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Q를 기록했을까? 이 질문에 대해 클로펜보그(J. S. Kloppenborg)는 “기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서기관들”이 Q를 기록했다고 대답한다.(1) 다른 곳에서 그는 “Q의 주요한 편집은, 적어도 Q1의 구성은 서기관적인 성취”라고 주장한다.(2) 이러한 주장은 자연스럽고 타당하다.

Q복음서는 누가 기록했을까

왜냐하면 대부분의 Q 연구자들은 Q복음서가 문서로 존재했을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는데, 구성원 대부분이 문맹이었던 사회에서 Q복음서가 텍스트로 존재하려면 서기관적 작업을 필요로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Q복음서에 구약성서를 직접적으로 인용하는 본문이 발견된다는 사실도 서기관들이 존재했을 것이라는 주장에 신빙성을 더한다.(3) 구약성서의 직접적인 인용은 Q 사람들 가운데 서기관들 혹은 최소한 서기관에 준하는 성서지식과 글쓰기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했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이유로 Q복음서에 “기독교적 서기관들”이 존재했었다는 주장은 이미 오래 전에 제기되었었다.(4) 그러나 최근 이들 Q복음서의 서기관들은 과거의 연구와는 다른 맥락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클로펜보그, 파이퍼(R. Piper), 아날(W. E. Arnal)과 같은 일군의 학자들은 Q복음서의 전승자들이 다양한 계층의 서기관 가운데 하부층에 위치했던 “마을 서기관”(κωμογραμματεύς, village scribe)이었다고 주장하며 Q복음서의 서기관에 관한 논의를 발전시켰다. 이러한 발전된 연구들 중에는 Q복음서의 마을 서기관들이 “세리”(τελῶναι)였으며, 또한 “재정 관리인”(οἰκονόμος)었다는 오크먼(D. E. Oakman)의 대담한 가설도 발견된다.

▲ 초대교회 서기관들을 묘사한 벽화 ⓒGetty Image

필자는 Q복음서를 기록했던 서기관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그러나 Q의 초기 형성층(소위 말하는 Q1)의 사람들이 마을 서기관들이었다는 주장이나, Q1의 사람들이 세리/청지기였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Q의 서기관(혹은 서기관에 준하는 성서에 관한 지식과 기록 능력을 가진 사람)은 Q복음서 형성의 거의 마지막 단계인 “후기 편집”(späte Redaktion) 단계에 참여했다고 추정한다.

이들에 대한 연구는 Q1의 장르나 성격이 아니라 Q복음서 본문에 직접적으로 인용된 본문의 흔적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관점에 입각하여 필자는 먼저 기존의 마을 서기관 이론을 개관하고 그 문제점들을 비판하고자 한다. 이후에 Q복음서에 그 흔적을 남겼던 서기관들을 추적해보고자 한다.

Q복음서와 “마을 서기관”

Q복음서의 담지자들이 “마을 서기관”이었다는 주장을 최초로 제기한 학자는 클로펜보그였다. 그는 1991년의 논문에서 Q 사람들은 AD 50-60년대에 활동했던 갈릴리 마을의 “서기관-학자들”이었다고 추정했다. 클로펜보그에 따르면 Q 사람들은 갈릴리의 하부 행정구조를 담당했던 분과와 연관을 맺고 있었다.

그는 티베리아스, 세포리스, 타리키아, 그리고 가바라에 서기관들과 행정가들이 밀집해 있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리고 Q사람들은 이들 중 갈릴리 마을의 낮은 수준의 행정계층이나 서기관 계층에 속했다고 주장한다.(5)

클로펜보그의 주장은 Q복음서의 아포리즘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던 파이퍼(R. Piper)의 즉각적인 동의를 얻었다. 파이퍼는 1991년 클로펜보그가 제시한 읍과 마을의 하위 서기관 섹터에서 Q의 아포리즘이 유래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받아들였다. 파이퍼는 이 서기관들이  “차용증서나 결혼과 이혼의 서류를 작성했을 것이며 매일의 법정적인 절차에서 가난과 착취를 접했을 것”이라고 추측하면서 클로펜보그의 논의를 확대시켰다.(6) Q6:27-36의 수사학적 기법을 연구한 더글라스(R. C. Douglas)도 역시 Q의 담지자들이 “방랑자들”(itinerant)이나 가난한 마을 주민들이 아니라 시골의 환경에서 활동했던 “서기관들”이었다고 결론내린다.(7)

Q복음서의 담지자들이 마을 서기관이었다는 주장을 담고 있는 가장 심도있고 포괄적인 연구는 클로펜보그의 제자였던 아날(W. E. Arnal)에 의해서 제시되었다. 아날은 Q의 담지자들을 “카리스마적 방랑자”로 간주하는 기존의 패러다임을을 강력하게 비판한다.(8) 그리고 그는 Q 전승이 갈릴리 마을의 행정적인 하부구조를 담당했던 서기관의 특징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클로펜보그의 주장을 반복한다.

그 서기관들은 글을 아는 것이 매우 드문 세계에서 글을 알았던 사람들이었다. 아날은 Q에 존재하는 여행의 의미와 “사회적 무근성”(social uprootedness)의 담론들을 서기관적인 맥락에서 재해석한다. 그에 따르면 마을 서기관들의 여행은 행정업무와 비슷한 공식적인 일을 하기 위한 짧은 여행이었다.

아날은 Q1의 무근성에 관한 말씀들 역시 방랑급진주의의 일반적인 상황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인접한 마을에서 헤롯이 세운 새로운 경제질서에 반하는 구체적인 “사회적 의제”(social ageda)를 말하려는 것이었다고 주장한다.(10) 이러한 운동은 실패로 끝이 났고, 결국 Q2의 “쓰라린 논쟁”이 도입되었다는 것이다.

오크먼(D. E. Oakman)은 클로펜보그와 아날의 이론을 수용하여 더욱 급진적인 방식으로 발전시켰다. 오크먼은 마을 서기관들이 세금과 인구문제를 다루었던 “세리”였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제기한다. 그는 “예수는 왜 마을 서기관들, 즉 세리와 죄인들에게 관심을 가졌는가?”(Q7:34 참조)라고 묻는다.

그는 예수가 제국의 세금 체계를 전복시킴으로써 채무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상황을 완화시키려고 했다고 추측한다. 이러한 전복은 세금 얼버무리기, 세금 기록의 왜곡과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11) 그는 예수 운동을 서기관-세리들과 연대한 하부 지식인들의 갱신운동으로 간주한 것이다.

오크먼은 Q1의 청중을 세리로 규정한 후, Q1의 말씀들을 완전히 새롭게 해석한다. 그는 Q6:27-28의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이 세리들이 세금을 걷을 때 겪었던 상황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Q6:27-28의 오른 뺨을 치면 왼 뺨도 돌려대라는 요구도 역시 세금 수금의 상황을 암시한다.

흔히 선교파송담화(Q10:2-12)라고 불린 기록들이 예수의 세금 저항 실천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래서 Q10:3의 늑대들에게 파송된 양은 바로 세리를 의미한다. Q10:5-6은 세금을 걷으러 집에 들어가는 세리의 상황을 묘사하는 것이다.

오크먼은 Q11:3의 주기도문을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우리(세리들)가 우리에게 빚진 자들(세금을 내야 할 자들)을 해방시켜 주었듯이 우리를 빚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소서.” Q11:9-10의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는 명령은 과세의 상황과 연관되어 있다.(12) 오크먼이 주장하는 마을 서기관-세리의 활동상을 구체적으로 잘 묘사해 주는 인물은 불의한 관리인(눅16:1-8)라고 할 수 있다. 마을 서기관은 세리일 뿐 아니라 관리인인 것이다!

오크먼은 Q1의 담지자들이 헤롯의 세속적인 서기관들이었으며 Q2의 담지자들은 신명기적 성향을 가진 서기관들이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에 따르면, Q1은 예수가 30-50년 사이에 전파한 말씀들을 기록해서 티베리아스 문서고(Tiberias archives)에 보관시켰던 것이며, Q2는 세포리스 문서고(Sepphorean archives)에 보관되어 있었던 것으로 이 세대에 대한 심판과 예수/요한의 바리새인과의 갈등을 주제로 한다. 오크먼은 Q2가 54년에 작성되었다고 추정한다.(13)

클로펜보그에 의해서 천명되었으며, 아날에 의해서 확고한 자리를 획득한 마을 서기관 이론은 오크먼에 의해서 ‘그 마을 서기관은 곧 세리였다’라는 형태로 발전하였다. 이러한 연구의 방향은 Q복음서 연구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인가? 아니면 Q복음서 연구의 탈선을 의미하는 것인가?

김재현 교수(계명대)  verticalkj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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