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목) 촛불교회가 올해 마지막 촛불기도회를 광화문 사거리에서 “양심수 석방을 위한 기도회”를 진행했다.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깨닫기를

기도회는 먼저 생명사랑교회 장모세 님의 기도로 시작되었다. 장모세님은 기도를 통해 임마누엘 주님이 어디에 오시는지 물었다.

“초 강대국이 된 미국땅에 오십니까? 권력, 자본의 힘을 움켜쥐고 지키려는 자들에게 오십니까? 화려한 장식의 대형교회에 오십니까? 아니면, 분쟁과 내전으로 신음하는 땅에 오십니까? 힘겨운 삶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품고 살아가려다 스크린도어에 끼여 죽고 컨베이어벨트에 깔려 죽은 청년들에게 오십니까? 차가운 거리 위에 촛불 하나 밝힌 이곳에 오십니까?”

▲ 촛불교회와 예수살기 그리고 양심수 후원회가 공동으로 지난 20일 광화문 사거리에서 “양심수 석방을 위한 기도회”를 진행했다. ⓒ김준표

또한 “부조리한 체제와 왜곡된 공간에서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지키고자 감옥이라는 가장 낮은 곳에서 고통받는 양심수들을 기억하소서. 국가보안법이라는 악법을 넘어서는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자유, 인권이라는 귀한 가치를 깨닫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우리의 눈은 어디를 향해 있는가

이날 기도회 설교를 맡은 한문덕 목사(생명사랑교회)는 베드로가 초기교회에서 죽음을 각오한 십자가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예수를 부인하던 날밤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시는 예수님의 눈빛’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예수의 눈빛은 원망과 질책이 아니라, 베드로의 양심을 깨우고 삶의 방향을 이끄는 별빛이 되어 주었다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나요? 오늘 우리의 눈빛은 어떠한가요? 눈은 마음을 보여준다는데, 오늘 우리의 눈빛은 누구와 마주치고 있나요? 자신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시대의 아픔에 외면하지 않고 감옥가기를 주저 하지 않았던 오늘의 양심수들의 눈빛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고 무엇을 깨달아야 할까요? 국가보안법이 아직도 살아 있고, 대미종속관계 속에서 여전히 벌벌 떨어야 하고, 끝 간 데 모르는 기득권자들의 갑질 속에서 우리의 양심은 어디쯤 위치해야 할까요?”

한문덕 목사는 우리의 눈빛이 양심수들의 눈빛을 따라야 함을 강조했다.

정치권력은 바뀌었지만 양심수들은 여전히 감옥에

시대의 증언으로 두 분이 나섰다. 먼저 지난달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3년 만기출소한 김성윤 목사는 공안권력이 얼마나 야만적이고 비이성적인가를 자신의 구속과 재판과정을 비추어 이야기를 풀어갔다. 2008년 시작된 촛불교회 기도회 때부터 자신과 주변인들의 자료를 수집하고,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기소내용을 유지하기 위해 조작을 서슴지 않았던 보안경찰과 공안검사의 행태를 폭로한 것이다.

▲ 양심수 후원회 김혜순 대표가 변화된 시대에도 불구하고 양심수들은 여전히 감옥에 있음을 강변하고 있다. ⓒ김준표

또한 양심수 후원회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혜순 님은 촛불민중의 함성으로 정치권력은 바뀌었는지 모르지만 여전히 양심수들이 감옥에 갇혀 있음을 상기시켜 주었다.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애쓰다 부당하게 구속된 양심수가 현재 11명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김혜순 님은 또한 양심수 무연고 출소자들의 생활을 지원하고자 운영되는 ‘만남의 집’을 소개했고, 추운 겨울에 양심수들을 기억해 주는 기도회를 열어 준 것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기도회에 함께한 이들은 정의, 평화, 인권이라는 가치가 얼어붙지 않도록 자신의 온몸으로 품고 감옥에 갇혀 있는 양심수들을 위해 기도했다.

“평화로 오신 아기 예수여, 갇힌 이에게 오셔서 자유와 해방의 기쁨을 주소서.”

김준표  siram3@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