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또는 사랑하는 사람의 약속은 사람을 설레게 하고 기다리게 합니다. 그 약속의 내용이 특별한 의미가 있으면 더욱 더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약속이 있습니다. 그 약속을 한마디로 하면 '새하늘과 새땅'이고, 그것의 다른 이름은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다른 약속들이 있어도 그것들의 최종적인 모습은 이 한가지 약속으로 모아집니다.

그런데 이 약속은 생각만큼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듯이 보입니다. 무슨 이유일까요? 아마도 그것이 갖고 있는 현실적인 힘때문이 아닐까요?

그것은 현실을 비판적으로 보게 합니다. 그 앞에서 낡은 생각, 낡은 습관, 낡은 사람, 낡은 세계는 설 자리가 없습니다. 그것들을 뿌리로부터 뒤흔들어 놓습니다. 그것들에 저항하게 합니다. 그렇기에 새하늘과 새땅은 불편한 약속이 됩니다.

▲ 정의와 공의로 이루어질 새하늘과 새땅은 안팎으로 시련을 당하고 있다. ⓒGetty Image

그 불편함의 핵심은 그러나 모두(?)가 바라는 정의와 공의입니다. 이것이 거처로 삼는 곳이 새하늘과 새땅입니다. 사람의 힘으로는 이루어낼 수 없기에 하나님은 그것을 약속으로 또 꿈으로 주셨습니다.

그런데도 그 약속은 우리에게 불편함이 되고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그 약속은 기다리는 삶을 살라는 요구이기 때문입니다. 기다리며 낡은 것들을 떨쳐내고 정의와 공의의 새 삶을 살라고 합니다. 그것도 이 낡은 세상에서 말입니다. 그러면 세상은 이를 불온하다고 경계하며 그 약속을 '내세'로 쫓아내거나 내용없는 것으로 만들어 그 힘을 거세하려고 합니다.

이처럼 새하늘과 새땅 약속은 안팎으로 시련을 당합니다. 이러한 '세상'의 압력과 '내부'의 유혹에 맞서 새하늘과 새땅의 약속을 꼭 붙잡고 기다리는 삶을 살 수 있는지요? 그 약속에 가슴 설레이는지요?

우리 속에 있는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그렇게 반응하게 하며 그렇게 살도록 할 것입니다. 그 약속의 때가 더뎌 보여도 심지어 올 기미가 하나 없는 듯이 보여도 그리 살 것입니다. 그렇게 사는 것 자체가 바로 그 나라가 오는 조짐이며 이미 여기 우리 가운데서 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실적인 힘이기에 그렇습니다.

주님의 약속을 기다리며 그 힘을 따라 사는 오늘이기를. 새하늘과 새땅의 사람으로 새로움을 입는 은총의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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