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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복음서의 가부장제 비판Q복음서의 여성 (2)
김재현 교수(계명대) | 승인 2019.04.12 19:29

여성주의 Q 해석자들은 남성 Q 연구가들이 Q복음서에서 발견되는 “반-가족 기풍”(a-familial ethos)(Jacobson, 1995: 361)의 문제를 상이한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간 남성 해석자들은 가족의 해체 현상에 주목했다. 하지만 여성 해석자들은 그것을 억압적인 가부장제의 해체 사건으로 받아들인다.

Q복음서의 가족 해체에 대한 이해

반-가족의 기풍은 가정을 떠나 방랑하는 삶을 살았던 제자도의 모습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제자도의 문제에 있어 마가복음에서는 직업의 포기가 강조된다. 반면에 Q복음서에서는 가정의 포기가 강조된다.

마가가 제자직을 “옛 노동을 대체하는 새로운 노동”(Schottroff)으로 이해하는 반면, Q복음서는 제자직을 옛 가정을 대체하는 새 가정으로 이해한다. Q복음서의 반-가족 기풍을 극단적으로 대변하는 구절은 Q9:59-60이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그(예수)에게 말하였다. 주여! 제가 먼저 가서 제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게 하여 주옵소서. 그(예수)가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르라 그리고 그들 자신이 죽은 자들을 장사하도록 그 죽은 자들을 떠나라(Q9:59-60)

예수 말씀이 충격적인 것은 제자들에게 부친의 장례마저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친 장례의 금지는 그레코-로만 세계나 구약성서, 필로의 글에서도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유일한 예외는 구약성서의 나실인의 경우이다.(Fletcher-Louis, 2003: 41-43) 이러한 고대의 상황을 고려할 때 Q복음서의 부친 장례 금지는 매우 급진적인 가족 해체 운동으로 비쳐진다.

▲ 원시 그리스도교 연구와 역사적 예수 연구에 큰 획을 그은 독일 출신의 신약성서학자 게르트 타이센 ⓒGetty Image

원시 기독교 공동체의 탈-가족적 기풍은 원시 기독교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를 시도한 독일 출신의 신약학자 게르트 타이쎈(Gerd Theißen)에 의해서 제기되었다. 타이쎈은 원시 예수 공동체를 “카리스마적 방랑자”(Wandercharismatiker)와 지역 동조자(lokale Sympathiker)로 구분했다. 타이쎈은 이들 카리스마적 방랑자들을 방랑급진주의(Wanderradikalismus)라고 부르기도 했다.(Theissen, 1979: 79-105)

카리스마적 방랑자 그룹의 활동은 가족의 해체로 이어졌다. 타이쎈은 이러한 방랑의 삶을 직접적으로 실천하며 살았던 사람들의 증거가 Q 사람들이라고 주장한다. 타이쎈의 연구는 Q연구가 미가쿠 사토(Sato)에게 받아들어져, 사토 역시 Q 공동체가 이러한 방랑자/정주자의 이중구조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한다.(Sato, 1988: 407)

Q복음서의 반-가부장 운동

여성주의 Q 해석자들은 이상과 같은 Q복음서에 있는 “반-가족 기풍”을 반-가부장 운동으로 재해석한다. 여성주의 Q 해석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가부장제의 말씀으로 해석되는 본문은 다음과 같다.

“내가 땅에 평화를 던지러 온 줄로 생각하느냐? 나는 평화가 아니라 검을 던지러 왔다. 내가 아들을 아버지와 그리고 딸을 그의 어머니와, 그리고 며느리를 그의 시어머니와 분쟁하게 하려고 왔기 때문이다.”(Q12:51,53)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미워하지 아니하는 자마다 나의 제자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아들과 딸을 미워하지 않는 자마다 나의 제자가 될 수 없다”(Q14:26)

여성주의 Q복음서 해석자들은 신약성서에 대한 사회학적 해석의 성과(成果)들과 위의 본문을 창조적으로 관련시켜 Q복음서의 예수 운동이 강력한 가족해체의 운동인 동시에 강력한 반-가부장 운동이었다고 주장한다. 쇼트로프는 위의 구절에 근거하여 여성들도 역시 예수를 따르기 위해 자신들의 가정을 떠났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본문을 살펴보면 아들과 아버지만 분쟁하는 것이 아니라 딸과 어머니,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분쟁한다.

쇼트로프는 Q12:51-53에서 예수가 몇 몇 가부장적 가족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가부장적 가족 제도 자체를 비판”하고 있다고 해석한다.(Schottroff, 1994: 514) 가부장제는 위계와 통제, 그리고 복종으로 이루어진 시스템이다.(Fiorenza, 1997: 201) 하지만 쇼트로프에 따르면 예수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사회는 가부장제의 위계적인 사회와 달리 비-위계적이고 비-가부장제적인 사회이다.(Schttroff, 1994: 514)

왜 가족해체가 아니라 가부장제 비판인가

예수 당시의 가족해체 운동이 왜 가부장제에 대한 비판이 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보충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로마 지배하의 1세기 팔레스타인의 가족 개념은 오늘날의 가족 개념과 달랐다. 고대 그레코-로만 사회에서 “생물학은 가족 관계의 기초를 형성하지 못했다. 고대에서는 그들의 가족 관계는 입양에 의해서 규범적으로 창조되고 유지되었다.”(Valantasis, 1990: 57)

당대의 가정은 물려받은 운명이 아니라 창조적으로 구성하고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었다. 고대 가족제도의 중심에는 가장(paterfamilias)이 존재했었다. 이러한 가정 상황에서 결혼은 마치 밭을 사거나 소를 사는 거래와 유사한 일로 여겨졌다.(눅14:12-14 참조)

여성들은 가정의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가장의 소유물이었다. 여성들은 당대의 이러한 가족 제도로부터 고통받았다. Q복음서의 가족 해체 운동은 바로 이런 의미에서 곧 가부장제에 대한 비판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Q복음서의 한계

쇼트로프는 Q복음서가 반-가부장제적 특징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남성중심적(androcentric) 언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남방 여왕(Q11:13)을 제외하면, Q복음서의 여성들은 철저하게 집 안에 있으며, 그들의 노동 역시 집 안에서 밀을 갈거나(Q17:35) 빵을 만드는 일(Q13:20-21)에 한정된다. 그들은 남성중심적 언어 속에서 교역과 결혼, 이혼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대상으로 취급당한다.(Q16:18; Q17:27)

Q복음서에서는 공관복음서에 등장하는 예수의 여성 동행자들이나 길에서 여성을 만나는 사건이 없다.(Schottroff, 1991: ; Racine, :107). 또한 Q복음서는 여성의 치유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시키지 않았다.(Schottroff, 1994: 532)

Q복음서가 반-가부장적 경향을 내포하고 있지만 남성중심적 언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예수 전승이 비록 남성중심적 언어를 극복하지 못했으나 결코 여성혐오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은 예수 전승이 전달과 편집의 과정에서 가부장적인 경향으로 바뀌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목할만한 일이다.(Fiorenza, 1997: 201-202).

전체적으로 볼 때 비록 Q복음서가 남성중심적 언어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여성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고, 탈-가부장적 성격을 가진 예수운동을 반영한다는 사실은 부인될 수 없다.

김재현 교수(계명대)  verticalkj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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