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은 1536년 3월 바젤에서 『기독교강요』 초판을 써서 프랑스왕 프랑수와 1세에게 헌정했습니다. 이 책의 헌정사에서 칼빈은 박해당하는 자들을 위해 탄원하며 교회 개혁의 정당성을 밝힙니다. 1536년 4월, 파리에 가서 그의 형제와 자매들을 만난 칼빈은 마르틴 부처와 프랑스에서 망명한 신앙의 형제들을 만나기 위해 스트라스부르에 가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프랑수와 I세와 칼 황제 사이에서 벌어진 전쟁 때문에 지름길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리용과 제네바를 거쳐 여행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것이 주목할 만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제네바에서 기욤 파렐(Guillaume Farel)과 존 칼빈 사이에 유명한 사건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칼빈과 파렐의 만남

종교개혁은 1535년에 제네바에 소개되었고 파렐은 이미 많은 일을 이루어냈습니다. 그러나 그 도시의 의회가 가톨릭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종교개혁을 도입한 것이기 때문에, 제네바의 종교개혁은 내용에서 깊이 뿌리내리지 못하였습니다. 시의회에서는 로마가톨릭 당원이 아직 영향을 행사하고 있었고, 파렐은 혼자 그 일을 행하기에는 너무 벅차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파렐은 칼빈이 제네바에 묵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가 제네바 개혁을 위해 힘을 보태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학문연구를 위해 자유를 원한다는 칼빈의 대답을 듣고 이렇게 큰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때에 돕기를 거절한다면, 하나님께서 저주하실 것이라는 말로 파렐은 칼빈을 설득하였습니다. 이렇게 칼빈은 파렐의 요청을 받아들여 제네바에서 목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칼빈을 제네바 시에서 목회하도록 이끈 기욤 파렐(Guillaume Farel) ⓒGetty Image

칼빈은 1536년 11월, 종교개혁 정신을 반영한 “제네바 신앙고백서”를 작성하여 모든 시민이 따를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칼빈과 파렐은 “복음을 따르는 자들과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보다는 교황의 왕국에 속하는 것을 더 원하는 자들이 누구인지를 알기 위하여” 모든 제네바 사람들에게 서명하도록 하였습니다. 1537년에는 『교회규율집』을 시의회에 제출하여 통과시켰습니다.

칼빈은 이제 제네바 교회는 물론 시민들에게까지도 엄격한 도덕적 규율을 부과하여 신앙의 의무를 지킬 것을 강요하였습니다. 그러자 시민들 사이에 저항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1538년 제네바에서 개최된 선거에서 로마가톨릭적 경향을 지닌 반대당이 승리하였습니다.

아마 칼빈이 아리우스주의자이고 그리스도의 신적 본성을 부인한다는 카롤리의 거짓 주장은 칼빈의 입지를 약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했을 것입니다. 제네바 의회는 칼빈과 파렐이 부활절 주일에 설교하는 것을 금지하였습니다. 칼빈과 파렐은 이 금지를 무시하였기 때문에, 그들은 해직되고 3일 후에 제네바를 떠나야 했습니다.

제네바에서의 추방 그리고 스트라스부르에서의 목회

제네바에서 추방당한 칼빈은 스트라스부르에 가서 프랑스 망명자 교회의 목사가 되고, 그 교회를 스트라스부르의 모델에 따라 세웠습니다. 칼빈 학자들은 후에 그가 제네바에 귀환하여(1541) 채택한 목사, 교수, 장로, 집사 등 4중 직제는 부처로부터 차용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스트라스부르에 체류하는 동안, 칼빈은 매우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매주마다 그는 4차례 설교를 하고, 강의하고, 책을 저술하고 개신교파들 사이의 대화(예컨대, 1539년 프랑크푸르트 마인에서 열렸던 것과 같은 대화)에 참여하기 위하여 몇 차례 여행을 해야 했습니다. 이 도시에서 칼빈은 멜랑히톤을 알게 되었고, 그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루터의 가장 가까운 협력자가 칼빈과 우정을 맺었습니다. 칼빈은 그의 생애 내내 루터를 깊이 존경하였􏰁고, 루터 또한 칼빈에 관하여 호의적으로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칼빈은 루터교회의 문제에 대해서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칼빈에 따르면, 독일의 루터 교회는 교회의 삶에 대해서는 거의 강조하지 않고 로마가톨릭의 예배의식과 미사에 너무 집착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는 지역의 영주들에 의존하는 것이 매우 문제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1540년, 칼빈은 이들레트 드 뷔르(Idelette de Bure)와 결혼하였습니다. 재세례파였으나 그가 다시 교회로 인도한 쟝 스토르되르라는 사람의 미망인이었습니다. 결혼식의 집례는 그 때 뉘사텔에서 목회하던 파렐이 하였습니다.

그 동안에 제네바의 상황은 부정적으로 전개되었습니다. 파렐과 칼빈이 떠난 뒤에, 제네바 교회에는 무질서가 판을 쳤습니다. 칼빈의 친구들은 칼빈과 파렐의 후임자들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지만, 칼빈이 중재하여 새로운 목사들을 승인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그 상황은 진정되었지만, 오래 가지는 못하였습니다. 베른은 제네바에 대한 통제권을 얻고자 하였습니다. 그 결과 후임자들이 시에서 축출되었습니다. 분규가 우려되었고, 게다가 전쟁의 조짐이 보였습니다.

다시 제네바로

개혁의 추종자들은 칼빈이 제네바에 즉시 귀환하는 것이 질서를 회복시키는데 필수적이라고 반대당을 설득시키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또 하나 제네바 시민들이 칼빈을 우호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칼빈이 없는 동안 가톨릭 추기경 사돌렛(1477-1547)이 1538년에 제네바 시민들을 로마가톨릭 교회로 회유하기 위한 편지를 썼는데, 이에 대해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제네바 시는 칼빈에게 사돌렛에 대한 반박문을 부탁했습니다.

칼빈은 이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칼빈이 사돌렛을 너무나 잘 반박했다는 소문이 제네바 시민들 사이에 퍼졌고, 전과는 달리 칼빈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1540년 10월 20일 제네바의 공식 대표단이 칼빈에게 제네바로 되돌아와 줄 것을 간청􏰁는 임무를 가지고 스트라스부르에 도착하였습니다.

칼빈은 주저하였고 결국 거절하였습니다. 이번에도 파렐은 다시 칼빈에게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부처 또한 칼빈에게 복귀하기를 권했습니다.

칼빈이 제네바로 돌아가기로 작정하면서 파렐에게 보낸 편지에는 그의 비장한 심정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주님께 나의 심장을 드리나이다.” 칼빈은 1541년 9월 제네바로 귀환합니다.(1)

최영 소장(기독교장로회 목회와신학연구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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