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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함께, 흔들리지 않고 걸어온 30년을 되돌아본다4월29일(월) 오후6시, 감신대 중강당에서 기념 행사 진행
이정훈 | 승인 2019.03.09 20:36

중국의 공자가 쓴 것으로 이야기되는 『논어』 “위정편(爲政篇)”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나는 15세가 되어서 학문에 뜻을 두었고(志學), 30세가 되어서 학문의 기초가 확립되었으며(而立), 40세가 되어서는 판단에 혼란을 일으키지 않았고(不惑), 50세가 되어서는 천명을 알았으며(知命), 60세가 되어서는 귀로 들으면 그 뜻을 알았고(耳順), 70세가 되어서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하여도 법도에 벗어나지 않았다(從心).”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는 흔들리지 않는 고난함께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함을 갖춘 것을 의미하는 ‘이립’을 맞이하는 기관 혹은 조직은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축하할 일을 넘어 그 세월 동안 걸어온 길과 행적은 그 기관이 속한 사회의 한 축으로 역사를 써온 것이다.

대표적인 기독교 사회선교단체인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사무총장 진광수 목사, 이하 고난함께)이 4월29일 오후 6시부터 감리교신학대학교 중강당에서 이립을 축하하는 모임을 갖는다.

▲ 고난함께 30주년 기념 행사 포스터 ⓒ고난함께 제공

고난함께는 1989년 4월 ‘고난받는 감리교인을 위한 후원회’(이하 고난함께)라는 이름으로 준비모임을 구성하고 후원회원을 모집하며 시작되었다. 그 이전 1988년 양심선언을 하고 수배 중이던 전투경찰 연성흠(당시 감신대 3년 휴학) 씨를 은밀히 후원하는 모임이 시발점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고난함께는 감리교회에 소속된 교인 중에도 양심수들이 있음을 알게 됐다. 당시 시국 전환용으로 정부에서 이용하던 조작간첩사건 피해자들에게도 관심을 가졌다.

일본 유학생 간첩사건의 장의균 씨, 납북 어부로 귀환 후 구속된 정영 씨, 월북 혐의로 구속된 이창국(당시 70세) 장로 등을 고난함께가 후원했다. 그 당시 '1구좌 1천원' 후원 모금에는 감리교인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국 등 교포 사회에서도 후원금을 보내왔다고 한다.

고난함께의 첫 사업, 비전향 장기수 후원

이후 고난함께가 펼친 첫 사업은 1990년 ‘무연고 장기수’ 분들을 후원하는 것이었다. 장기수는 정확하게는 ‘비전향 장기수’로 20세기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사상을 포기하지 않고 사상전향제도에 따라 대한민국의 감옥에서 장기간 생활한 시민, 자생적 게릴라, 조선인민군 포로 및 남파 간첩 등을 뜻한다.

대다수가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이유로 7년 이상의 형을 살고 복역한 뒤 사상을 전향하지 않은 채 장기복역을 한 사람들을 일컫는다.

고난함께가 이러한 비전향 장기수 분들과 접촉을 시작한 것이 바로 1990년부터이다. 대전교도소 등에서 해방 후 40여 년을 옥살이를 하고 있는 비전향 장기수들과 교류를 시도한 것이다.

이들 비전향 장기수들은 대부분 남쪽에 연고가 없는 상태였고, 면회나 편지, 영치금 등 외부와의 접촉이 없었다. 고난함께는 매달 영치금을 보내고, 회원들은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또한 감리교회 소속 목회자들은 정기적인 면회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일부 장기수들이 교회의 영치금과 면회 요청을 거절하기도 했다. 그러나 계속 후원과 관심을 보이자 결국 장기수들도 신뢰하고, 교류가 지속됐다고 한다.

이후 장기수 후원 사업은 고난함께의 주요 사업이 되었다. 비전향 장기수의 북송 이후 현재까지도 남측에 남겨진 출소 장기수들에 대한 후원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매년 1회 출소 장기수 분들을 위한 생활지원 및 효도나들이, 재일동포 민족교육 지원과 북한돕기 사업이 고난함께의 대표적 통일선교 사업이다.

사회적 약자들을 찾아가는 고함 예배도 진행

또한 고난함께는 비전향 장기수 후원을 넘어 인권선교에도 힘을 쓰고 있다. 특히 고난받는 이들을 위한 기도회를 주관 비정규직 노동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기도회를 개최하고 있다.

▲ 지난 3월4일 콜트콜텍 장기 농성장을 찾아 고함 예배를 드린 고난함께 ⓒ고난함께 권준호

사측과의 극적 타결로 해결된 파인텍 노동자들의 고공 농성장을 찾아 예배를 드렸을 뿐만 아니라, 콜트콜텍 장기 농성장, 세종호텔 장기 농성장을 찾아 예배를 드리고 있다. 고난함께에서는 이러한 장기농성장을 찾아 드리는 예배를 ‘예배공동체 고함’이라고 이름 붙였다.

고난함께 측에서 밝힌 고함의 취지는 사회의 불의함 때문에 고난받는 이들의 신음 소리를 하나님께 고하고,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고함쳤던 예수의 마음으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한다는 것이다.

또한 고함은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를 기본으로, 만남과 깊은 소통이 있는 예배, 예전이 주는 상징과 신비를 경험하는 예배를 꿈꾸고, 더 나아가서 더욱 깊고 풍성한 예수운동으로 발전할 것을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고함 예배가 진행될 때마다 노동자들은 기독교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고 예배 참석자들은 예배의 가치를 다시금 발견하는 자리였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지난 3월4일에는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73번째 고함예배를 진행했다.

고난함께 30주년 행사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02-393-4662 혹은 010-3448-2668로 연락하면 된다. 또한 후원을 희망하는 독자들은 우체국 013920-01-004461(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으로 후원하면 된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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