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의 관점에서 Q를 연구한 여성 신학자들은 Q복음서와 양성평등의 관계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었다. Q공동체는 어느 정도 양성평등을 지향했을까? 여성 연구가들은 Q복음서 연구를 통해서 남성중심적 환경과 언어에도 불구하고 Q공동체가 양성평등의 방향을 지향했다고 주장한다.

여성주의 해석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다음의 3가지이다.

여성 방랑 제자단

먼저, 여성들은 예수의 방랑 제자단에 여성들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예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급진적인 방랑의 삶에 포함되어 예수를 뒤따른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러한 제자됨은 곧 원시 기독교에서의 지도력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자직에 여성이 포함되었는지의 여부는 원시 기독교에서 여성의 위치를 파악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 지거 쾨더, “성만찬” ⓒWikipedia

피오렌자와 쇼트로프가 Q복음서에 대해 ‘지혜 중심’과 ‘예언 중심’이라는 Q복음서에 접근하는 관점의 차이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모두 카리스마적 방랑자들에 여성들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통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피오렌자는 Q복음서를 비롯한 최초의 예수운동의 특징 중 하나가 남성과 여성의 “평등의 제자직”(discipleship of equals)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더 포괄적인 논의는 Fiorenza, 1993 참조).

이점은 Q복음서와 누가복음서의 제자도 본문을 비교해 보면 명확하다.

부모와 자녀를 미워할 것을 말하는 Q복음서에 비해 누가복음서는 부모, 처자, 형제, 자매, 자기 목숨까지 미워할 것을 요구한다. 피오렌자의 주장처럼 누가복음은 부인과 자녀를 언급하면서 방랑 제자들이 남성이었음을 전제한다. 반면 Q복음서는 부인과 자녀에 대한 언급이 없다.

피오렌자는 이것이 Q복음서의 제자도가 여성들도 참여할 수 있는 양성 평등의 제자도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Fiorenza, 1983: 145-146). 쇼트로프도 Q복음서 내에 “떠돌이 여성 예언자들”(Itinerant Prophetesses)이 있었음을 강조한다.

젠더 균형을 맞추려는 Q복음서의 노력

둘째로, Q복음서에서 젠더의 균형을 맞추어 짝을 지어 말하고자 하는 시도가 발견된다. 베이튼(Batten)은 Q복음서 안에 젠더 균형이 맞추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가 제시하는 본문은 다음과 같다. ▲ 남방여왕과 니느웨 사람들의 비교(Q11:31-32), ▲ 겨자씨 비유와 누룩 비유(Q13:18-21), ▲ 잃은 양 비유와 잃은 동전 비유(Q15:4-10), ▲ 결혼함과 결혼당함(Q17:27), ▲ 두 남자는 누워 있고, 두 여자는 맷돌질을 함(Q17:34-35)(Batten, 1994: 47-48; Arnal, 1997: 75-94).

이러한 짝을 맞춘 이야기들은 Q 공동체에 여성들이 속해 있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그들의 노동이 인식되었다는 귀중한 증거이다. 그러나 베이튼이 제시한 서술에서의 젠더 균형은 보다 자세하게 바라보면 젠더 불균형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는 간과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Q복음서는 남성과 여성을 함께 서술하지만 남성이 보다 긍정적으로 묘사되고 여성은 다소 부정적으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콜리(Corley)는 Q복음서가 남성과 여성의 짝을 맞추지만 여성들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는 사실을 환기시킨다(Corley, 2002: 82).

예수의 식탁에 여성들의 참여

셋째, Q복음서의 평등운동은 평등의 식사에서 잘 나타난다. 지금은 성만찬이 된 식탁교제는 기독교의 핵심적인 제의이다. 많은 역사적 예수 연구가들은 식탁교제 본문을 역사적 예수의 가장 믿을 수 있는 본문들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유명한 역사적 예수 연구가 크로싼(Crossan)은 열린 식사 공동체를 예수 운동의 핵심으로 보았다(Crossan, 1991: 303-353). Q복음서에도 식탁교제와 관련된 구절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Q복음서가 제시하는 식탁교제 본문에서 여성들을 볼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예수의 식탁교제는 남성들만의 식사였는가?

이에 대해 콜리는 예수의 식탁교제에 여성들이 함께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Q7:33-34의 본문에서 여성들의 흔적을 추적한다. 

요한이 왔는데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으니 너희가 말하기를 그는 귀신이 들려 있다 하고 사람의 아들이 왔는데 먹고 마시니 너희가 말하기를 보아라 먹기를 탐하는 자요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로구나 한다(Q7:33-34)

이 본문에서 콜리가 주목하는 사람들은 “세리와 죄인들”이다. 예수는 적대자들로부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라고 비난받는다. 그런데 세리와 죄인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콜리의 주석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에서 세리는 종종 매춘과 연결되어 있었다. 세리는 문란한 여성, 매춘, 성매매 여성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었다. 그녀는 특히 고대 그리스에서 국가(state)의 수입이 πορνοτελῶναι라고 불리는 특별 세금 수집가에 의해서 수집되었다는 사실에도 주목한다.

동시에 흔히 “죄인들”로 번역되는 ἁμαρτωλοί(하마르톨로이)는 그리스 문헌에서 문란하고 성적으로 부도덕한 사람들을 의미했다.(Corley, 2002: 84-85)

콜리는 예수의 식탁에서 발견된 세리와 연결된 죄인들이 여성들이었다고 해석한다. 그녀의 해석에 따르면 Q7:34은 단지 당대의 사람들에게 예수가 “먹보이며 술고래”인 방탕한 사람으로 비춰진 것을 의미할 뿐 아니라 여성들과 공개된 식탁교제를 가진 문란한 사람으로 비춰졌다는 것을 뜻한다. 당대의 사람들은 거침없이 예수와 공개된 식탁교제를 가진 진보적인 여성들을 문란하다는 의미에서 죄인들 혹은 “창녀들”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콜리는 Q복음서에서 발견된 여성의 식탁교제는 당시 여성들을 철학적 심포지움과 종교적 식사에 참여시켰던 견유학파, 에피쿠로스 학파, 스토아 학파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진보주의 흐름에의 참여를 의미한다고 주장한다.(Corley, 2002: 87) 콜리는 눅7:29-30과 마21:31-32의 평행구절을 자신의 주장의 근거로 제시한다. 이 구절은 최근에 IQP에 의해 Q의 본문으로 편입되었다.

이 구절의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평행본문은 다음과 같다.

콜리는 마태복음 판본에서 “세리들과 창녀들”이라는 짝은 Q복음서에서의 “세리들과 죄인들”이 누구였는지를 암시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콜리는 예수의 스승이었던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 가운데 세리들 뿐 아니라 “창녀들”(πορναι)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녀들은 요한의 세례를 받았고, 그 이후에 예수 운동의 멤버가 되었다(Arnal, 1997: 79).

콜리의 연구의 결론은 예수가 문란한/자유로워진 여성들과 즐겁게 만찬을 가졌다는 것이다. 여성들은 예수의 식탁교제의 현장에 함께 참여했다. 콜리는 이것을 “평등주의 식탁”(egalitarian Meals)이라고 부른다.

김재현 교수(계명대)  verticalkj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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