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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주의와 다문화 속 교회, 무엇을 해야 할까NCCK, 2019년 제1차 에큐메니칼 선교포럼 진행
이정훈 | 승인 2019.06.01 01:17

NCCK(한국기독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교회일치위원회(위원장 황선엽 사관[한국구세군])가 주관하고  NCCK 신학위원회(위원장 박찬웅 목사[기독교대한복음교회])와 교육위원회(위원장 김영철 목사[예장 통합])가 공동으로 주최한 “2019년 1차 NCCK 에큐메니칼 선교포럼”이 “변화하는 세상과 교회의 선교”라는 주제로 5월31일(금) 오전 10시부터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진행되었다.

사회·정치적 불안이 가져온 종교 근본주의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날 선교포럼은 먼저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선교신학자 테오 순더마이어 명예교수가 ‘종교, 폭력, 관용 - 문화와 복음의 만남’이라는 주제 강연으로 시작되었다. 아프리카 나미비아 선교사로 11년을 활동했던 순더마이어 교수는 기독교 뿐만 아니라 타종교와의 만남을 통해 그가 경험했던 기독교 선교에 대한 경험을 풀어냈다.

▲ NCCK가 주최한 2019년 제1차 에큐메니칼 선교포럼에서 특강을 진행한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선학신학자 테오 순더마이어 교수(사진 오른쪽)와 통역을 맡은 감신대 박창현 교수 ⓒ이정훈

순더마이어 교수는 전세계적 현상 중에 하나인 근본주의 운동에 대해 고찰했다. 이러한 근본주의 운동의 활성화를 다문화·다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향은 사람들에게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거처를 찾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성서의 정경 안에서 드러나는 다원주의는 거부되고 성서의 진술은 분명하고 조금의 흔들림도 없다는 믿음만 강해진다.”고 지적했다. 순더마이어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성서의 정경 안에는 이미 ‘다원주의’가 존재하고 있음을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불안으로 근본주의가 활성화 되고 성서의 증언을 듣지 못한다고 진단한 것이다.

이렇게 활성화된 “기독교 근본주의는 공동체를 위협한다.”고 순더마이어 교수는 강조했다. “기독교 근본주의가 자신의 추종자들을 심판”하는 현상을 직시한 것이다. 이어 이러한 심판은 “누가 정말로 바른 믿음을 가졌는가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져 “수많은 교회 공동체를 망가뜨린다”는 경고를 순더마이어 교수는 잊지 않았다.

또한 순더마이어 교수는 기독교 근본주의 뿐만 아니라 이슬람이라고 해서 근본주의에서 예외는 아니라고 언급했다. 특히 이슬람 근본주의 집단에 의해 발생되는 테러를 예로 들었다. IS를 비롯한 극단적 근본주의 세력이 자신들의 경전인 코란에 반하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성전이라는 미명 하에 자살테러 등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것을 비판했다.

이러한 세계 각 종교들이 근본주의적 성향을 노정하며 폐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현실에서 다른 문화와 종교 간의 만남에 대해 순더마이어 교수는 해법을 제시했다. 순더마이어 교수가 제시한 해법은 ‘건설적인 관용’이었다. 순더마이어 교수는 “내가 먼저 낯선 사람을, 이방인을 존중함으로 만나고 또 그의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으로 정의내렸다.

이러한 건설적인 관용은 “자유주의적이고 민주주의적인 사회에서 가능”하고 “독재자에게서는 거의 기대할 수 없다”며 정치와의 연관성을 밝히기도 했다.

교회, 세상의 말건넴을 해석하는 공동체

순더마이어 교수의 특강에 이어 쉬는 시간없이 강연은 계속되었다. 이어진 강연에서 먼저 양권석 성공회대학교 교수는 복음과 문화의 문제를 소비자본주의 세계 속에서 조명했다. 교회와 세상과의 불가분리한 상황을 풀어냈다.

양 교수는 먼저 교회의 사명에 대해 세상이 제공하는 의미와 가치의 질서에 대항해서, 그 질서 너머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를 세상을 향해 말과 행동으로 전해야 하는 공동체가 되는 것으로 정의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시대의 타당한 선교신학 혹은 정치신학은 비판적 대화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 세계와의 비판적 대화, ▲ 교회가 세계 너머로부터 오는 말씀을 듣기 위한 해석과 식별의 활동을 구성할 수 있어야 할 것, ▲ 세계 너머로부터, 혹은 세계 내부의 침묵당한 타자들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이 교회 밖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 등으로 언급했다.

특히 양 교수는 세 가지 방향 속에서 세상의 특징을 소비 자본주의로 보았다. 신학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에 대해 왜곡된 형이상학적 혹은 인간학적 토대를 향해 도전하고 폭로하면서, 모든 것을 물질적으로 대상화하고, 기호적 상품으로 만들어 버리는, 소비자본주의 사회를 향하여 인간과 생명의 신비를 다시 분명히 할 수 있는 신학적 인간학을 새롭게 구축해 내는 일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양 교수는 소비자본주의 사회의 인간학과 신학이 공모해 온 지점을 반성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소비자본주의와 결탁한 신학의 선교에 대해서도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 종말의 현재성과 내재성을 강조하고, 전통에 대한 비판에 열중했던 과거가 분명한 기여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본주의의 인간학을 위한 계기를 제공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할 것, ▲ 식민주의적 선교과정에서 토착 종교문화적 전통에 대해서 평가절하해 왔던 역사에 대해서 새로운 반성, ▲ 총체적 해방을 위한 무수한 추구들이 있어왔는데, 왜 이 해방의 추구가 시장의 자유를 향한 추구로 둔갑하게 된 것인지 물어야 할 것, ▲ 근대적 진보와 발전의 개념과 신학이 공모하고 있는 지점에 대해서도 보다 깊이 반성해야 할 것, ▲ 한국의 교회의 사목과 선교가 지향하고 있는 인간상에 대한 보다 면밀한 반성 등 주문했다.

▲ 순더마이어 교수의 특장에 이어 발표자로 나선 성공회대학교 양권석 교수(사진 오른쪽)와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 박흥순 소장(사진 왼쪽) ⓒ이정훈

특히 양 교수는 한국의 토착화 신학과 민중신학 운동을 제시하며 두 신학적 운동의 합류를 통한 극복을 제시했다. 즉 문화적 변혁과 정치적 변혁이 함께하고, 개인의 변화와 사회구조적 변화가 함께하는 것을 꿈 꾼다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다문화사회 직면한 교회, 서로비추기와 서로배우기가 관건

이날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 박흥순 소장은 “다문화사회에서 서로비추기와 서로배우기: 연민, 환대, 연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박 소장은 유학 중의 경험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자신이 거주하게 된 은퇴한 선교사의 집에서 서로 다른 경험과 환경에서 생활해 온 세 사람이 함께 살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체득한 지역사회에서 만나는 이주민과 선주민, 지역교회에서 함께 신앙하는 이주민 성도는 선주민 성도와 서로 연결된 존재임을 반추했다. 이러한 작업을 박 소장은 서로비추기와 서로배우기로 정의한 것이다.

먼저 박 소장은 ‘서로비추기’는 이주민과 선주민, 이주민 성도와 선주민 성도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가져야 할 관점과 태도를 포괄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2백만 명이 넘는 이주민이 어느새 마을과 농촌과 도시 곳곳에 ‘연결된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실재로 연결된 존재인가를 묻고 서로를 비추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질문에 자신들을 비추어 볼 때, 다문화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 중의 하나인 환대와 연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소장은 ‘서로배우기’ 개념을 소개했다. 박 소장은 다문화사회에서 오해하거나 범하기 쉬운 잘못 가운데 하나는 이주민은 일방적으로 배워야 하는 수동적 존재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다문화사회에서 공존과 평화를 이야기하려면, 이주민과 선주민이 서로 배우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서로배우기’를 실천하려면 ‘낯선 사람’을 어떤 존재로 받아들이는가가 관건이라고 박 소장은 설명했다. 선주민도 이주민에게 배울 것이 있다고 인정한다면 ‘서로배우기’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선주민 성도 또한 이주민 성도에게 도전을 받을 수 있다고 받아들여야 진정한 ‘서로배우기’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박 소장은 다문화사회를 준비하는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는 아직도 혐오와 차별과 배제에 노출된 사람들이 부지기수라며 ‘모든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가 바뀌지 않은 한 다문화사회에서 ‘서로비추기’와 ‘서로배우기’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소장은 엘리 위젤(Elie Wiesel)이 지적하는 것처럼, “모든 사람은 합법이다!”이라는 경구를 소개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교회, 듣는 훈련이 절실하다

이번 포럼을 통해 참석자들은 선교의 다양한 관점을 제공받게 되었다. 순더마이어 교수가 제시한 사회·정치적 불안이 초래한 근본주의 발흥 속에서 교회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서부터, 양권석 교수가 소개한 세상의 말건넴을 해석하는 교회공동체의 사명, 그리고 박흥순 소장의 서로비추기와 서로배우기 개념을 통한 다문화사회 속에서의 교회의 역할 등이 제시된 것이다.

특히 순더마이어 교수가 강연 끝에 “목회자들은 말은 너무 많이 한다. 잘 듣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강조는 참석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지만, 교회와 목회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제시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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