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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교회는 어떻습니까?(겔 5:5-17)천천히 걷자
여상범 목사(제주신흥교회) | 승인 2019.05.17 18:58

하나님의 부르심은 일방적 호출이 아니라 상호관계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그 상호관계라는 것의 핵심은 “약속”입니다. 하나님을 부를 때 ‘신실하신’ 혹은 ‘미쁘신’ 분이라고 하는 이유는 그분이 자기 백성과 맺은 “약속”에 대해 신실하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 신실하신 하나님은 하나님 자신이 신실하신 것처럼, 자기 백성에게도 신실함을 요구하십니다. 그리고 이 문제에 있어서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얼렁뚱땅 은혜롭게” 합의보고 넘어가시는 분이 아닙니다. 부르심에 응답하여 하나님의 백성이 된 자들로 하여금 철저하게 자기 행위에 따른 열매를 먹도록 하는 분이 하나님이신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진노하시는 하나님, 열정(혹은 질투)의 하나님으로 나타나십니다. 심지어 에스겔 5장 5-17절 말씀에 따르면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분이 풀릴 때까지 매를 치시는’ 하나님으로 계시하셨습니다(13절).

혹자들은 성서를 문자주의적으로 읽는 바람에, 이와 같은 부분에서 영지주의들이 빠졌던 함정에 똑같이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구약의 하나님은 화내고 질투하는 하나님은 버리고 신약의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성서를” 믿는 사람들이 아니라 “성서대로” 믿는 사람들입니다. “성서대로”의 의미는 “하나님의 법의 정신에 따라”라는 말로 풀이됩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법의 정신”이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라는 율법의 양대 원리를 가리킵니다.

이스라엘이 지키지 못한 약속이 바로 이 율법의 약속이었습니다. 그들은 이방인들 틈에 섞여 살면서 첫 번째 원리를 어기고 하나님을 등졌을 뿐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이방인들보다 더 못한 존재들로 전락해버렸습니다(6절). 그뿐 아니라 이방인들도 그들 나름대로 지키고 따르는 선(善)이 있는데, 하나님의 백성을 자처하는 자들이 그들이 지키는 법조차 지키지 않았다고 합니다(7절).

오늘 우리는 어떻습니까? 세상 사람들도 성범죄를 저지르면 무거운 죗값을 치릅니다. 요직에 있던 사람일수록 더 큰 벌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실현되고 있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교회는 어떻습니까? 세상 사람들도 편법으로 세습하거나 무자격자가 어떤 자리에 임명되면 그에 따른 조처를 합니다. 그런데 교회는 어떻습니까? 작은 죄는 회개하라고 닦달하면서, 큰 죄를 지은 권력자들에게는 관대한 것이 교회의 현주소 아닙니까?

레위기 26장은 하나님의 법을 떠난 백성, 끝까지 돌아오지 않는 백성들은 자기 죗값의 7배를 받게 될 것이라는 엄중한 경고를 전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선택받은 백성이며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받던 백성이 죄에 발을 담그면 이전에 행한 선과 정의는 무효가 됩니다(겔3:20).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은 “신실함”이지 “신실한 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상범 목사(제주신흥교회)  uptig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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