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주체사상의 신화는 어떤 배경에서 태동하였나요?(4)_김일성주의의 고착화

A: 지난 연재를 통해 북한에서 ‘김일성주의’가 탄생하게 되는 배경을 살펴보았습니다. 김정일 사후에 ‘김일성주의’는 후대 수령 김정은에 의해 ‘김일성-김정일주의’로 정식화되었습니다. 지금 북한 곳곳에는 ‘온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화 하자’라는 구호가 걸려 있습니다.

‘주체사상’과 ‘김일성주의’, ‘김일성-김정일주의’는 북한의 ‘유일사상’을 지칭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의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체사상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김일성주의라고 할 수 있고, 주체사상의 정수에는 ‘수령’이 놓여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지난 연재에 이어, ‘김일성주의’ 정식화 한 해 전인 1973년에 사회과학출판사에서 발간된 ‘철학연구소 력사적유물론 연구실’이 집필한 『혁명의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창시하신 당의 유일사상체계를 세울 데 대한 사상과 그 빛나는 구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 김일성주의의 완성은 김일성 사후 김정일에 이르러 완성되었다. ⓒ로동신문, 2014

이 이론서는 후반부에서 사람의 두 가지 생명 중 ‘영생하는 사회정치적 생명’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영생하는 사회정치적 생명을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수령에 대한 충실성’이라는 것입니다. 이론서는 이 ‘충실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영생하는 ‘사회정치적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지녀야 하는데, 이는 결국 ‘주체의 사상체계’를 세울 때만 가능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 ‘영생’을 얻기 위해 필수적인 ‘주체의 사상체계를 세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론서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전당과 온사회에 당의 유일사상체계를 세우기 위한 수령의 혁명사상, 당의 유일사상으로서의 교양은 당 정책교양과 혁명전통교양을 통하여 실현된다.(…)수령과 당에 대한 충실성은 수령의 교시와 당정책을 무조건 받아들일 뿐 아니라 그것을 무조건 끝까지 관철하는 데서 나타나야 한다.”

이 설명에서 혁명전통교양은 수령의 신화를 말해주고, 당 정책교양은 수령이 하고자 하는 바를 말해줍니다. 즉, 수령의 신화를 받아들이고, 수령의 요구를 절대적으로 관철하는 것이 유일사상체계확립의 본질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사회에서 국가종교가 형성되고, 거룩한 이야기인 ‘신화’가 공인이 되면, 공인되지 아니한 모든 이야기들은 말살의 운명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유일사상체계’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는 곧, 유일사상을 제외한 모든 사상들에 대해서 비타협적으로 투쟁하겠다는 의지에 다름이 아닙니다. 주체사상에서 말하는 ‘수정주의’는 바로 주체사상을 제외한 일체의 ‘다른 사상’들에 대한 대명사입니다.

이론서는 ‘수정주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수정주의’의 실체는 수령의 ‘신화’를 거부하고 수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상 조류를 말하는 것입니다. 역사의 공간에서 자신에 반대하는 정적들을 모두 숙청한 이후에, 수령은 자신에 반대하는 자들은 모두 ‘수정주의자’이며, ‘부르죠아 계급’과 같은 혁명의 반대자로 선언하고 있습니다. 오직 수령만을 통하여, 수령의 ‘신화’을 받아들일 때, 생명의 길이 주어지며, ‘나 이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는 ‘유일 구원자’ 선언인 것입니다.

정대일 연구실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jungsc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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