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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 신학대학원생들, 박 모 교수 사건 처리에 항의한신대 학교 측 묵묵히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권이민수 | 승인 2019.04.17 15:30

“가해자 처벌! 피해자 보호!”, “학교는 박 교수를 즉각 파면하라!”

2019년 4월16일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대학원장 김주한 교수, 이하 신대원) 학생들이 기습 피켓시위를 벌이며 외친 구호였다. 이들은 지난 2019년 2월 12일 한 교계 한 인터넷 신문을 통해 알려진 ‘박 모 신학과 교수의 제자 성폭력사건’을 두고 신대원의 정의로운 치리를 촉구한 것이다.

묵묵부답인 학교가 답답하기만 한 신대원생들

신대원은 지난 2월 18일 신대원 홈페이지(http://www.hs.ac.kr/gsth/index.do)에 이미 “‘본교 박 모 신학과 교수 성폭력 의혹’에 대한 학교입장문”을 게시한 바 있다.

▲ “개교 79주년 한신대학교 서울캠퍼스 개교기념예배”와 “만우 송창근 목사 유언 석판 제막식”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신대 신학대학원 학생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김평화

이 입장문에서 한신대학교 연규홍 총장은 사태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있다며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만들 것과 경찰조사 협조 및 법적 조치의무 이행, 피해자 지원 및 보호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약 2달이 다 지나가도록 아무 소식이 없자 분노한 신대원 학생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다.

당일은 “개교 79주년 한신대학교 서울캠퍼스 개교기념예배”와 “만우 송창근 목사 유언 석판 제막식”이 신대원 예배당에서 있었다. 신대원 학생들의 피켓 시위는 예배의 전과 후, 제막식에도 계속 되었다. 예배 중 연 총장의 발언 시간에 몇몇 학생들이 손피켓을 들고 항의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은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많은 손님들이 신대원을 찾았다. 손님들은 신대원 학생들이 들고 있는 피켓문구를 유심히 살펴보기도 하고 배포하는 신대원 학생들의 입장문도 받아 읽었고 몇몇 손님은 피켓을 든 신대원 학생들을 격려하기도 하였다. 이에 반해 연 총장은 학생들의 요구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유 있는 묵묵부답?

연 총장이 답변을 할 수 없었던 건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예배 진행되는 중에서 한신대 신학대학원생들의 피켓 시위는 계속되었다. ⓒ김평화

우선 박 모 교수 사건에 대한 특별대책위원회에서 조사 결과가 도출되어야 한다. 대책위가 꾸려지고 60일 활동 과정 중에 경찰조사 결과를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조사 과정에서 도출된 해당 결과를 연 총장이 보고 받은 후 이사회에 징계 요청을 하게 된다. 이러한 요청을 이사회가 받게 된다면 이사회는 징계위원회 구성을 결의하고, 징계위원을 선임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징계위원회에서 사실관계 확인 후 징계양형을 결정하는 수순이 남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책위 조사 과정에서 참고하게 될 경찰조사결과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조사결과가 지금의 예상과는 다르게 나올 경우 징계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법정에서 법리 다툼으로 갈 경우 차후 또 다른 사안으로 번질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무런 소통 없이 기나긴 절차를 묵묵히 밟아가는 학교의 상황을 학생들과 피해자가 감내해야 할 부분인지는 의문이다.

교계와 신학교 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지속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 사건 중 몇몇은 공동체가 가해자의 합당한 처벌이나 피해자에 대한 합당한 지원이 없이 슬쩍 덮고 넘어가려 함으로 인해 사회의 공분을 사기도 하였다. 한신대학교는 과연 이 흐름에 편승하게 될지, 아니면 올바른 치리를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래는 신대원 학생들의 입장문 전문이다.

성폭력 OUT! 성정의 IN!
- 만우의 정신은 어디에? -

지난 1월 31일 한신에서 박교수가 학생을 성폭행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그리고 우리는 이곳에서 "성폭력!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게 정의다."라고 외쳤지만 이는 공허할 뿐이었다. 가식적인 학교의 대처 앞에 지금 이 순간에도 피해자는 고통 받고 있다. 반면, 가해자는 여전히 처벌받지 않고 있고, 자신의 죄를 외면하며 피해자에게 또 한 번 폭력을 행하고 있다. 이것이 학교가 방관하는 현실이다.

만우 송창근 목사는 실천적 신앙생활을 강조하는 목회를 하셨다. 평생 성빈과 경건을 추구하시며 거지들의 대장으로 사셨던 만우는 제자를 자기 몸과 같이 사랑한 교수였다. 정의와 사랑을 강조하였던 그는 "벽도 밀면 문이 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우리는 이 학교를 '임마누엘 동산'이라 불러왔지만, 정의를 잃어버리고 아픔과 가식만 남은 이곳은 임마누엘의 정신을 잃어버렸다. 만우 송창근의 정신을 기리는 오늘 우리는 학교의 현실을 되돌아보며 그 정신이 실현되기를 요청한다. 만우 송창근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우리는 그의 실천적 신앙생활, 참된 경건의 삶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무엇을 실천해야 할지, 이 순간의 참된 경건이 무엇일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벽도 밀면 문이 된다.”

우리는 이곳을 다시 임마누엘 동산이라 부를 수 있을 때까지 밀 것이다. 관료화된 한신과 학생을 무시한 채 자신의 치적사업에만 몰두하는 연규홍의 벽이 아무리 단단하더라도, 우리는 밀고 밀며 또 밀 것이다.

권이민수  simin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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