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인권 광주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박경서 박사는 "경험 공유와 연대가 아시아 민주주의 발전과 인권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정훈

네팔,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 10여개 국가 40여명의 인권 활동가들과 언론인들이 참석해 아시아의 인권증진과 민주주의 발전을 모색하는 <제2회 아시아 인권 광주 포럼>이 ‘아시아의 민주주의와 문화’라는 주제로 26일(목)부터 2박3일간의 일정으로 광주에서 개막되었다.

5ㆍ18기념 재단이 주최한 이번 포럼은 ‘아시아의 민주화운동의 성과’와 ‘아시아 민주화운동과 언론’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되었고, 아시아 국가의 민주화 운동의 현황과 과제, 언론의 사회참여와 사명에 대해 각각 토론했다.

인권 상황서 완전한 나라 없어, 연대해야

‘아시아 민주화 운동의 성과’라는 주제로 진행된 첫 번째 토론회는 박경서 박사(대한민국 초대 인권대사)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한국 등의 인권활동가들이 각국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주화 운동의 전개상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박경서 박사는 “어느 나라도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에 관한 한 완전무결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나라는 없으며, 따라서 아시아 각국은 현재 처해있는 민주주의, 인권 상황을 공동으로 분석하고 실천하기 위해 공동의 과제를 확인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필리핀 공동체사회조직위원회 로웰 칸델라리아 위원장은 <민주화 운동의 결과 : 필리핀 ‘0’표>라는 발제에서 현재 필리핀의 정치상황에 대해 "두 명의 대통령 하야를 가져 온 시민봉기와 4년 만에 또 한 명의 대통령을 퇴출시킨 시민봉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사이에 혐오감과 답답함이 팽배해 있다”면서, 현재 필리핀 사회는 '대통령 퇴출과 실패한 제도 대체'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 각국 민주화에 지쳐, 민주주의 새 개념 찾아야 

▲ 첫 날 세션에서 필피핀의 현재 정치적 상황에 대해 발표한 로웰 칸델라리아 위원장(중앙)과 아시아 각국에서 맡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발표한 김동춘 교수(우). ⓒ 이정훈

마지막 발제자 김동춘 교수(진실화해를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는 "아시아 각국 국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기대는 환멸로 바뀌고 있으며, 아직 노골적인 반동이나 파시즘으로 나아가지는 않았으나, 새로운 형태의 권위주의로 회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위기의 원인으로 김 교수는 ▲ 아시아 각국에서 진행된 민주화 과정의 불철저성과 문민정부의 무능력, ▲ 미국 군사패권주의, 신자유주의로 집약되는 국제적 환경, ▲ 동북아시아와 아시아 전역에서 민주주의를 공고화시키는데 가장 큰 위협 요인인 우경화와 군사대국화를 추구하는 일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군부독재의 청산 혹은 선거를 통한 정치적 대표의 선출을 민주주의로 간주하는 미국식 민주주의 개념을 비판하면서,  아시아 각국의 민주주의 후퇴 현상에 대한 해법은 각국이 채택하고 있는 '영미 중심의 민주주의 개념에서부터의 탈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민중의 생존과 운명을 절대 권력이나 독재자는 물론 거대한 자본, 다국적 자본 기업도 마음대로 좌우하지 않도록 하면서 그들이 권력의 행사과정에 직ㆍ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의 정착”을 민주주의 개념으로 제시했다.

▲ 아시아 각국의 인권활동가들과 언론인들 40여명이 모인 아시아 인권 광주 포럼. ⓒ 이정훈

첫 날 세션을 마친 참석자들은 행사 주최 측이 마련한 만찬 자리에서 인사와 소개를 나누었다. 참석자들은 특히 필리핀과 태국의 민감한 정치상황에 대해 질문하는 등 관심을 표했다.

아시아 인권 광주 포럼은 2005년 제1회 포럼을 시작으로 아시아의 인권증진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아시아 지역의 정부기구(Government Organization)와 비정부기구(Non Government Organization)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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