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잃은 욥은 그 상황을 이해할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 탓에 그는 자기를 찾아온 친구들과도 설전을 벌이게 되고 친구들에게 저주 섞인 비난을 듣기에 이릅니다. 그렇다 해도 그의 상황은 해명되지 않습니다.

그는 그의 모든 처지가 결국 하나님에게서 비롯되었으니 결자해지의 원칙에 따라 하나님이 답변하셔야 끝이 날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는 하나님이 어디 계신지 알기만 하면 그를 만나겠다고 하지만 하나님이 그의 인식능력 밖에 있음을 그는 잘 압니다.

▲ 욥과 그의 친구들 ⓒGetty Image

하나님을 만나기만 하면 그는 자기 속에 쌓인 모든 것을 다 털어놓겠다고 합니다. 지금은 모든 것이 가려져 있지만, 그때에는 하나님이 그에게 말씀하시고 그는 그의 말씀을 알아듣고 모든 것이 분명해질 것입니다.

욥은 하나님이 지금 그러시는 것처럼 그때도 그렇게 그와 다투실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그의 말씀을 그 안에 두시고 왜 그리 하셨는지 알게 하실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렇지만 그는 하나님을 만날 길도 없고 가까이 오셔도 알 수 없음을 탄식합니다. 하나님은 과연 어떻게 하실까요? 우여곡절끝에 하나님은 그를 찾아오셨습니다.

그러나 그의 말씀이 끝날 때까지 욥이 기대했던 것은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그와 다투시며 욥의 아니 인간의 무능을 드러내시고 묻는 것에 대답하라고 다그치십니다. 그가 알고자 했던 것에 대해서는 한 마디 말씀도 하지 않으십니다.

평행선을 달리시는 하나님입니다. 실망스럽다 해도 이렇게 실망스러울 수 없을 것입니다. 욥은 좌절했을까요? 아닙니다.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지 모르지만 그는 다시 한번 하나님께 요청합니다. 그의 물음에 답해 달라고.

바로 그때 하나님은 포기하지 않는 욥의  속에 무엇인가 아마도 그가 찾던 답을 두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이제 그 물음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긴 고통의 시간 저 편에서 달려오는 위로를 보았습니다.

우리가 끝이라고 생각할 때 그 끝은 도리어 하나님의 시작이었습니다.

우리를 우리 한계 저편으로 이끄시는 하나님에게서 용기를 얻고 빛을 보는 오늘이기를. 우리의 생각과 기대를 뛰어넘는 하나님의 활동으로 위로와 평화를 얻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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