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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넣어라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19.06.12 16:52
예수께서 (대제사장의 종 말고의 귀를 벤) 베드로에게 말씀하십니다. 칼을 칼집에 넣어라.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잔을 내가 마셔야 하지 않겠냐.(요한복음 18,11)

이 사건은 네 복음서에 다 나오지만, 그 본문들은 각각 조금씩 다릅니다. 그 가운데서도 요한의 보도는 단연 눈길을 끕니다. 예수를 잡으러 무장한 자들이 왔을 때 그들이 찾는 자가 자신이니 다른 사람들은 가게 하라고 하십니다. 그들을 지키려고 하는 그의 말에서 그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옵니다.

그런데 그때 베드로가 칼을 휘둘러 대제사장 말코의 귀를 베어버립니다. 이 돌발적인 그의 행동은 그들을 무사히 보내려는 예수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추측컨대 베드로는 그렇게 해서라도 예수 곁에 머무르려고 했던 것일 수 있습니다.

▲ 예수께서 잡히시던 날 밤, 베드로는 칼을 들어 대제사장의 하인의 귀를 베었다. ⓒGetty Image

그 스승에 그 제자라고 할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예수 역시 그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 사태가 어떻게 수습될까요?

예수께서는 먼저 그를 지키려는 듯 계속 칼을 들고 있는 베드로에게 칼을 칼집에 넣으라고 하십니다. 예수께서는 그 행동을 한층더 심각하게 받아들이셨습니다. 베드로가 선한 마음으로 예수를 지키려 하지만, 그는 그때문에 그의 본래 목표를 이루지 못할 수 있습니다.

단지 못할 수 있다가 아니라 아버지께서 주신 잔을 거부하는 결과가 빚어집니다. 이처럼 사람의 선한 마음이 하나님의 뜻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예수께서는 그러한 베드로를 어떤 눈으로 보셨을까요? 이는 그의 말투에서 느낄 수 있을 듯합니다.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잔을 마셔야 하지 않겠냐는 수사학적 질문은 베드로의 답변을 이끌어내고 동의를 얻으려 하는 질문입니다.

거기에는 베드로의 마음을 달래고 설득하려는 예수의 간절함이 담겨 있습니다. 아버지의 잔을 함께 마실 수 없는 베드로를 이 자리에서 벗어나 살게 하려는 마음입니다. 홀로 그 잔을 마셔야 한다는 고독한 선택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을 살리는 길입니다. 이후 그의 '잔'을 마시는 사람들도 그의 마음으로 살도록 예수께서는 그 잔을 기꺼이 마시고자 하십니다.

예수의 '잔'을 마시며 생명과 살림으로 가득찬 그의 마음을 닮아가는 오늘이기를. 상대의 뜻을 읽지 못한 선한 마음은 선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수 있다는 한계를 깨닫고 겸손해지는 이날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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