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주체사상이 북한 사회에서 여전히 영향력이 있나요?(2)_북한 헌법 분석 

▲ 북한 헌법 ⓒGetty Image

A: 오늘은 지난 연재에 이어, 주체사상이 북한 사회에서 여전히 영향력이 있는지에 대해 북한의 헌법을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헌법은 한 국가에 있어 가장 근본이 되는 법입니다.

북한의 헌법은 ‘서문’을 가지고 있는데, 이 ‘서문’에 북한의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북한 헌법의 서문을 조목 조목 검토함을 통해, 북한 사회의 법적 기초와 토대를 형성하고 있는 정신과 주체사상의 상관 관계를 밝혀보고자 합니다. 여기서 인용하는 헌법의 서문은 김정일 사후 2012년 4월 13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5차 회의에서 개정된 헌법의 서문입니다.

서문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의 사상과 령도를 구현한 주체의 사회주의조국이다.”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수령’의 ‘사상과 령도를 구현’하는 것이 국가의 존재이유가 된다는 것입니다. ‘수령’의 사상적 업적에 대해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북한 헌법의 서문은 ‘수령’ 김일성의 여러 업적 중에서도 ‘영생불멸의 주체사상’을 창시한 업적을 제일 첫 머리에 두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주체사상’을 창시한 바탕 위에서 ‘항일혁명투쟁’도 진행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창건하였다는 것입니다.

주체사상의 성립 시기를 언제로 볼 것인가? 주체사상이 과연 김일성 한 사람의 작품인가? 주체사상의 합리적 핵심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등의 쟁점이 있을 수 있겠으나,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은 북한의 ‘헌법’이 ‘수령’의 사상인 ‘주체사상’ 위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가가 창건되었다고 고백하고 있다는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기에 서문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지칭하여 ‘주체의 사회주의조국’이라고 일컫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주체사상’이 없는 ‘사회주의조국’은 생각할 수 없다는 선언에 다름이 아닙니다.

북한 헌법의 서문은 ‘수령’ 김정일의 업적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하고 있습니다.

서문은 김정일의 업적에 대해서도 주체사상을 ‘전면적으로 심화발전’시킨 공로를 으뜸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정일 생전에 ‘선군혁명’을 강조하자, 남한의 학계에서는 마치 ‘주체사상’이 ‘선군사상’으로 대체된 듯이 착각하면서 김정일이 ‘선군사상’으로 자기 색깔을 분명히 하며 아버지의 ‘주체사상’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라는 등의 논의가 무성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북한사회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억측이었습니다.

‘수령’의 자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선대 수령의 ‘사상’에 대한 충실성입니다. 후대 수령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대 수령이 창시한 사상을 ‘심화발전’시키고, ‘옹호고수’하고, ‘계승발전’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선대 수령의 사상인 ‘주체사상’에 충실하지 않고, 소홀히 한다는 것은 ‘수령’이 될 자질이 없다는 것이기에, ‘주체사상’은 후대 수령에 의해 다양한 변용을 겪게 될지언정, 결코 ‘폐기’되거나 ‘대체’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북한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주체사상’에 대해서 알아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북한사회에서 주체사상은 ‘상수’이지 ‘변수’가 아니기에, 주체사상과 대면하지 않고 외면하면서 북한사회와 그 구성원들의 마음을 알아가고자 하는 모든 시도들은 결국에는 물거품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대일 연구실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jungsc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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