상이 하나님 나라의 장소가 될 수 없다고 설명하며, 악의 힘들과 인간의 부패를 유전죄로 간주하는 비관주의가 널리 퍼졌다. 하나님 나라에 대한 희망은 저 세상에 대한 희망이 되었다.

따라서 기독교는 정치적 사회적 변화를 통한 세상의 변혁이 아니라 참회와 중생을 통한 개인의 변화를 원한다. 기독교는 언제나 세계 심판이 없는 영혼만의 구원과 죄의 용서를 선포한다. 교회는 그것을 통해서 우세한 보수적 힘이 되었다. 교회는 왕권과 제단의 동맹을 통해서 “국가의 은혜로운 지배자의 정신적 경찰”로 발전한다. 교회는 그의 본질에 따라서 “민중의 아편”이 되었다.

기독교는 이와 관련해서 하나님 나라가 최우선적으로 투쟁하는 소유와 폭력의 문제를 결정적으로 거절한다. 따라서 세계 전쟁은 “전쟁의 기독교”와 “전쟁의 신학”에 의해서 지지되었다.(11) 기독교는 성서의 원리에 의하면 모든 소유가 본래 하나님과 형제에게 속하며, 세상 물질의 소유자는 오직 그것의 청지기로만 존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유 재산의 거룩성을 옹호한다.(12)

기독교는 그 결과로 맘몬주의에 빠졌다. 사람들은 종교로부터 물질적 이익을 취한다. 성서의 “시장”(요 2:12-22)과 “강도의 소굴”(마 21:13. 렘 7:11)이라는 말은 이같은 기독교에 적용된다. 종교는 불의한 세계를-전쟁, 가난, 민족주의들을-이데올로기적으로 승인하며, 그것을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질서로 이해한다. 그러므로 종교는 다른 모든 고난을 그리스도와 함께 공격하고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신학적으로 설명한다.(13)

기존의 기독교는 세상을 위한 하나님 나라의 온전한 진리를 축소함으로서 성령의 능력과 은사 및 하나님 나라의 희망과 하나님 나라의 평화를 상실했다(요 2:1-12).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혁명은 역사에서 사라졌다. 기독교의 역사는 이러한 의미에서 그리스도의 나라가 변질되어 온 역사이며, 또한 그 변질에 대한 투쟁의 역사이다.(14)

하나님은 비신앙인과 사회주의에게 그의 의지의 성취를 위임함으로서 신앙인과 기독교의 자기 도취적 교만을 벌한다. 그것은 이미 서술한 것처럼 하나님 나라의 질서이며, 기독교에 대한 경고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것을 통해서 신앙인에게 진리를 일깨우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그는 오늘날 레닌의 공산주의를 통해서 기독교인들에게 그리스도의 공산주의를 상기시킨다.” 그것이 하나님의 역설이다.(15)

사회주의: 하나님 없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신앙

사회주의는 기독교와는 달리 정의가 거하는 새 땅을 선포한다. 그는 사회적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그의 사회적 메시지의 선포는 사회주의의 근본 원리와 고유한 본질처럼 그의 궁극적 의미와 강력한 권리이다. 또한 사회적 메시지의 선포는 프롤레타리아트와 기독교를 부활시켰다. 라가츠는 그것을 세례 요한의 역할과 유사한(요 1: 23)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위한 준비로 인식한다.

그러나 사회주의의 사회적 메시지는 궁극적으로 기독교에서 유래한다. 사회주의는 그 의미와 근원에 있어서 기독교의 반쪽이다. 왜냐하면 사회주의는 사람들이 오래 전에 모든 영혼의 무한한 가치 및 하나님의 자녀됨과 형제됨에 관해서 들었던 바로 그곳에서만 발생할 수 있었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16)

그러나 사회주의는 새 하늘 또는 새 하늘들을 상실했으며, 그와 동시에 그의 사회적 메시지도 변질되었다.

옛 하늘은 사회주의적 사고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부르주아적-자본주의적 사고 방식에 알맞은 물질주의적 (또는 자연주의적) 세계관을 의미한다.(18) 사회주의는 ‘신앙’이 아니라 ‘학문’에 기초한다. 그것은, 기독교가 살아 있는 하나님을 믿으나 세상을 위한 하나님 나라를 믿지 않는다면, 사회주의가 참으로 세상을 위한 하나님 나라를 믿으나 살아 있는 하나님은 믿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19)

사회주의는 그 결과 이미 언급한 것처럼 비극적으로 발전했다. 감격적이고 일치된 목표와 사회주의적 희망을 위한 풍요한 근거가 사회주의에 결여되어 있다. 사회주의의 기독교로부터 이탈은 라가츠에 의하면 본질적으로 기독교의 그리스도로부터 이탈에 근거한다. 우리는 사회주의를 오직 새 하늘의 도움으로만 구원할 수 있다.

그래서 라가츠는 과학적 사회주의 대신에 종교적 사회주의를 주장한다.

류장현 교수(한신대 신학부/조직신학)  jena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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