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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 모르게 오른손이 행할 때까지살며 묵상하며
하태혁 목사(단해감리교회) | 승인 2019.04.29 11:33

“너희는 남을 도울 때에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생각하지 마라. 그냥 소리내지 말고 은밀하게 도와주어라. 사랑으로 너희를 잉태하신 너희 하나님도 무대 뒤에서 일하시고, 너희를 은밀히 도와주신다.”(마태복음 6:3~4/메시지성경)

“너는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자선 행위를 숨겨두어라. 그리하면, 남모르게 숨어서 모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복음 6:3~4/새번역)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남에게 보이려는 자선, 그 위선을 경계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주님의 가르침을 은밀한 교만의 도구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가르침대로 남모르게 선을 행하고 생각합니다. ‘난 진정한 선을 행했구나.’ 그리고 남들이 칭찬하는 어떤 사람의 선행을 바라보며 판단합니다. ‘남모르게 행하는 참된 선을 모르고 저렇게 칭송받으려고 보란 듯이 행하는구나.’ 어떤 진리도 열등감과 인정욕의 손에 붙들리면 기만과 위선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왼손이 모르게 하는 오른손의 선행! 곱씹을수록 의미심장한 비유로 다가옵니다. 오른손과 왼손은 한 몸이니 어찌 모를 수 있겠습니까. 길은 하나뿐입니다. 오른손의 일을 선행으로 여기지 않을 때, 왼손도 선을 행한 줄 모를 것입니다. 사실 음미하면 할수록 ‘내가 너에게 선을 베풀었다’는 문장 자체가 허상입니다. 오직 자신의 뜻과 힘만으로 베풀 수 있는 선이란 불가능합니다.

▲ Gary Price 作 ⓒGetty Image

몸으로 섬기든, 물질로 섬기든 무엇인가를 행하려면 수많은 손길에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돕고 싶다는 바람, 그것도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마음속에서 솟아나도록 주님 선물해주셔야 가능합니다. 마음을 먹었다 해도 시간과 기회, 물질과 건강… 수많은 요소들이 함께 해야 가능합니다. 책 한 권을 선물하려 해도, 그 책을 구입할 돈, 그 돈을 버는데 관련된 직업, 직장, 동료… 그 책을 만든 수많은 손길, 택배, 인터넷 주문… “나”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관련된 수많은 존재들이 함께 어울려 선이 이뤄집니다. 하나님께서 그 모든 관계를 통해서 선을 이끌어주셨고 다만 그 마지막 자리에 자신이 서 있을 뿐입니다. 작은 선행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모든 일로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거대한 신비가 살짝 반짝였을 뿐입니다.

이런 진실을 알면, 교만은 사라집니다. 은밀하게라도 내가 선을 베풀었다는 의식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선의 큰 흐름에 참여할 수 있었음이 영광입니다. 그 끝자락에서 손과 발이 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감사할 뿐입니다. 그럼에도 정작 엉뚱한 것을 모릅니다. 인정욕에 붙들려서 보란 듯이 선을 행하고, 열등감에 붙들려서 자기 과시를 위해 선을 행합니다. 받는 사람의 상처 따위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남들이 행하는 선은 어찌나 잘 꿰뚫어보는지 과시욕, 인정욕, 교만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기만과 위선은 짐작도 못합니다. 가장 속기 쉬운 함정,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자신을 알고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만날 때, 선을 행한다는 자의식에 속지 않습니다. 그제야 하나님 이루시는 아름다움에 빠져 자기가 사라집니다.

하태혁 목사(단해감리교회)  devi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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