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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와 리더십의 붕괴 vs 사법처리와 시간끌기한신대는 지금 성명서 전쟁 중
이정훈 | 승인 2019.06.21 03:17

한신대 연규홍 총장 사태가 이른바 성명서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연일 성명서와 입장문이 발표되며 연규홍 총장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연규홍 총장과 대학본부도 이에 질세라 입장문을 내놓으며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성명서 전쟁의 시작은 언제부터

이러한 연규홍 총장 사태의 시작은 연 총장의 논문표절과 금품수수와 특혜채용비리가 알려지면서부터였다. 학생들은 연규홍 교수가 한신대 총장에 당선되면서부터 선거무효와 퇴진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2017년 말 한신대 신학과 학생 27명이 자퇴서를 제출하면서 사태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여기에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가 연 교수의 총장 당선을 인준하면서 학생들은 기장 총회가 위치한 종로5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관 앞에 농성장을 차리고 삭발과 단식을 시작했다. 이러한 가운데 박현준 음악감독이 연 총장의 총장 당선을 위해 금품을 제공하고 교원자리를 제공받기로 했다는 제보가 등장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특히 박현준 음악감독 문제가 불거지면서 학생 사회는 연 총장의 선거 당선 무효를 주장하며 즉각 퇴진 요구에 들어갔다. 지난해 초에는 정동현 부총학생회장이 단식에 들어가며 신임평가가 아니라 즉각 퇴진론이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요구는 4자협의회가 개최되고 신임평가 진행에 대한 약속이 이루어지면서 일단락되었다.

▲ 한신대 연규홍 총장이 방학을 앞두고 입장문을 발표하며 현 상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화면 캡쳐

또한 그 당시 사건의 핵심 당사자였던 박현준 음악감독이 지난해 말 이 사건을 단순 헤프닝으로 처리했다. 일각에서는 단순 헤프닝으로 끝난 이 사태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아마 박 감독은 초빙교수 계약 만료와 재계약을 앞두고 헤프닝 처리한 게 아니겠냐.”

그러나 지난해 9월 신임평가 실행을 진행할 4자협의회 개최가 미뤄지면서 학생들과 대학본부와의 대립은 또 다시 시작되었다. 학생측은 연 총장과 대학본부가 4자협의회 자체를 미루면서 신임평가를 무산시키려 한다고 분노했던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신대 국문과 김건수 학생이 오산 한신대학교 ‘만우관’ 옥상에서 20일에 가까운 단식을 진행한 결과, 결국 연 총장이 신임평가 실행을 약속하면서 평화를 찾는 듯했다.

또 다른 변수의 등장, 연 총장의 학내 사찰

하지만 2019년에 들어서면서 사태는 갑자기 돌변하기 시작했다. 연 총장과 대학본부가 4자협의회 구성 당사자 중 하나인 학생회측의 자격을 문제 삼으며 신임평가 불가 입장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강호 전 비서실장의 양심고백은 사태 자체를 전혀 다른 양상으로 몰아갔다. 김 전 비서실장의 양심고백 핵심은 연 총장의 반대세력으로 지칭되는 학생들과 교수들, 직원들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학내 사찰이었으며 이에 대한 증거를 쏟아냈다.

급기야 연 총장과 대학본부는 김 전 비서실장의 양심고백에 따른 학내사찰을 증거도 없는 흑색선전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이를 보도하는 기사들을 가짜뉴스라 지칭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 가짜뉴스의 핵심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난해 5월 드러난 연 총장의 금품수수와 특혜채용비리였지만,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며 가짜뉴스가 아님이 또 다시 증명되기도 했다(6월 20일자 “한신대 연규홍 총장 금품수수 및 특혜채용비리, 가짜뉴스 아니다” 에큐메니안 기사 참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학생들은 또 다시 목숨을 건 단수·단염·단식을 시작했다. 4자협의회의 한 당사자인 교수협의회(이하 교협)의 결단을 촉구하며 4자협의회 개최와 연 총장에 대한 신임평가 진행을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단식이 진행되는 동안 교협집행부는 온라인 투표를 통해 4자협의회 참석여부를 온라인 투표를 통해 결정하자는 안건 자체를 부결시켰다. 교협의 4자협의회 참여 여부를 묻는 것조차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학생들은 물론 교수 사회에서도 이러한 결과는 학생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김 전 비서실장의 양심고백으로 불거진 학내 사찰 건이 밝혀지면서 한신대 신학대학 교수들의 입장문을 필두로 각 학과 교수들의 입장문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또한 학생들의 목숨을 건 단식을 바라보며 교수 사회의 입장문이 속속 발표된 상황이다. 지금까지 특정 단과대학을 비롯해 학과, 그리고 몇몇 교수들이 마음을 합해 나온 입장문까지 합하면 5개 이른다.

쏟아지는 입장문들은 무엇을 담고 있나

이러한 입장문들 중 6월20일에 발표된 사회복지학과와 재활학과 교수들의 입장문은 교협집행부와 대학본부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4자협의회 참석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교협집행부의 결정을 무책임한 행동으로 규정하고 질타하며 책임 있게 행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대학본부를 향해서도 더 이상 4자협의회 개최를 미루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신학대 교수들과 김상욱, 김종엽, 노중기, 변종석, 윤상철, 이상헌, 최영호, 최창원 등의 교수들, 그리고 인문대학 교수들의 입장문은 현 사태에 대한 비판과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담고 있다. 이들 3개 입장문은 먼저 연 총장의 학내 사찰과 관련, 혹독한 비판을 앞세우고 있다. 학내 사찰 자체가 “과거 독재정권과 민주화를 위해 앞장섰던 한신의 이름을 욕되게 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로 규정하며 비판한 것이다.

이제 3개 입장문의 요구안을 살펴보자. 신학대 교수들은 입장문을 통해 3가지 요구안을 내놓고 있다. ▲ 학내 사찰이 사실이든 의혹이든 진상을 밝혀야 할 것, ▲ 이를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 마지막으로 ▲ 연 총장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구했다. 신학대 교수들의 핵심은 진상조사위의 구성이다.

신학대 교수들에 이어 발표된 김상욱 교수를 비롯한 7인의 교수들의 입장문 요구안은 ▲ 교수협의회는 4자협의회의 여타 주체와 공동으로 대학구성원 사찰문제의 진상규명에 바로 나서야 할 것, ▲ 연규홍 총장은 즉각 권한의 일선에서 즉시 물러나며 대학당국은 2학기 시작과 함께 신임투표를 반드시 실시해야 할 것, ▲ 이사회는 연 총장 문제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즉각 답해야 하며 나아가 낡은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 등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6월20일 발표된 인문대학교수들의 입장문에 드러난 요구안은 ▲ 학내구성원이 참여하는 학내사찰진상조사위원회 구성할 것, ▲ 총장은 기독교 정신에 입각하여 모든 학내 구성원들에게 약속한 신임평가를 조속히 실시할 것, ▲ 현 사태에 대한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는 이사회와 기장 총회는 조속히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 등이다.

이들 3개 입장문에서 공통된 요구안은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이다. 법정 공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내 사찰 자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진상조사위의 구성을 강조하고 있다. 법적 책임은 진상규명이 이루어진 이후에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볼 수 있다.

연 총장과 대학본부의 반박 입장문들

이러한 입장문을 의식한듯 연 총장과 대학본부는 6월18일과 방학을 앞둔 6월20일 각각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했다. 특히 연 총장과 대학본부는 신학대 교수들의 입장문에 대해 교무회의 결의문과 총장 담화문을 발표하며 성명서 전쟁을 시작했다. 반박과 재반박이 쉼없이 계속되었다.

하지만 연 총장과 대학본부의 입장문에는 신학대와 인문대 그리고 학과 교수들이 주장한 ‘신뢰위기,’ ‘민주주의 파괴,’ ‘리더십 붕괴’ 등에 대해 이렇다할 반응을 내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18일 발표된 연 총장과 대학본부측의 입장문을 살펴보면 사법처리와 가짜뉴스로 일관하고 있었다. 또한 6월20일 발표한 연 총장의 입장에서는 가짜뉴스에 대한 언급은 사라졌지만 사법처리에 대한 의지를 더욱 분명히 하며 양심고백의 주인공인 김 전 비서실장을 고소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연 총장의 이러한 발언 속에는 학내 사찰 자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학내 사찰 자체가 없었다든가 김 전 비서실장의 주장이 거짓이라든가 하는 점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채 그저 고소했다는 것으로 끝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이나 교수들의 반응은 “전형적인 시간 끌기 수법”, 즉 “고소에 따른 조사가 상당 기간 동안 이루어질 것을 내다보고 시간 끌기 전략이 아니겠냐”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김 전 비서실장에게 확인해 본 바 “아직 경찰에서 저한테 연락 온 것은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상정할 수 있다. 고소자 측의 참고인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연 총장은 신임평가에 대해서도 입장을 드러냈는데 4자협의회를 통해 실행하게 될 신임평가가 학생 당사자들의 자격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학생들의 대표기구인 총학생회의 회장단 부재로 인해 비상대책위원회의 대표성이 문제가 되면서 4자 협의회가 구성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 상황으로는 4자협의회에 구성원 중 하나인 학생들의 자격이 불충분하기에 신임평가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책임은 학생에게 있다는 것이다.

연 총장의 방학 전 입장문은 변명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회칙을 제시하며 반박했다. 즉 회칙 “4장 제20조(역할) ① 각 부를 총괄하여 업무를 수행한다. ② 총학생회장은 학생복지문제, 학생자치활동문제, 한신발전기획문제 등을 심의하는 학교당국의 회의에 학생대표로 참석,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와 “5장 제25조(역할) 6. 총학생회장을 제외한 운영위원은 필요시 학교 당국의 동의를 얻어 제20조 2항에 해당하는 학교당국의 회의에 학생대표로 참석할 수 있다.”를 내세운 것이다.

학생들의 입장에 따르면 연 총장의 입장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가 4자협의회에 참석 불가능하더라도, 4자협의회의 학생대표 참여권은 총학생회 회칙 5장 제25조에 따라 보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총학생회장이 선출되지 않은 현 상황이라 하더라도, 학교 당국의 동의만 있다면 총학생회운영위원은 공식적인 학생대표로 학교당국 회의에 적법하게 참석 가능하다는 뜻이다. 결국 4자협의회 학생 참여는 학교당국의 의지 문제이지 자격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총학생회의 회장단 부재로 인해 비상대책위원회의 대표성이 문제가 되면서 4자협의회가 구성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연 총장의 주장은 학교 당국의 동의만 있다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학교 당국이 총학생회 운영위원의 회의 참석을 동의한다면 비상대책위원회의 대표성 문제와 별개로 4자협의회의 학생 대표 참여는 아무런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주장을 “학교당국에 공문으로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해당 사항에 관련한 것은 답변 받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대학본부가 의견을 묵살한 것인지 이에 대한 반박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한 부분이다. 대학본부가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학생들과 교수들은 연 총장의 입장문에서 “저와 대학본부는 최근의 혼란 속에서도 묵묵히 그 책임을 감당하며 한신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일해 왔습니다. 그 결과  교육부 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 3년간 약 94억 원 지원이 확정되었습니다. … 그러나 최근과 같은 학내 혼란이 계속된다면 우리 대학은 그 진실과 동떨어진 “분규 대학”의 이미지가 굳어지고 한신의 도약은 불가능해집니다. 공멸의 행위를 멈추시고 한신 발전에 필요한 제안을 해주십시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로 퍼뜨리며 한신 공동체를 흔드는 행위를 중단해주십시오.”라는 부분에서도 강한 반발감을 드러냈다.

학생들과 교수들에 따르면 “교육부의 평가 준비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연 총장 이전부터 계속해서 준비해 온 것인데, 이게 마치 연 총장의 공처럼 호도하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분규 대학 운운하며 학교가 망할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마치 협박처럼 들린다.”며 불쾌해 했다. 오히려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이 연 총장 당사자에게 있는데 도대체 누구를 협박하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신뢰위기와 리더십 붕괴 대 사법처리와 시간끌기

학생과 교수들, 그리고 연 총장과 대학본부가 내놓은 입장문들을 살펴보면 극명한 시각차를 확인할 수 있다. 학생과 교수들은 학내사찰 증거를 통해 드러난 연 총장과 대학본부의 신뢰 위기를 강조하며 연 총장의 리더십 붕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진상규명, 이를 위한 진상조사위 구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연 총장과 대학본부는 이를 거부하고 있는 형국이다.

연 총장의 입장문 제목처럼 이제 대학 사회는 방학을 맞이한다. 향후 모든 결과는 어쩌면 개강 이후로 미뤄지게 된다. 학생들과 교수들은 이를 두고 “답답해” 하고 있다.

다음은 교수들과 연 총장이 발표한 입장문들을 시간 순으로 배열한 것이다.

연규홍 총장의 학내사찰 의혹에 대한 신학부 교수들의 입장

지난 5월 말 전 총장비서실장 김강호 목사는 연규홍 총장의 신임평가 약속 이행을 촉구하면서 연규홍 총장이 교수, 학생, 직원, 이사 등 학내 구성원들에 대한 사찰을 지시하였고 자신이 그 지시를 실행하였음을 밝히는 문건을 기장 총회 게시판에 게시하고, 6월 5일에는 한신대학교 교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내사찰을 입증하기 위하여 관련 자료의 일부를 공개하였다. 이로써 연규홍 총장은 논문표절 의혹, 교수임용을 둘러싼 금품수수 의혹 등에 더하여 학내 사찰 의혹까지 받게 되었다.

학원 사찰은 지난 군사정권 시대에 독재자가 학원을 장악하기 위해 사용했던 가장 악랄한 공작정치 수법이었다. 민주화운동의 힘으로 정보기관과 경찰의 공작정치로부터 학원이 해방된 이후 우리는 학원 사찰이 지난 날의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한국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가장 큰 힘을 쏟고 가장 많은 희생을 치른 한신대학교에서 연규홍 총장이 취임하자마자 학내 구성원들에 대한 사찰을 지시하고 그것이 이행되었다는 의혹에 접한 우리는 기가 막힐 지경이다. 더욱이 그 사찰대상이 신학대학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집중되었다는 의혹에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학원 사찰은 대학을 대학답게 만드는 모든 요건들을 남김없이 파괴하는 중대 범죄행위이다. 진리는 누구나 자유롭게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자유롭게 결사를 이루어 의사표시를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추구될 수 있다. 학내 구성원들에 대한 사찰은 이 자유의 숨통을 끊는 행위이다. 대학은 교수들과 학생들과 직원들이 서로 신뢰하고 서로 존중하는 공동체일 때에만 진리의 탐구, 전인적 주체의 형성, 자기 계발역량의 확장 등 대학 본연의 과제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학내 구성원들에 대한 사찰은 학내 구성원들에게 조성되어야 할 상호 신뢰와 존중의 바탕을 무너뜨리는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이다.

학내 구성원들에 대한 사찰 의혹은 이미 연 총장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고, 리더십을 약화시킬 대로 약화시켰다. 총장의 학내사찰 의혹에 대한 규명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지 않고 진상규명의 결과에 따른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한신대학교는 총장 리더십의 붕괴와 공백으로 인해 표류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사찰 대상이 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교수들과 학생들이 속한 학부의 교수들로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요구한다.

1. 연규홍 총장의 학내사찰 의혹을 빠른 시일 안에 철저하게 파헤치고, 그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2. 이를 위해 모든 학내구성원들이 직역별로 대표를 파견하여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야 한다.
3. 연규홍 총장과 대학 당국은 학내사찰 의혹의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2019년 6월 15일 신학부 교수
강성영 강원돈 김주한 김창주 류장현 송순열 이영미 이향명 전철 최성일 (가나다순)

 

최근 한신대 총장사태에 대한 우리의 의견

한신공동체는 총장 선임과 비리 문제로 지금까지 4년째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안으로는 구성원의 분열과 갈등 그리고 사기 저하로 공동체 붕괴가 심각한 실정이다. 또 밖으로는 교육부의 계속되는 감사와 검찰 고발 그리고 부정적인 언론 보도가 더해지면서 사학 비리대학으로 전락하고 있다. 우리는 대학의 핵심구성원이자 교육자로서 이런 사태에 부끄러움과 자책감을 금할 수 없다.

2017년 연규홍 총장 취임 이후 사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이사회가 총장을 선출한 직후부터 각종 부도덕한 개인비리와 부정이 계속 드러났고 작년에는 채용비리문제까지 제기된 바 있었다. 현재 이 사안은 교육부의 감사와 검찰 고발로 확대되었다. 그리고 올해 5월 말, 연총장은 부끄럽게도 두 차례나 스스로 약속했던 재신임투표를 전혀 합당치 않은 이유를 들어 거부하였다. 특히 전 비서실장 김모 목사가 총장의 학내사찰 지시와 기타 비리를 고발하면서 학교는 다시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혼란에 빠졌다. 물론 이 문제의 뿌리에는 본질적으로 총장 자격을 기장 목사로, 그리고 교수자격을 세례교인으로 제한한 대학 지배구조문제가 있다. 그러나 연총장 개인의 부도덕성과 비리, 그리고 무책임성의 문제가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란 점도 부정할 수 없다. 되풀이된 일련의 사태는 ‘총장 자격’의 개인비리 차원을 넘어 이제 ‘공적 권한의 사유화’, ‘대학민주주의 파괴’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한편 대학운영을 책임진 주요 보직자들은 총장의 잘못된 행태를 시정하기보다 오히려 이를 방조, 협력하였다. 총장의 재신임투표 여부는 약속 이행에 관한 개인 차원의 문제일 뿐 대학의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교무회의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안무치(厚顔無恥)하게도 교무위원들은 ‘총장의 재신임투표를 할 수 없다’고 공식 의결하였다. 또 그간의 파행적 비민주적 대학운영에 책임이 있는 전․현직 처장단도 지난 5월 30일 발표한 문서(‘전 현직 처실장단 입장’)를 통해 총장의 무책임한 입장을 일방적으로 두둔하였다. 도대체 부끄러움을 잊은 것인가?

최근 새로 불거진 총장의 ‘대학구성원 사찰’ 문제는 ‘5말 6초 신임투표’ 시기상의 문제는 물론, 법의 처분에만 맡겨둘 사안이 아니다. 이를 시기의 문제로 치환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 될 뿐이다. 또 법적 판단 이전에 이미 학교의 명예와 위신은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음을 보아야 한다. 구성원의 분열과 갈등 그리고 무력감과 절망감의 심화로 학교가 대신 치러야 할 희생과 비용이 너무 심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책 없는 약속위반이나 ‘법적으로 다투겠다’는 총장과 당국의 입장은 한신공동체를 더욱 깊은 위기로 빠뜨리는 작태일 뿐 아니라 무책임의 극치이다.

특히 위임된 책무를 유기한 교수협의회 대표의장 문제도 심각하다. 교수협의회는 총장과 학교당국의 업무 집행을 감시하고 견제하여 공동체의 건강성을 지켜야 하는 교수들의 자치단체이다. 그럼에도 대표의장은 엉뚱하게도 학생들의 자치활동을 침해하는 장문의 글을 한신학보에 싣는가 하면, 4자협의회에 참가할 의무를 방기하고 학생들의 대표성을 문제 삼아 참가 자체를 거부하였다. 급기야는 교수 15인의 발의에 따라 개최된 임시총회를 주관할 규약 상 의무가 대표의장에게 있음에도 이유 없이 총회에 불참하기도 했다. 이런 의장의 행태로 인해 교수사회는 총장사태에 대한 어떤 대응도 하지 못했고 대학의 책임 있는 주체가 아닌 무력한 객체로 전락하고 있다.

작금의 사태는 한신공동체에게 중대한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신공동체, 특히 교수공동체에 자정(自淨)의 능력이 있는가’, ‘한신에 과연 미래는 있는가’라는 질문이 그것이다. 대학구성원으로서 이 질문을 비켜나갈 길은 없다. 우리 서명교수들은 한신을 고민하는 많은 동료교수들께 간절히 요청하고자 한다.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함께 미래로 나아가자’고 말이다. 한신에 드리워진 모순과 균열을 직시하고 그 비민주성을 주체적으로 치유하여 극복하는데 동참하기를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한신공동체가 스스로 소생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아래와 같이 주장하고 요구한다.

1. 교수협의회는 4자협의회의 여타 주체와 공동으로 대학구성원 사찰문제의 진상규명에 바로 나서야 한다.

2. 연규홍 총장은 즉각 권한의 일선에서 즉시 물러나며 대학당국은 2학기 시작과 함께 신임투표를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3. 이사회는 연 총장 문제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즉각 답해야 하며 나아가 낡은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2019년 6월 18일,
서명자 : 김상욱, 김종엽, 노중기, 변종석, 윤상철, 이상헌, 최영호, 최창원 일동

 

사랑하는 한신의 제자들을 위해 마음을 모아 호소 드립니다

교실에서,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야 할 소중한 한신의 제자들이 치디찬 바닥에서 단식과 단수라는 위험하면서도 결연한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소통관 맞은편 농성장을 지나면서 보았던 첫날의 강렬한 눈빛이 어느새 나흘째가 되면서 상처 받은 눈빛으로 바뀌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대학본부, 교협, 교직원 그리고 학생들 모두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한신을 사랑하고, 앞으로 한신성이 보다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는 점에서는 누구나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한신의 제자들이 나흘째 단식과 단수를 하고 있는 상황은 너무나 위험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위험한 상황을 그대로 바라만 볼 수 없습니다. 그대로 방관할 수 없습니다. 학생들을 돌보고 가르쳐야할 교수로서 학생들이 이런 위험한 상황까지 이르게 한 것에 대해서, 그리고 귀를 기울여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기 위한 행동을 하지 못했음에 대해서 반성하게 됩니다.

학생과 함께 한신이 발전하기 위해서, 교협집행부와 대학본부, 그리고 모든 교수들이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학생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함께해 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의 한신의 미래를 위해 모두 함께 뜻을 모아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2019년 6월 20일
사회복지학과 교수 일동
남구현, 홍선미, 김예랑, 주경희, 명예교수 임종대

 

재활 교수 성명

소중한 한신의 제자들을 위해 호소합니다.

소통관 맞은편 농성장에서 두 학생이 결연한 의지로 단식/단수에 들어간 지 오늘로 나흘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신념과 가치를 위해 고행의 길을 선택한 학생들의 결단은 존중하지만, 이전까지 진행되던 릴레이단식과 달리 음식 뿐 아니라 물·소금을 모두 끊고 지내는 두 사람의 체력이 심각하게 저하되고 있는 것을 그대로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교수 개인, 교협, 대학본부 구성원들 모두가 학생들의 요구 사항에 대해 각자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신의 건강한 미래를 염원하며, 자신들의 생명을 담보로 스승의 응답을 기다리는 제자들에게 우리는 답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학생을 지도하고 있는 재활학과 교수들은 교협집행부와 대학본부가 학생들이 믿음을 가지고 일상과 학업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촉구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한신의 제자를 사랑하는 모든 교수님들이 마음을 모아주시기를 호소합니다.

학생들의 고행이 헛된 노력이 되지 않도록 교수들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단식 중인 학생들도 한신의 미래와 함께 스스로의 건강과 미래도 함께 지켜갈 수 있는 방법으로 주장을 펼쳐주기를 또한 간곡히 요청합니다.

부디 학생들이 쓰러지는 심각한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대학본부와 교수 사회가 뜻을 모아 한신의 미래를 함께 밝혀 나가겠다는 의지가 전해지기 바랍니다.

재활학과 이인재, 이경숙, 변경희, 남세현

 

현 학내 사태를 우려하는 인문대학 교수들의 입장

현 사태에 책임을 지려고 하시는 교수님들, 감사합니다.

현재 한신대학교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시작되었던 이러한 국면은 최근 총장의 리더십 상실, 교직원 인사와 운영의 파탄, 부조리한 정책 및 비민주적인 행정 등으로 악화일로에 있다. 이로 인해 교직원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에 있고, 학내 구성원들 간에 갈등과 대립이 심화되었으며, 무관심과 자조적 행태로 일관하는 대학이 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학내 구성원들에 대한 사찰문제까지 야기되어 사회정의구현과 민주화의 상징이었던 우리 대학의 위상은 나락으로 덜어지고 말았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총장을 위시한 학교당국은 그에 대해 통렬한 반성의 자세를 보이기는커녕 학내 상황을 호도하며 적반하장식의 자세로 일관하고 있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게다가 이러한 불의에 대항하여 단식으로 항변하는 무고한 학생들에 대해 교육자적 양심을 버리고 책임을 회피하는 학교당국의 비열한 행태를 보면서 절망감까지 느끼게 된다.

이에 우리 인문대교수들은 다음과 같은 견해를 강력히 피력한다.

1. 최근의 학내 사찰문제 및 그와 관련된 총장의 부적절한 언행 등에 대해 심히 우려를 표명하면서, 학내구성원이 참여하는 학내사찰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 한다.

1. 총장은 기독교 정신에 입각하여 모든 학내 구성원들에게 약속한 신임평가를 조속히 실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1. 현 사태에 대한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는 이사회와 기장 총회는 조속히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2019년 6월 20일
인문대학 교수회의

서명자: 강인철, 김동식, 김영선, 김항섭, 류성민, 박설호, 서강목, 유문선, 이남규, 이영남, 전춘명,
정해득, 최두석(가나다순)

인문대학 교수회의 성명서(총 23인 중 13인의 서명)

 

2019년 1학기를 마무리하며

2019학년도 1학기도 끝이 났습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이 단식을 하고 있는 등 학내가 여전히 혼란스럽습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일차적으로 저의 불찰입니다. 특히 김강호 목사의 사찰의혹 폭로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구성원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울러 학내 현안에 대해 총장의 입장을 솔직하게 밝히고자 합니다.

1. 사찰의혹 제기에 대해

제가 불법적인 “학내사찰”을 지시했다는 김강호 목사의 주장에 대해서 저는 이미 사법 당국에 고소하였습니다. 물론 제자를 고소하는 것에 대해 주저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으나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한신구성원의 분열을 가중시킨다고 판단하여 부득이 법적 조치를 취했습니다. 현재 사법 처리가 진행 중인 사안이니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사법 기관에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판단을 내릴 것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 총장신임평가에 대해

저는 민주한신의 복원을 위해 총장신임평가를 결단하였고 그 절차와 방법을 4자 협의회에 위임한 바 있습니다. 이는 한국대학역사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만큼 파격적인 조치였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대표기구인 총학생회의 회장단 부재로 인해 비상대책위원회의 대표성이 문제가 되면서 4자 협의회가 구성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면 이후 모든 행위가 법적 효력을 잃게 되는 것이기에 이는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 이것이 총장신임평가 미 실시의 객관적 원인입니다. 총장신임평가를 제가 지연시키고 있다는 구성원 일부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부합하지 않습니다.

저와 대학본부는 최근의 혼란 속에서도 묵묵히 그 책임을 감당하며 한신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일해 왔습니다. 그 결과  교육부 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 3년간 약 94억 원 지원이 확정되었습니다. 우리 한신은 민족, 민주 한신의 역사를 넘어 ‘평화·융복합 교육의 아시아 대표 대학’으로 나아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과 같은 학내 혼란이 계속된다면 우리 대학은 그 진실과 동떨어진 “분규 대학”의 이미지가 굳어지고 한신의 도약은 불가능해집니다. 공멸의 행위를 멈추시고 한신 발전에 필요한 제안을 해주십시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로 퍼뜨리며 한신 공동체를 흔드는 행위를 중단해주십시오.

저는 2019년 6월 14일자 교무회의에서 채택한 입장문의 제안을 받아들여 빠른 시간 내에 미래지향적인 한신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노력을 가시화하겠습니다. 어떠한 바람에도 쉬이 흔들리지 않는 강하고 하나 된 한신을 모두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구성원 여러분의 진정한 마음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6월 20일
한신대학교 총장 연규홍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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