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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차별하지 않습니다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19.03.10 20:10
하지만 너희는 너희에게 적대적인/너희를 미워하는 자를 사랑하고 잘 대해주고 아무 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라. 그러면 너희 상이 크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 되리라. 그는 은혜를 모르는 자와 악한 자에게도 자애로우시기 때문이다. 너희 아버지가 자비하심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자가 되어라.(누가복음 6,35-36)

이것은 기독교인에겐 늘 부담스러운 말입니다. 미운 놈에게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은 미움의 주체가 '나'이기에 가능할 것입니다. 그것은 상대 '내' 속의 미움이 '나'를 지배하거나 파괴하지 못하게 하고 '나'를 미움에서 해방시킬 것입니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그 말은 받아들기가 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나'를 미워하고 적대하는 자를 '사랑하라'는 말은 '어떻게 그럴 수 있지'라는 물음을 낳습니다. 그러나 그 말은 경계가 없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악인에게나 의인에게나 똑같이 햇빛을 비춰주신다고 하는 말로 근거가 마련되지도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말은 악인이 악인으로 머물러 있어도 좋다는 것일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악인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지시만 동시에 그들에게 심판을 선언하고 준비하시는 분이며 심판이 없다고 하지 않으시기 때문 입니다.

▲ 한 참석자가 “사랑은 차별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 쓰인 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Getty Image

예수는 사랑하고 후대하고 (이자를 받고) 꾸어주는 것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악인들과 제자들을 비교하면서 악인들도 자기들끼리는 그렇게 그렇게 하는데, 제자들이 그렇게 한다면 그들보다 나은 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어떤 집단이든 그 내부 사람들끼리는 우호적이고 서로 사랑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자들은 그 한계 안에 갇히면 안된다고 하며 악인들도 끼리끼리 보여주는 행태를 넘어서라고 합니다.

그러나 '나/우리'를 미워하고 적대하는 자들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는지요? 사랑하고 후대하고 이자를 생각치 말고 꾸어주라는 말들을 따로따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바로 여기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사랑은 차별하지 않습니다. 차별하지 않는다면  적대적이냐 우호적이냐를 구별하지 않을 수 있고 잘 대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사람이기에 매우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러면 다음 일은 조금이라도 더 쉬울까요? 사랑은 '너'를 이익추구의 대상으로 삼지 않기에 이자없이 꾸어줄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빌려야 할 처지에 놓인다는 것은 크든 작든 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기에 처한 사람이 누구냐에 상관없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습니다. 사랑은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이처럼 구체적인 행위로 사랑은 표현될 수 있습니다.

개념을 따라 그렇게 사랑하는 것은 불가할 수 있어도 구체적인 행위로서의 사랑은 가능합니다. 이것은 악을 허용하거나 눈감아주는 것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차별하지 않고 이익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것, 이것이 실천적 사랑의 핵심입니다.

사랑이 우리의 속사람을 넓히고 넉넉하게 하는 오늘이기를. 하나님의 자비하심이 우리 속에 자비를 낳고 우리의 눈을 열어 보게 하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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