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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보다 더 큰 너와 나”살며 묵상하며
하태혁 목사(단해감리교회) | 승인 2019.06.13 16:50
1 그 무렵에 예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로 지나가셨다. 그런데 제자들이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잘라서 먹기 시작하였다. 2 바리새파 사람이 이것을 보고 예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당신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3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윗과 그 일행이 굶주렸을 때에, 다윗이 어떻게 했는지를, 너희는 읽어보지 못하였느냐? 4 다윗이 하나님의 집에 들어가서, 제단에 차려 놓은 빵을 먹지 않았느냐? 그것은 오직 제사장들 밖에는, 자기도 그 일행도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5 또 안식일에 성전에서 제사장들이 안식일을 범해도 그것이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율법책에서 읽어보지 못하였느냐? 6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7 ‘나는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않는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았더라면, 너희가 죄 없는 사람들을 정죄하지 않았을 것이다. 8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다.”(마태복음 12:1~8/새번역)

아이의 잘못은 부모의 책임입니다. ‘아이가 달라졌어요’는 그래서 ‘부모가 달라졌어요’로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제자의 잘못 역시 스승이신 예수님께 묻고 있습니다. 주님 역시 왜 내게 묻느냐 하지 않으십니다. 스승인 자신의 책임을 전제하고 답변하십니다.

제자의 행위가 스승의 책임인 긴밀한 관계입니다. 스승을 따라 모든 것을 버리고 따른 관계이고 제자를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은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교회 안에 이런 만남이 그립습니다.

안식일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자비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으로 가르치십니다. 오늘 우리에게는 주일성수와 겹쳐옵니다. 주일에 가게를 열거나 회사에 나가면, 죄책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분위기입니다. 자비를 원하지 예배를 원하지 않는다는 말씀으로는 들을 수 없는 것인가요.

주일에 일하지 않고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사회구조에는 면죄부를 주고, 신자들에게만 죄책감을 안겨주지 않습니까. 가난에 내몰린 이들에게는 거룩한 주일이 이중의 상처가 되는 게 아닙니까. 목회자는 월요일에 쉬지만, 주일조차 쉴 수 없는 성도들은 언제 쉴 수 있는지, 안쓰럽습니다.

▲ Kristin Miller, “The Prodigal Son” ⓒGetty Image

투우사와 겨루고 있는 소, 거친 숨소리, 선혈이 낭자한 투우장이지만 소가 안전하다 느끼는 곳이 있습니다. 소가 기운을 차리는 공간, 스페인어로 퀘렌시아(안식처)입니다. 소는 여기에서 안식을 맛보고 힘을 다시 모읍니다(류시화 저, 『새는 날아가면서 되돌아보지 않는다』, 12).

주일 예배는 퀘렌시아가 되어 주는가? 생존의 전쟁터에서 어두운 미래와 끝없이 싸우며 버티는 인생들에게 회복의 장이 돼주는가? 아니면 더 기도하고 더 헌신하고 더, 더, 더해야 할 프로그램만 돌리는가? 그것은 영적으로 제자리만 맴도는 쳇바퀴가 아닌가.

감춰야만 했던 자신 자신으로 돌아가 진실하게 존재할 수 있는 주일, 하나님 품에서 쉼을 맛보며 다시 사랑할 용기를 얻는 주일, 그래서 주일마저 일할 수밖에 없을 때, 죄책감이 아니라 그립기만 한 예배가 절실합니다. 성전보다 더 큰 이의 품에서 성전보다 더 큰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는 주일이 간절합니다. 사랑이 요구하는 최고의 의무는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사랑하는 것이니.

성전보다 더 큰 이라는 대담한 말씀은 단지 주님만을 의미할까? 주님만 의미해도 주님으로 끝날 수가 없습니다.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세상보다 더 귀하게 여기는 사람, 그 사람 역시 성전보다 귀할 수밖에.

이 우주가 때론 몸서리치게 허무합니다. 그러나 이 우주보다 더 소중하게 여겨주는 영혼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텅 빈 우주는 의미로 그득하고도 남습니다. 주님께서 그렇게 바라봐 주십니다. 그러니 성전보다 귀할 수밖에 없습니다. 매일매일이어야 하지만 주일날, 그 주님 품에서 예배보다 귀한 자신을 만나길, 주님의 눈빛 안에서, 그런 서로를 만나길.

하태혁 목사(단해감리교회)  devi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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