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구원과 해방을 선포하는 행복한 설교

지금 우리는 엘리자베스 쉬슬러 피오렌자가 설명한 성서 해석의 네 가지 패러다임을 통해 ‘행복한 설교를 위한 성서 읽기와 해석하기’ 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먼저 행복한 설교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 지 집고 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설교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나에게 행복한 설교는 하나님과 우리가 맺는 관계, 즉 신앙의 관계의 성찰과 성숙을 통해 우리의 삶을 억압하고 구속하는 모든 부분이 변화, 변혁되어 하나님의 구원과 해방을 선포하고 그 구원과 해방이 우리의 삶에서 이루어 지는 설교를 의미한다.

설교를 위한 성서 읽기와 성서 해석은 아무리 그 중요성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특별히 하나님의 구원과 해방을 선포하는 설교를 위해서는 어떻게 성서 읽고 해석하는 가는 결정적인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성서를 어떻게 읽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구원과 해방이 선포되고 실현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와는 정반대로 인간이 인간을, 인간이 다른 생명들을 파괴하고 억압하고 착취하는 것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합리화하고 허용하고 악용하는 것으로 인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의 구원과 해방을 이루는 행복한 설교를 위해 성서를 읽고 해석하는 데는 그 성서의 말씀이 쓰여지고 읽혀지고 들려지는 수사학적 목적과 의미의 자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피오렌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피오렌자는 이 수사학을 통한 성서의 말씀을 이해하는 패러다임 이외에도 우리가 성서를 해석해온 패러다임들을 설명해 주고 있다. 지난 시간에는 그 중 첫 번째로 교리 중심의 근본주의 패러다임 ‘The Doctrinal-Fundamental Paradigm’과 그 문제점들을 살펴보았고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서 두 번째로 과학적 실증주의 패러다임The “Scientific” Positivist Paradigm에 대한 내용과 그 문제점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과학적 실증주의 패러다임으로 성서 읽기?

과학적 실증주의 패러다임 안에서 성서를 읽고 연구하고 해석하려는 움직임은 성서에서 필요한 부분들만 문자적으로 선택하여 형성한 교리를 통해 교회에 속한 신앙인들의 의식과 삶을 조정하려는 교회의 지도자들로 벗어나서 성서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려는 성서 학자들의 노력에서 시작되었다고 피오렌자는 설명한다. 그런데 이 과학적 실증주의 패러다임에서 이야기 하는 학문의 과정인 진리 탐구에서 진리의 성립 조건은 그 내용이 유일하고 보편적이며 가치 중립적이고 객관적이고 증명이 가능한 사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학적 실증주의 패러다임 안에서 성서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성서가 역사적 사건들이 기록된 자료집으로 인식하고 성서에 나타난 자료와 그 밖의 자료를 재구성하여 성서의 기록을 재연해 내는 것을 그 연구와 해석의 방법으로 믿었다.

즉 과학적 실증주의 패러다임에서 성서 연구와 해석은 성서에 나오는 기록들을 역사적 자료로 간주하여 역사적 사실로 재구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창세기 연구는 하나님의 창조와 심판의 과정을 역사적 사실로 재연하는 것을 성서의 역사서에 기록들은 고대 이스라엘 역사로 재구성하는 것 그리고 복음서는 역사적 예수에 대한 연구들의 주요 자료가 된다는 것이다. 역사비평 방법과 여러 종류의 문학 문서 비판의 시도들은 이 과학적 실증주의 패러다임의 좋은 예가 될 수 있고 이 과학적 실증주의 패러다임 안에서 성서를 연구하고 해석한 성서 학자들은 자신들의 연구와 해석이 가치 중립적이고 객관적이며 보편적이고 유일한 성서의 진리를 밝혀 냈다고 믿어 왔다.

과학적 실증주의 패러다임으로 성서 읽기, 도대체 무엇이 문제라는 말인가?

듣고 있으면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은, 오히려 성서에 대해 학문적으로 하는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 신앙인들을 억압하는 교리의 억압으로 자유를 주는 과학적 실증주의 패러다임으로 성서를 읽고 해석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일까?

피오렌자는 첫 번째로 무엇보다도 과학적 실증주의로 패러다임에서는 말하는 가치 중립적으로, 객관적으로, 어떤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게 성서를 읽고 해석할 수 있다는 전제 자체가 허구라고 말한다. 이는 모든 인간은 자신이 가진 철학과 정치적 성향에 따라 학문의 내용과 방법을 선택을 하고 결정을 하는 존재라는 인간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된다. 진리 탐구의 내용과 방법을 선택하는 것부터 진행하고 결론이 도출되는 모든 과정은 성서 연구자의 철학과 정치적 견해와 사회 사상과 신앙이 그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철학과 신학적 견해와 정치적 견해에 따라 다른 연구 결과가 가져올 경우 한가지의 결과만이 진리라고 인정되는 과학적 실증주의 패러다임에서는 오직 한가지 연구 결과만이 진리로 인정되고 다른 연구와 해석의 결과들은 모두 틀리게 취급 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곧 성서 연구는 성서 자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동떨어진 싸움과 분리 이단으로 정죄의 원인을 제공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싸움은 누군가에게는 승리를 누군가에게는 패배를 가져오고 결국 성서는 성서의 존재성인 사랑과 인간 구원의 메시지 자체를 배신할 수 밖에 없는 모순에 빠지고 만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이 과학적 실증주의 패러다임에서 성서를 연구한 대부분의 성서 학자들은 유럽 백인 남성들이었고 이들의 연구가 진리성으로 획득한 것으로 결정되어 왔고 이 진리성은 우월성으로 덧 입혀져 다른 다양성을 말살하고 식민화 하는 침략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실제로 성서 자체는 단 한가지의 내용만을 진리라고 주장하고 있지 않는다. 성서가 쓰여진 상황도 다양하고 성서를 쓴 기자들도 다양하고 성서를 읽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는 상황도 다양하고 성서가 성서로 인정되는 과정도 복잡다단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서 안에는 여러 다양한 의견들과 생각들과 목소리들이 함께 있고 이 다양성은 다양한 상황에서 하나님에 대한 관계, 즉 신앙으로 응답하려는 노력들이라는 것이다.

곧 성서는 어떤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기 위한 자료를 모아둔 자료집이 아니다. 즉 성서는 하나님을 다양하게 경험한 다양한 인간들이 그들의 다양한 삶 속에서 경험한 하나님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서술하고 고백하며 적은 신앙저술서, 신앙고백서라는 것이다. 신앙고백서를 연구하면서 그 신앙 고백이 역사적 사실로 증명해내는 것과 성서에서는 다양한 신앙의 내용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오직 한가지 신앙고백만이 옳다는 주장을 증명하기 위한 성서 연구와 해석은 성서 그 자체의 정체성과 맞지 않다.

결국 성서가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 것은 하나님과 관계에서 경험한 구원과 해방의 경험에 대한 고백인데 과학적 실증주의가 전하는 내용은 이 내용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내용을 찾아서 진리라고 전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아서 집에 와 보니 아이는 다른 곳에 두고 그 아이가 입은 겉 옷 만 가지고 온 것과 같다는 것이다.

하나님 어디 계세요? 과학적 실증주의 성서 읽기는 퍼즐 찾아 맞추기

내가 스스로 성서를 읽기 시작한 때는 초등학교 5학년으로 기억한다. 처음 성서를 내 스스로 읽기 시작했을 때 성서는 숨겨진 퍼즐을 하나씩 찾은 듯했고 그 퍼즐 조각을 어디에 맞추어야 하는 지 나는 망연자실했다. 난 성서 읽기를 사랑했고 성서에서 만난 예수님을 너무 좋아 했지만 그럼에도 성서는 읽으면 읽을수록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대학에 가서 만난 성서 연구 방법론의 대부분은 이 과학적 실증주의에 의해 발견된 성서 연구의 결과들이었다. 물론 그 퍼즐들이 어떻게 맞추어져야 하는지는 알 수 있었지만 모든 조각 퍼즐을 맞추어도 하나님은 그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 즉 맞추어진 퍼즐에서 찾아진 하나님은 지금 여기 살아계신 하나님이 아닌 학자들이 그려낸 그림이었다. 과학적 실증주의 패러다임으로 읽은 성서에서는 지금 여기 나에게 살아계시는 하나님을 만나기는 너무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새로운 성서 읽기를 위해 탄 지하철, 어디로 갈 것인가?

그날은 내가 대학에서 신학을 한지 삼 년이 지나고 마지막 성서학 시험을 마친 날 이었다. 나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플랫폼에 서 있었고 저 멀리서 달려오는 지하철을 바라보며 나는 다시 살아계신 하나님을 성서에서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가? 어떻게 성서를 읽어야 하는 가 다시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학이 살아 있기 위해서, 성서가 살아나기 위해서, 이 과학적 실증주의를 넘기 위해, 억압적 교리를 극복하기 위해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애타게 진리의 하나님을 찾는 현장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난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을 하고 신앙 공동체을 섬기는 설교자,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을 했다. 물론 이 길이 하나님을 만나는 성서의 현장을 찾는 가장 확실한 길인 지는 아무도 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 결심을 하는 순간 지하철은 내 앞에 도착했고 나는 내 앞에 도착한 그 지하철을 탔다.

내가 목회자가 되기로 결단을 하고 다시 시작한 읽기 시작한 성서는 나를 또 다른 패러다임으로 인도했다. 그 이야기는 피오렌자가 이야기 한 세번 째 패러다임인 후기 현대 문화의 패러다임과 The (Post) Modern Cultural Paradigm과 수사학-해방의 패러다임The Rhetorical-Emancipatory Paradigm으로 다음 편으로 이어질 것이다.

김성란 목사(캐나다 토론토대학 설교학 박사과정) ad71ran@icloud.com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