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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들의 극우화가 문제다감리교 충청연회 안규현 목사의 의견을 듣다
이정훈 | 승인 2019.05.06 17:43

지난 4월25일 감리교 일부 연회에서 “기독교대한 감리회의 한국기독교협의회(NCCK) 탈퇴 제안의건”이라는 연회 건의안과 서명 문건이 유포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미미한 정도이지만

그 이후의 상황 추이에 대한 취재 결과, 서울동부연회는 건의안이 상정되지 않았고, 경기연회는 건의안이 올라왔지만 건의안 심사위원회에서 기각되었다. 또한 충청연회는 연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다. 특히 서울동부연회 문건에 드러난 바에 따르면 작성 주체는 남선교회로 비목회자 조직이다.

감리교 소속 한 목회자는 연회 건의안 통과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이전에는 5개 연회에서 통과된 건은 입법의회로 바로 상정 됐는데, 몇 년 전에 그게 삭제됐습니다. 따라서 영향력은 자체 연회에만 미치는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감리교 내 법규정에 따르면 가벼운 소동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서명을 위한 문건이 작성되어 유포되고 건의안이 왜 상정 될까 하는 부분은 여전히 의문스러운 부분이다.

목회자 실사와 조치는 명백한 법위반

이에 에큐메니안은 충정연회 소속 서면중앙교회를 담임하고 계시는 안규현 목사님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여러 정황상 실명 인터뷰가 힘든 상황임에도 이름을 밝혀 주시고 인터뷰에 응해 주신 안규현 목사님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 감리교 3개 연회에서 유포된 것으로 보이는 “기독교대한 감리회의 한국기독교협의회(NCCK) 탈퇴 제안의건” ⓒ에큐메니안

안 목사님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NCCK탈퇴 제안의건을 작성한 주체에 대해 “충청연회 내에 ‘동성애 반대 대책위원회’가 있다는 것입니다. 언제부터 생겼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 위원회에서 서명 작업을 주도하지 않았을까 짐작이 됩니다.”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또한 건의안이 통과된 충청연회 내에서 NCCK에 동조·찬동하는 목회자를 실사 및 조치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물음에 안 목사는 “감리회가 NCCK에서 탈퇴해야만 가능한 일”이라며 “그렇지 않고 단지 NCCK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어떤 조치가 내려진다면 그것은 불법을 행하는 것이고, 그들이 제재를 받도록 법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조직적 움직임이 아닐까

안 목사는 이러한 건의안이 감리교만이 아니라 또 다른 예장 교단에서도 유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요즘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극우화 주장과 전혀 다르지 않음을 보게 됩니다. 즉, 이들이 소통하는 네트워크가 따로 있다는 것이며, 이들이 이 매체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조직화하기에 곧 타교단까지 확산되리라 저는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안 목사는 “누군가가 나와 다르다고 해서 차별하고, 그들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한다면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어리석은 일이 될 뿐입니다.”라며 이러한 건의안 자체가 기독교의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못을 박았다.

다음은 안규현 목사님과 나눈 서면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서면으로 나눈 인터뷰임을 감안해 주시길 독자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 제가 장로교 소속이라 감리교의 총회나 연회 체계에 대해 잘 몰라서 먼저 여쭙고 싶은 것은 연회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 가르쳐 주세요. 가능하시면 장로교 체제와 비교하셔서 말씀해 주세요.

저 역시 장로교 체제를 모르기에 비교해서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일단 감리회 조직은 ‘당회, 구역회, 지방회, 연회, 총회’로 되어 있습니다. 당회와 구역회는 개체교회라고 보면 되고, 지방회는 대략 30~50개 정도의 교회로 조직되어 있습니다. 지방회의 장을 ‘감리사’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권역별로 연회가 조직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도’ 단위로 생각하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대략 500~600개 교회가 한 개의 연회로 조직이 되고, 연회의 장을 ‘감독’이라고 부릅니다. 지역별로 총 10개의 연회와 ‘호남선교연회’, 서부연회(북한지역), 미주자치연회(아메리카 대륙 전역)로 조직됩니다.

마지막으로 총회가 있습니다. 총회는 2년마다 개최되며, 홀수 년도에는 ‘입법총회’가 개최됩니다.

▲ 이번 남선교회 주축이 되어서 올린 안건의 내용을 알려주세요. 서울, 동부연회 안건과 비슷한가요? 혹시 다른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충청연회에서 ‘NCCK 탈퇴 건의안 서명’이 처음 시작된 것은 지난 2018년 연회 때부터였습니다. 그 당시 어떤 장로가 전단지를 돌리며 서명을 적극 유도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전단지는 없고 서명만 받아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장로가 외친 구호는 ‘동성애 찬성하는 NCCK 탈퇴에 서명하세요!’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연회 자료집을 보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충청연회 내에 ‘동성애 반대 대책위원회’가 있다는 것입니다. 언제부터 생겼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 위원회에서 서명 작업을 주도하지 않았을까 짐작이 됩니다.

▲ 동부연회에서 NCCK에 ‘동조, 찬동, 앞장서는 감리회 목회자와 인사들을 실사하여 적절한 조치를 위할 것’을 건의했는데요, 여기서 적절한 조치는 어떤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을까요?

연회에서 NCCK에 동조, 찬동하는 목회자와 인사들에게 어떤 조치를 취하려면, 먼저 감리회가 NCCK에서 탈퇴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감리회가 NCCK 가입교단이므로 오히려 동조, 찬동하도록 권유하는 것이 타당하리라 봅니다. 그렇지 않고 단지 NCCK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어떤 조치가 내려진다면 그것은 불법을 행하는 것이고, 그들이 제재를 받도록 법적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 연회에서 안건이 정식으로 채택되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안건이 통과되었다는 것은 적어도 충청연회 내에서 실사와 조치가 가능하다는 뜻인가요?

감리회에는 장정(법)이 있고, 그 장정에 의해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장정은 2년에 한 번씩 자주 바뀌고, 세세한 내용을 일반 목회자가 알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장정을 찾아보고 말씀을 드리기는 하지만 법이라는 것이 여전히 해석의 여지가 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연회에는 건의안심사위원회가 있어서 연회원의 서명으로 올라온 건의안을 심사하게 되는데, 이때 기각이 되지 않은 건의안은 연회회원에게 가부를 물어 반대가 없으면 통과하게 됩니다. 이런 절차에 따라 올해 충청연회에서 ‘NCCK에서 감리회가 탈퇴 하자!’는 건의안이 통과 되었습니다.

이렇게 연회에서 통과된 건의안은 다시 총회에 상정이 되는데, 제가 알기로는 4개의 연회에서 같은 건의안이 통과되면 총회에 자동으로 상정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장정을 뒤져봐도 법적인 근거를 찾을 수가 없네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 개의 연회에서 건의안이 통과되었다고 당장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란 점입니다. 다만 이렇게 매년 연회에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NCCK 탈퇴 서명이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총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생각지도 못한 결과가 나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 NCCK 9개 가입 교단 중, 제가 소식을 접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공적으로 NCCK를 탈퇴하자는 건의안은 감리교가 처음인 것 같습니다. 감리교 내에서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보시는지요? 단순한 보수화 현상일까요?

충청연회에서 NCCK 탈퇴하자는 서명이 시작된 것은 ‘충남학생인권조례폐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여 집니다. 지난 정권에서 ‘충남학생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한다고 주장하면서 ‘충기련’(충남기독교교회연합회)이 엄청난 압력을 행사했으며, 당시 충남도의원 대다수가 새누리 당원들이 충남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였습니다.

▲ 특히 감리교 충청연회에서 탈퇴 제안의건이 계속 유포되는 것은 ‘충남학생인권조례’가 문제가 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에큐메니안

이에 대하여 ‘충남, 세종, 대전 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와 ‘충남NCC’에서 공동으로 ‘충남인권조례폐지반대’ 성명서는 발표하였고, 이것이 NCCK가 동성애를 찬성한다는 빌미가 된 듯합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충남도의원들이 대거 민주당으로 바뀌자 충남학생인권조례가 과거에 비해 다소 후퇴한 상태로 다시 재정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충남에 ‘동성애 반대 대책 위원회’가 각 지역별로 조직이 되었고, 특히 ‘충기련’에서는 NCCK에 동조하는 목회자를 모든 연합회에서 탈퇴시키라는 공문을 보내기까지 하였습니다. 실제 공주시기독교연합회에서 NCCK 활동을 하시던 기장 목사님이 강제로 연합회에 탈퇴를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터무니없는 일들은 감리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곧 타교단까지도 확산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요즘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극우화 주장과 전혀 다르지 않음을 보게 됩니다. 즉, 이들이 소통하는 네트워크가 따로 있다는 것이며, 이들이 이 매체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조직화하기에 곧 타교단까지 확산되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 목회자들이 이런 목소리를 내는 것과 목회자가 아닌 교우들이 이런 목소리를 내는 것과는 좀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심각하게 보이는데요, 목사님의 의견을 어떠신지요?

목회자는 성경을 토대로 성도들에게 말씀을 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성도들은 그런 목회자들이 하는 말을 비판 없이 그대로 듣기 쉽습니다. 그런데 목회자가 성경의 일부 구절을 인용해서 설교라는 이름으로 자기주장을 전한다는 것은 성도들에게 분명히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번 충청연회에도 많은 평신도들이 아무런 설명도 없는데, 무작정 서명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감리회와 NCC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 NCC가 무슨 단체인지 전혀 알지 못하고 다만 선동에 의해 서명이 이루진 면이 있어 보입니다.

목회자는 어떤 면에서 정치적으로 중립일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에는 여당도, 야당도 지지하는 분들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요즘 일부 극우화 발언을 쏟아내는 목사들을 보면 목사인지 아닌지 정말 의심이 갈 정도입니다. 게다가 가짜 뉴스에 심취해서 성도들까지 오염시키는 목사들이 있다는 것이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목회자가 사석에서야 얼마든지 자기의 정치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설교가 정치선동이어서는 안 됩니다. 정치선동과 가짜뉴스를 전하라고 목사가 된 것은 아니니까요!

▲ 현재 제가 파악한 바로는 이런 건의안이 배포된 곳은 서울, 동부, 경기, 충청연회 3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게는 꽤 많은 숫자의 연회로 보입니다. 또한 동부연회는 정식 안건으로 올라오지 않았고 경기연회는 정식 안건으로 올라왔지만 부결되었다고 합니다. 이 질문은 가정에 근거한 것이지만, 차후에라도 감리교 연회들에서 이러한 안건이 계속 올라오고 연회에서 채택하는 곳이 많아지면 감리교 입법총회에서 다룰 수가 있는 사안인가요?

위 4번의 답변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으니 4번으로 답변을 대신합니다. 다만 홀수 년도에 열리는 입법총회에 법안이 상정되는 방법은 딱 3가지뿐입니다. 예전에 3개 연회에서 같은 법안이 올라오면 자동 상정이 되었는데, 이 법이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회의 서명으로는 절대 법안으로 상정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법안과 건의안은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감리교 장정에 NCCK과 관련된 법적인 조항은 없습니다. 그러니 법을 삭제한다거나 새로 만들 문제는 아닌 듯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NCCK 탈퇴와 관련해서는 입법의 문제가 아니라 입법의회회원들의 의사에 결정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코 쉽게 결정될 문제는 아니라고 보여 집니다. 그러나 주로 장로들을 내세워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목회자들의 대응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걱정됩니다.

▲ 이러한 감리교의 움직임으로 보아 이제 하나의 흐름이 되면 다른 교단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 역시 5번의 대답과 같기에 5번의 답변으로 대신합니다. 참고로 예장(통합)에서도 일부 장로들이 이 문제로 질문지를 돌렸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제한 없이 해 주세요.

기독교의 최고의 가치는 누가 뭐래도 ‘사랑’입니다. 그것도 ‘아가페’의 사랑입니다. 그래서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이 말씀이 우리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나와 다르다고 해서 차별하고, 그들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한다면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어리석은 일이 될 뿐입니다.

물론 동성애를 대한 인식은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부정적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교회가 그들을 적그리스도라고 몰아세워 교회에서 들어오지도 못하게 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사단의 계략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 이런 문제를 우리 교회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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