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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화’와 ‘평화의 역설’이 상존하는 한반도[서평] 서보혁 교수의 『한국 평화학의 탐구』
임상순(평택대학교 통일학전공 주임교수) | 승인 2019.01.11 03:17

‘인권의 역설’이라는 말이 있다. 인권이 잘 보장되는 사회에서는 인권이라는 말을 들어보기 힘든 반면에, 인권이 침해되는 사회에서는 인권이 항상 강조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평화’ 영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식민지와 분단을 경험하였고, 신교도와 구교도 유혈충돌이 30년 넘게 지속되어 온 북아일랜드에서 요한 갈퉁이 강조한 평화 연구, 평화 교육, 평화 운동이 활성화된 것은 이런 측면에서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런데 인도의 평화학자 다스굽타가 말한 비평화상태(peacelessness) 즉, 전쟁은 없지만 평화도 존재하지 않는 한반도는 어떠한가?

‘비평화’와 ‘평화의 역설’이 상존하는 한반도에서 평화학의 탐구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을 반성하면서, 서보혁 박사는 2019년 1월 벽두에 ‘한국 평화학의 탐구’라는 저서를 출판했다. 이 책의 문제의식은 “어떻게 하면 한반도에 살고 있는 대중들이 분단폭력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가?”이다. 저자는 그 해답으로 ‘분단폭력’의 반대어인 ‘통일평화’를 제시한다. 한반도에서 분단, 정전(停戰)으로 구축된 분단정전체제가 장기화되면서 대부분의 한반도 대중들이 ‘분단폭력’이라는 물리적 폭력, 구조적 폭력, 문화적 폭력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평화통일을 넘어 통일평화를 흔들림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 평화학’이라는 이 책의 제목은 20년 넘게 북한과 인권을 연구해 온 본 연구자에게도 낯선 표현이다. 한국, 한반도라는 지역단위(지역성)에 평화학이라는 보편학문(보편성)을 접목시키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다. 저자는 이에 대해서 한국 평화학의 보편-특수성을 강조한다. 한반도는 슬프게도 1990년대 국제사회의 냉전체제 붕괴이후 유일하게 남아 있는 냉전의 잔존지역이다. 이로 인해 한반도에는 요한 갈퉁이 평화학의 영역으로 분류한 직접적 폭력, 구조적 폭력, 문화적 폭력의 모든 요소가 고스란히 그리고 항시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편주의 통일’을 통해 분단정전체제가 극복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보편주의 통일은 ‘남북통일’이라는 형식 속에 평화, 안보, 인권, 인도주의 등의 ‘보편가치’를 내용으로 담는 통일을 의미한다. 2019년 1월 현재까지 북한은 ‘북한식 사회주의’ 적화 통일을 추구하고 있고, 남한은 ‘남한식 자유민주주의’ 흡수 통일을 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이 통일을 서로 강조하면 할수록 도리어 통일의 실현이 어려워지는 모순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제 3의 길로 ‘보편적 가치’에 기반 한 ‘보편주의 통일’론의  제시는 매우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 동국대학교 정치학 박사(북한정치 전공), 평택대학교 조교수(통일학 전공 주임교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기독교통일학회 총괄총무이사, 북한연구학회 이사.

‘샬롬이 항상 가득하시길’. 남한에 살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2019년 새해를 맞으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가정과 교회 그리고 사회와 한반도에 넘쳐나기를 소원한다. 한반도에 평화가 실현되기 위해서 우리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 평화를 비는 동시에 우리 사회 구성원 개개인들이 빈곤, 존엄의 훼손, 전쟁의 공포로부터 벗어 날 수 있도록 우리 주변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고, 전쟁이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운동에 앞장서야 한다. 저자가 결론에서 희망한 처럼 2019년에는 평화정착이 본격화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임상순(평택대학교 통일학전공 주임교수)  sangsoon3@pt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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