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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줄 모르는 99마리 양살며 묵상하며
하태혁 목사(단해감리교회) | 승인 2019.06.10 19:21
5 예수께서 이들 열둘을 보내실 때에, 그들에게 이렇게 명하셨다. “이방 사람의 길로도 가지 말고, 또 사마리아 사람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말아라. 6 오히려 길을 잃은 양 떼인 이스라엘 백성에게로 가거라.(마태복음 10:5-6/새번역)

열두 제자가 먼저 가야할 곳을 일러주십니다. 바로 이스라엘 백성입니다. 사마리아인이나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파하지 말라는 뜻일리야 있겠습니까. 주님께서도 승천하시면서 모든 민족에게로 보내십니다. 다만 당시 정황에서 지혜로운 순서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유대인에서 사마리아인, 그리고 이방인에게로 자연스럽게 확산되었습니다.

문제는 잃어버린 양이 이스라엘 백성 중 일부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개역개정판은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으로 번역합니다. 이스라엘 백성 중에서 하나님을 떠난 일부 사람들을 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정확한 문법으로는 이스라엘 집과 잃어버린 양은 동격입니다. 새번역이 그 의미를 담아 풀이했습니다. “길을 잃은 양 떼인 이스라엘 백성에게로 가거라.” 즉, 이스라엘 백성 전체가 길을 잃은 양이라 뜻입니다. 이것은 충격적인 선언입니다.

▲ Giuseppe Licari, “Secret Gardens” 땅 밑에 펼쳐져 있을 비밀의 정원 내부에, 내면에 살아계신 주님의 정원.

레위인을 비롯한 제사장 그룹들과 바리새인, 사두개인, 에세네파 등 당시 종교 엘리트 그룹들은 자신을 잃은 양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유대인 그 누구보다 하나님께 가까이 살아가는 구별된 백성이라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유대인들 중 그 누구도 하나님의 아들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따라간 사람이 없었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은 살인이 이를 방증합니다. 그러므로 유대인 모두가 하나님의 길을 몰랐던, 잃어버린 양입니다.

앎의 힘과 중요성은 누구나 인정합니다. 앎은 무엇을 모르는지 깨닫는데서 시작됩니다. 그러니 “모름을 아는 지혜”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진정 무서운 무지는 무엇이겠습니까?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교만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스스로를 선민으로 알았습니다. 그 앎은 무서운 무지가 됩니다. 길을 잃은 줄은 꿈에도 모르는 장님이 됩니다. 길 잃은 줄도 모르는 99마리 양입니다. 이방인도 알아보는 메시야를 전혀 알아보지 못한 이유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를 비춰봅니다. 잃어버린 양을 교회 밖에서만 찾고 있지 않습니까? 어쩌면 우리도 잃어버린 양이 아닙니까? 성경 묵상, 예배, 전도, 새벽기도, 각종 신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니 아닙니까? 신앙인이면 다 알 듯이, 믿음에 합당한 열매가 없다면 죽은 신앙입니다. 죽은 신앙으로만 가득 찬 교회가 아닙니까? 그 결과를 세상이 이미 알아보고 있습니다.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라는 자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시대조차 지나가고, 세상이 교회에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는 시대로 보입니다.

우리 교회가 잃어버린 양이라면, 그것이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고, 기우(杞憂)가 아니라면, 제자를 깨워 급파해야만 합니다. 뿌리인 교회를 향해! 뿌리가 병들면 열매도 없습니다. 어쩌면 잃어버린 무리 속에 있는 자신이 가장 급할 수도 있습니다. 먼 곳의 선교를 부정하자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가장 근본적인 내부의 문제에 깨어나야 한다는 뜻입니다. 메시지성경의 의역에 귀 기울입니다. “믿지 않는 자들을 회심시키려고 먼 곳부터 다니지 마라. 공공연한 적과 거창하게 싸우려 들지 마라. 바로 여기 가까이 있는 잃어버린 사람들, 혼란에 빠진 사람들한테 가거라.”

하태혁 목사(단해감리교회)  devi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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