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3장에서 사람은 하나님의 명령을 어김으로써 새로운 인식능력을 얻었고 대신 생명의 기회를 잃었습니다. 그러나 에덴 동산 밖으로 나오게 된/쫓겨난 사람은 비로소 그의 창조 이유인 땅 가는 일을 하게 되었고, 창조 목적에 따른 그 일을 통해 그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계속됩니다. 바로 이 '관계' 속의 사람이 하나님의 관심사입니다.

하나님이 이 사람을 통해 그의 나라를 이 땅에 이루려 하시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은 그 자연적 관계를 하나님과 백성의 관계로 심화시키려 하십니다. 이스라엘도 교회도 그에 이르기 위한 시도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문은 그 시도의 종국적 형태가 어떤 특성의 것이 될지를 그림처럼 보여줍니다. 새하늘과 새땅은 '거룩한 성 예루살렘'으로 마무리됩니다. 이것은 창조와 에덴동산 설립의 순서를 반복합니다.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거기서 잃었던 생명의 기회를 다시 얻습니다.

▲ 정의와 공의가 함께 하는 새하늘과 새땅의 생명나무 ⓒGetty Image

에덴에서 흘렀던 강들은 세상의 젖줄이었고 그 점에서 생명수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생명수의 강이 흐릅니다.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이 거기서는 폐쇄되었지만, 여기서는 강 좌우에 있어 사람들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새로운 것은 바로 생명나무의 잎들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람이 땅을 가는 것에 비춰 이해될 수 있습니다. 사람의 그 일은 땅의 생명활동을 가능케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그것은 불모의 땅을 '고치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생명나무의 잎은 뭇민족들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쓰입니다.

사람은 동산에서 나뭇잎으로 벗은 몸을 가렸지만, 이 생명나무 잎들은 뭇민족들의 온갖 역사적 상처들을 씻어낼 것입니다. 이렇게 회복된 사람들이 민족들의 경계를 넘어 새하늘 아래 새땅에서 평화로 사랑으로 생명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3.1혁명 100주년이 달려갈 미래가 여기에 있습니다.

생명의 약속이 우리 온 몸을 구석구석 기쁨과 활력으로 채우는 오늘이기를. 한반도의 상처가 치유되고 새하늘과 새땅을 향한 역사가 열리며 이에 감사드리고 춤추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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