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선물” - 에큐메니안

예수께서 거기에서 떠나서 길을 가시다가, 마태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그는 일어나서, 예수를 따라갔다. 예수께서 집에서 음식을 드시는데, 많은 세리와 죄인이 와서, 예수와 그 제자들과 자리를 같이 하였다. 바리새파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예수의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당신네 선생은 세리와 죄인과 어울려서 음식을 드시오?” 예수께서 그 말을 들으시고서 말씀하셨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사람에게는 필요하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자비요, 희생제물이 아니다’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태복음 9:9~13/새번역)
“내가 여기 있는 것은 소외된 사람들을 초청하려는 것이지,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비위나 맞추려는 것이 아니다.”(마태복음 9:13/메시지성경)

8:1~22에서 세 가지 기적 사건에 이어 제자됨의 길을 가르치십니다. 이어 8:23~9:8에서도 풍랑을 잠잠케 하시고 귀신 들린 두 사람, 중풍병자를 고치시는 세 번의 기적 다음에 다시 마태를 부르십니다. 세 기적과 제자됨을 반복하십니다.

기적은 강력한 유혹입니다. ‘이야~! 저분을 따른다면, 성공과 명성은 보장되겠네.’ 그러나 주님을 따라 함께 가는 길이 고생길이고 스캔들임을 환기시키십니다. 머리 둘 곳 없는 고생이고, 죄인들과 어울려 종교지도자들이 비난할 스캔들임을 명확히 하십니다. 기적으로 들뜬 마음을 다시 낮고 낮은 자리로 가라앉히십니다.

어차피 감정은, 감동은, 인기는 가라앉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일상입니다. 기적의 환희가 가라앉은 일상에서 무엇을 하며, 어디를 향해 나아가느냐가 관건입니다. 죄인이라 낙인찍힌 이들과 어울리며 사랑을 나누느라 머리 둘 곳조차 없었던 고생길, 그것이 주님 놓치지 않으신 일상이십니다. 주님께 몰려드는 무리들은 많았고 따르겠다는 이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과 함께 살아간 이들은 부르심 받은 이들입니다. 십자가를 지는 사랑의 길로 부르신 제자입니다. 주님께서는 욕망을 따라 찾아드는 이들을 사랑해주시지만, 또한 부르십니다. 함께 사랑의 길을 걸어갈 제자를, 길벗을 기다리십니다. 지금도!

▲ Barbara Scavotto, “Disposition”. 주님 부르십니다. 높은 곳에 있는 이들도 낮은 곳에 있는 이들도 평지로, 틀 밖으로 틀에 박힐 수 없는 선물로.

부르심 받는 마태는 세리입니다. 친일파처럼 로마의 앞잡이로 미움의 대상이자 죄인취급 받던 세리입니다. 상종 못할 죄인, 꼴도 보기 싫은 그를 제자로 부르십니다. 주님과 함께 살아가려면, 그런 이들과 함께 식탁에 앉아야했습니다. 생각도, 가치관도, 종교관도 달랐을 사람을 식구로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주님께서 부르셨기에 이 모든 차이를 끌어안습니다. 주님과 함께 사랑하며 하나님 나라를 세워간다는 궁극적 목적이 이 모든 차이를 끌어안게 합니다.

당시 종교지도자들이나 바리새인은 율법준수 등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사람에게만 식탁교제를 허용했습니다. 세리, 죄인은 절대로 그 자리에 앉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 모두를 부르십니다.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서 주님 부르신 세리는 레위인데, 여기서는 마태입니다.

마태는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뜻입니다. 마태복음에서는 따르라고 부르신 세리를 하나님의 선물이라 이름 한 것입니다. 모든 차이를, 다름을 받아들이며 함께 사랑할 수 있는 벗, 특별한 선물입니다. 혐오스러운 그 사람, 권세가 혐오하는 그 사람 혹시 하나님의 선물이 아닙니까? 뜻밖의 선물이 아닙니까.

하태혁 목사(단해감리교회) devi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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