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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교회일치위, DMZ평화순례 진행3.1운동의 정신이 남북평화통일로 이어져야 할 것 강조
권이민수 | 승인 2019.03.08 02:53

북미관계가 난관에 부딪혔지만 이미 한반도에 불어온 평화의 바람은 쉽게 잠재울 수가 없는 것 같다. 그 난관을 돌파하려는 민간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3.1운동 정신은 남북평화통일로 구현해야

3월7일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교회일치위원회(위원장 황선엽 사관[한국구세군], 이하 교회일치위)가 주최한 ‘사순절 DMZ 평화순례’도 이러한 대열에 합류했다. 20명가량의 인원이 모인 이번 순례 팀은 오전 8시 30분경 종로 5가 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철원으로 출발했다.

전체 진행을 맡은 강석훈 목사는 이번 순례 길의 취지를 이같이 밝혔다.

“올해는 3.1 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그러나 민족 분단은 3.1운동의 평화정신을 계승하고 구현해 내는데 크나큰 장애 요인이 되었습니다. 재의 수요일(3월 6일) 다음 날인 오늘 이 순례를 계획한 것은 3.1운동의 평화정신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회개와 민족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더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기 위함입니다.”

전쟁의 흔적과 아픔, 평화통일로 감싸야

처음 순례 팀이 방문한 곳은 철원노동당사였다. 1945년 해방 직후에 철원은 북한에 속했던 지역으로 인구 3-4만 정도의 정치, 경제, 문화적인 움직임이 활발했던 부유한 도시였다. 그 영향으로 인해 철원노동당사는 당시 평양노동당사 다음으로 큰 규모의 공산당 건물로 지어졌다.

▲ 평화순례팀이 철원노동당사의 역사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권이민수

그러나 한국전쟁의 치열한 전투로 인해 철원의 대부분의 건물들은 파괴되었으며, 철원노동당사도 간신히 그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곳저곳 그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순례 팀을 안내해준 권영숙 부장(국경선평화학교)은 전쟁 속에 홀로 살아남은 이 철원노동당사를 가리켜 “하나님께서 교훈으로 남겨주신 것”이라며 이 건물의 잔해가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권 부장의 간단한 안내 이후 특별한 순서로 첼리스트 김하은(영국왕립음악아카데미)의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철원노동당사 바로 뒤에서 울린 첼로의 선율에 참석자들은 깊은 감명을 받았다.

순례 팀은 첼로 선율의 감동을 안고 ‘민간인출입통제선’(이하 민통선) 안으로 이동했다. 과거 철원역을 중심으로 번화했던 도시는 온데간데없고, 광활한 논과 두루미떼만이 팀을 반기고 있었다.

▲ 철원노동당사 앞에서 김하은(영국왕립음악아카데미) 첼리스트의 연주로 작은 음악회가 진행되었다. ⓒ권이민수

한국교회, 평화통일을 위한 일꾼을 키워야 한다

다음 목적지는 DMZ평화문화관이었다. “강원도의 남북한 평화통일의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는 상징적 장소”인 이곳은 2011년 10월에 설립되었다.

정지석 목사(국경선평화학교)가 여기서 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국경선평화학교는 2013년에 개교하였으며 “강원도청과 협력하여 평화통일을 일꾼을 육성”하고 있었다. 정 목사는 순례 팀에게 국경선평화학교와 사역을 소개하며 한국 교회가 더욱더 통일에 관심을 가지고 힘써줄 것을 요청했다.

▲ DMZ평화문화관에서 평화통일 일꾼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정지석 목사(국경선평화학교) ⓒ권이민수

순례 팀은 그 후 월정역을 지나 철원평화전망대에 올랐다. 월정역은 “남한의 최북단에 위치한 경원선 기차역”으로 끊어진 경원선 기찻길과 함께 남북 분단의 상징적인 장소로 여겨지고 있는 곳이다. 철원평화전망대는 남방한계선과 그 너머 북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전망대로 순례 팀은 그 곳에서 간단한 영상을 감상하고 주변 지역과 지역역사에 대한 권부장의 설명을 들었다.

평화통일을 향한 지치지 않은 기도

순례의 마지막은 소이산이었다. 소이산은 과거에 “미군이 주둔 했던 곳이였으며 2011년 민간인에게 개방되기 전까지 출입이 통제되던 지역”이었다. “작은 산이지만 정상에 서면 민통선지역, DMZ, 북한 땅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국경선평화학교에서 매일 오후 3시마다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며 오른다고 한다.

▲ 소이산 정상에서 평화순례팀이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권이민수

순례 팀도 국경선평화학교처럼 산 정상에 올라 사순절 평화기도회를 드렸다. 박인곤 보제(NCCK교회일치위 서기)가 인도를 맡았으며 찬양과 성서 독서 등의 간단한 예식으로 드려졌다. 특히 기도회를 통해 2019년 NCCK 사순절 메시지를 발표하였다.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소식은 남북의 통일과 평화를 기원하던 많은 이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이번 사순절 평화순례는 철원과 DMZ, 북한 땅을 직접 보며 다시금 한반도 평화에 대한 소망을 품게 하는 시간이었다. 돌아가는 길, 순례에 참여했던 이들의 표정이 밝았던 것은 그런 이유로 보인다.

▲ 평화순례팀이 모든 일정을 마치고 소이산 정산에 섰다. ⓒ권이민수

아래는 기도회에서 발표한 사순절 메시지 전문이다.

2019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사순절 메시지

“고난 속에서 피어올린 희망”

100년 전 패권적 제국주의의 폭압 속에 정의롭고 아름다운 평화의 선언이 피어올랐습니다. 고통에 무너지면서도 희망하는 바는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 3.1운동은 스러져가던 민족의 운명 앞에서 “우리 속에서 마음이 뜨거워진”(눅 24:32) 부활사건입니다. 이후에도 전쟁, 분단, 독재, 광주 학살, 세월호 참사 등 무수한 고통의 현실에 놓여왔지만, 그때마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정의, 더불어 사는 가치를 외치며 눈에 보이지 않는 믿음과 희망의 역사를 살아왔습니다.

2천년 전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으로 절망에 빠진 두 명의 제자는 자신들의 안위를 찾아 엠마오로 떠납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길을 걸으며 두 제자는 뜨거운 감동을 얻고, 발길을 예루살렘으로 돌려 그 감동과 기쁨을 절망에 빠진 모든 사람과 함께 나눕니다. 사람과 사람, 공동체와 공동체 간의 나눔과 연대로 이어진 예수님의 부활 사건은 모두가 “더불어 흔쾌한 부활”의 역사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3.1운동 100년과 함께 맞은 2019년 사순절 기간에, 지나온 역사를 성찰하며 우리 민족이 수난 속에서도 희망으로 승화한 평화의 정신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분단의 긴장이 첨예한 DMZ 현장에서 사순절을 시작하여, 고난주간에는 일본제국주의에서부터 한국전쟁, 민주화 항쟁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이유 없는 죽음들의 흔적이 짙게 남아있는 역사의 현장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짊어지고 가야할 시대의 고난과 사명을 성찰합니다.

지금도 삶을 억압하는 구조는 여전합니다. 노동권을 위한 노동자의 투쟁, 안전하지 못한 일터의 직장인, 이국땅에 와서 전혀 다른 문화로 힘들어하는 이주민, 차별에 노출된 여성, 빈곤을 대물림해야만 하는 청년, 대중 속에서 소외되고 고독한 사람들, 그리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한반도의 분단 상황, 억압과 종속적 일상과 부조리 등. 그러나 고난 중에 있던 약소민족이 전 세계와 “더불어 흔쾌한 부활”을 선언한 것처럼, 주님과 동행하며 뜨거워진 마음으로 모두의 안녕을 위해 예루살렘으로 돌아간 두 제자처럼, 우리도 고통과 아픔의 자리에서 희망과 공생의 길로 함께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고통이 현실이라면 희망도 현실입니다. 아직 온전한 자주와 해방을 이루지 못한 우리의 일상에, 생명이 경시되는 사회 전반의 구조에, 분단으로 고통받는 한반도에 그리스도의 부활과 희망을 나누고 선언하는 사순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세상의 아픔과 고통을 짊어지신 예수님의 고난에 참여하며 희망과 기쁨의 소식을 전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권이민수  simin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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