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통일 보도
주체문화에 뿌리 내린 토착 그리스도교의 실상최재영 목사 방북기 “북녘의 교회를 가다”
정대일 연구실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 승인 2019.04.11 19:03

재미 통일운동가 최재영 목사님의 신간 “북녘의 교회를 가다”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통일 운동의 일선에서 헌신하며 남과 북 그리고 해외 동포 3자가 역사, 종교, 경제, 언론의 모든 분야에서 민족 역량을 최대로 결집한 민족공조의 바탕 위에서 주권적인 통일을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최재영 목사님의 지론에 평소 공감하던 차에, 균형잡힌 그리스도교 성직자의 눈에 비친 북녘 교회의 모습과 실상이 너무도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 이러저러한 방북기는 출판된 적이 있으나, 그리스도인이라는 자기정체성을 가지고, 그것도 북녘의 교회를 집중적으로 탐방하여 보고된 북녘교회 방북기는 과문한 탓인지 몰라도 들어본 바가 없었습니다.

이런 갈급함 속에서 만난 이번 방북기는 긴 가뭄 끝에 만난 단비처럼 기다림에 지쳐버린 타는 목마름을 단숨에 해갈시키는 복된 소식이요, 속에서 솟아나는 생수가 되었습니다. 너무도 많은 새로운 사실들과 깨달음 속에서 두서가 없지만 독자들과 나누고자 하는 부분이 있어 붓을 들게 되었습니다.

▲ 재미 통일활동가 최재영 목사가 저술한 『북녘의 교회를 가다』 ⓒ정대일

먼저, 이 방북기는 북녘 교회의 실상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북녘 교회에 대한 증언이나 평가는 ‘공산당의 통일전선전략에 의한 위장 교회에 불과하고, 교인들은 모두 공산당원이며 가짜다’라는 주장이 난무하는 중에,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교회당이야 지은 것이고, 가짜라고 하더라도 교인으로 출석하는 것이면, 그 속에서라도 주님이 역사하실 것이니 부디 잘 이끌어주고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주장 정도가 소수 의견으로 존재하였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 방북기는 북녘의 교회를 비난하거나 두둔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북녘의 교회 공동체에 대해 ‘주체 문화가 뿌리내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토착화되었으며, 기독교의 정체성은 주체 문화와 공존하며 민족종교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고, ‘기독교라는 거대하고도 세계적인 종교를 자신들만의 고유한 민족종교로 정착시킨 국가는 지구상에 이북 사회뿐인 것 같다’라고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평가는 옳고 그름을 떠나, 북녘 교회에 대한 ‘공감’ 즉, ‘사랑’을 그 바탕에 깔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까지의 과도한 정치적, 단순한 학술적 평가와는 그 궤를 달리한다고 봅니다. 이 방북기가 ‘공감’과 ‘사랑’의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높이 평가받아야 합니다. 객관성을 절대시하는 자연과학과는 달리, 사람의 무늬를 탐구하고자하는 인문학의 영역에서는 보고자 하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방북기가 전제하고 있는 ‘사랑’은 ‘그리스도교’와 ‘주체사상’ 사이에 거연하게 버티고 서 있다고 여겨지는 ‘증오’의 막힌 담을 단숨에 헐어 버립니다. 이러한 해체 작업을 거쳐 마침내 방북기는 ‘북녘 교회’의 ‘실상’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렇게 마주한 ‘북녘 교회의 실상’에서 우리는 남한의 ‘그리스도교’도 북한의 ‘주체사상’도 미처 보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들-주로 김일성 주석의 아버지인 김형직과 유소년기의 김일성이 교회를 중심으로 진행한 여러 가지 활동들과 일화들-을 발견하게 되며, 이를 통해 현재 북녘의 교회가 지금 이 모습으로 지속해 올 수 있었던 근원적인 힘이 어디에서 연유하는 지 깨닫게 됩니다. 이런 깨달음은 ‘그리스도교’와 ‘주체사상’을 ‘사랑’으로 회통한 경험에서 우러난 역사적 식견에서 비롯된 것인데, 바로 이러한 제3의 식견을 우리에게 제시해주고, 우리의 눈을 열어주고, 우리를 새로운 차원으로 인도해준다는 것이 이 방북기의 가장 큰 미덕입니다.

이 방북기를 통해 통해 열 여섯 군데 북녘 교회와 오백 여 군데 가정교회와 조선그리스도교련맹, 평양신학원 등 종교단체의 운영 소식을 전해 듣고, 각각의 교회나 단체가 건립되기까지의 에피소드나 잘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를 마치 저자가 우리를 곁에 불러 사랑방에서 두런두런 말해주는 것처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부디 이 방북기가 통일시대를 맞이하는 그리스도인들의 필독서가 되어 남녘의 그리스도인들이 남녘의 잣대로 북녘의 교회를 재단하지 아니하며, 북녘의 교회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북녘의 교회가 지금 이 모습으로 이어지게 된 역사의 소이연을 파악하는 데에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될 것을 간절히 빕니다. 아울러, 이 방북기를 통해, 그리스도교와 주체사상 사이의 대화는 북녘 교회 역사 속에서 단 한순간도 멈춘 적이 없으며, 북녘 교회에서 이어져 온 대화의 역사와 성과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통일시대의 새로운 대화를 논할 수 있을 것이라는 통찰을 얻게 된 데 대해, 이 지면을 빌어 저자인 최재영 목사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정대일 연구실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jungsca@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대일 연구실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55(충정로 2가)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교육원 생명의집 204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및 편집인 : 이해학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해학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19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