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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한국도로공사 꼼수 그만 쓰고 직접 고용하라”고속도록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 직접 고용 촉구
권이민수 | 승인 2019.07.09 22:32

고속도로 톨게이트 수납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6월말로 계약이 종료되었고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 수납 노동자 1500여명이 7월1일자로 대량 해고되었다. 이에 수납 노동자 40여명은 6월30일 새벽 4시30분경 지상 10m위 경부고속도록 서울 톨게이트 캐노피에 올라 한국도로공사 측의 직접 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벌써 10일째가 되었다.

하지만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시위에도 불구하고 한국도로공사의 입장은 여전히 ‘직접고용불가’를 주장하고 있고, 노조와 사측의 갈등의 골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 한국 3대 종단이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도로공사를 향해 고속도록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 직접 고용을 촉구했다. ⓒ권이민수

이에 개신교, 불교, 가톨릭 등  한국의 3대 종단에서 고속도로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의 정규직화와 직접고용을 촉구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 7월 9일 오후 2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톨게이트 수납노동자 직접고용 정규직화 촉구 3대 종교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이다. 기자회견의 주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가 맡았다.

소통 거부하는 한국도로공사를 향한 날선 비판

이날 기자회견은 양한웅 집행위원장(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의 사회로 시작되었다. 먼저 지몽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부위원장)은 “집단내에서 필연적으로 서로간에 이해의 충돌이 있기 마련”이라며 노조와 사측에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도로공사 측의 소통엔 “서로가 함께 가야되는 존재임을 분명히 알고 진실한 마음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들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이미 법원에서 정규직전환을 판결한 바 있으나 사측은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대안만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몽 스님은 한국도로공사측을 향해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도 더불어 함께 가야하는 집단의 구성원임을 잊지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자회사 거부는 당연한 노동자의 권리

두 번째 발언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인 이주형 신부였다. 그는 “모든 종교의 가르침은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행복하고 서로 사랑하라는 것”이고 “누구 하나 소외되거나 배제되지 않으며 오히려 약한 사람이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라 밝혔다. 그렇기에 고통 받는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의 현실에 3대 종교가 책임감을 느끼고 연대하는 것이다.

이 신부는 또한 한국도로공사가 수 조원의 부채를 지고 있기로 유명한데 그 이유는 경영진의 부실경영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경영진의 문제점은 이미 수차례의 국정감사를 통해 지적된 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한국도로공사의 부채와 어려움은 성실하게 일해 온 노동자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신부는 비용절감을 위해 노동자들을 자회사 전환을 통해 고용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도로공사를 향해 “부디 대화할 것”을 호소했으며 “정부 차원과 국민적 관심을 부탁”했다.

구조조정 꼼수를 멈추고 직접 고용 하라

마지막 발언은 개신교의 최형묵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가 맡았다. 그는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이루겠다.’는 것이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현 정부의 입장이었다”며 유감스럽게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은 “여전히 죽거나 잘리거나 속거나” 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더불어 최 목사는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의 요구와 해법은 간단 명료하다.”고 했다. 바로 “정당한 노동자로 대우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은 지난 2013년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1심, 2심에서 이미 한국도로공사의 정직원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한국도로공사는 자회사를 이용해 간점고용하려고 했고 이에 반대하는 1,500명을 해고하면서 작금의 사태까지 오게 된 것이다.

최 목사는 한국도로공사의 이러한 행태를 “후에 구조조정을 쉽게 하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노동자를 인간이 아니라 비용과 결부해서 도구로만 보는 한국도로공사와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정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발언을 마무리하며 “‘하나님이 일하시니 우리도 일한다.’는 말에는 모든 노동은 신성한 것 이라는 믿음이 담겨있다고 밝히며 노동자들이 스스로 흘린 땀의 열매를 누리고 노동자로써 정당하게 그 몫을 인정받고 당당하게 저마다의 삶을 삶아가는 사회를 이루기까지 종교계가 끊임없이 기도하고 연대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 기자회견에 참석한 3대 종단 종교인들과 노동자들이 손을 잡고 호소문을 낭독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권이민수

당사자 연대발언시간에는 유창근 지회장(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 노동자 전남지부 한국도로공사 영업부)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직접고용을 하라는 판결의 결과를 무시하고 자회사만을 노동자들에게 강요하는 한국도로공사의 만행을 폭로했다. 자회사 전환은 결국 정리해고를 목표로 하고 있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유 지회장은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을 다짐하였다.

자회사 전환으로 고용 안전 불가능

발언을 모두 마친 뒤 기자회견을 참석한 노동자들과 연대인들은 둥글게 손을 맞잡고 호소문을 낭독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먼저 호소문을 통해 “자회사 전환 방식으로는 결코 고용 안정을 이룰 수 없으며, 노동조건 개선으로 나아갈 수도 없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로공사가 자회사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이후에 “구조조정을 쉽게 하기 위함”이라고 비판했다. 30% 인상된 임금과 100만원의 인센티브, 정년연장을 미끼로 노동자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자회사 전환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고용안정이며 쓰다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라 한국도로공사의 한 가족으로 존중받는 것, 안정된 직장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자존감을 갖고 일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이 땅의 노동자들이 원하는 진정한 정규직화라고 강조했다.

호소문 낭독후 기자회견을 마치며 사회자 양 위원장은 “총을 쏘고 발로 짓밟는 것만이 살인이 아니다”라며 “가난하고 힘없는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빼앗는 것도 살인이기에 1,500명을 집단 해고한 것은 학살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인 대통령을 향해 이 문제의 해결에 하루 빨리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결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아래는 종교계가 발표한 호소문 전문이다.

“한국도로공사는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십시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3개 종단은 우리 사회 정규직화의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기관인 한국도로공사가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을 자회사 방식으로 전환하려 하는 현실에 대해 심각하게 개탄하며 아래와 같이 종교계의 입장을 밝힙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구의 수도 서울로 들어오는 길목, 서울 톨게이트 요금소 10미터 구조물 위에 사람들이 있습니다. 평균연령 50대로 내 고장을 찾는 이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다는 책임감으로 욕을 먹어도 꾹 참고 미소 띤 얼굴로 최선을 다하던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이 시커먼 매연과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톨게이트 위에 올라가 정부의 잘못된 정규직화에 맞서 현재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은 지난 2013년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1,2심에서 이미 한국도로공사의 정직원으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런데 한국도로공사는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둔 지난 7월 1일, 관할 고속도로 수납업무를 전달하는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서비스(주)를 만들어 이들을 간접고용하려 했고 이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을 집단으로 해고 했습니다. 열약한 조건 하에서도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일하던 1,500명의 노동자들은 그렇게 일터에서 쫓겨났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 서울 톨게이트 구조물 위에 올라가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용역업체 소속이었던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 자회사에 들어간다 해도 역시 도로공사의 업무지시를 받아야 하는 도로공사 직원입니다.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공공부문 정규직화가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 방식으로 흘러가는 현실을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용노동부는 고용 안정이 우선이고 국민부담을 고려해 처우개선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자회사 전환 방식으로는 결코 고용 안정을 이룰 수 없으며, 노동조건 개선으로 나아갈 수도 없음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도로공사가 자회사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이후에 구조조정을 쉽게 하기 위함입니다. 30% 인상된 임금과 100만원의 인센티브, 정년연장을 미끼로 노동자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자회사 전환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불가피합니다. 그런데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진정한 고용안정입니다. 쓰다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라 한국도로공사의 한 가족으로 존중받는 것, 안정된 직장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자존감을 갖고 일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이 땅의 노동자들이 원하는 진정한 정규직화인 것입니다.

도로공사가 천문학적인 부채를 갖고 있으며 뼈를 갂는 경영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실경영의 탓을 노동자들에게 돌리고 사람들을 해고하는 것으로 사안을 풀어가서는 안됩니다. 한국도로공사의 지시를 받아 한국도로공사의 업무를 감당하는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은 당연히 한국도로공사 직원입니다. 한국도로공사가 직접 고용해야 하고 노사가 함께 협력하고 지혜를 모아 경영회복 방안을 마련해야합니다. 저희 종교계는 허울뿐인 생색내기용 정규직화로 인해 이 땅의 노동자들이 거듭해서 상처받는 현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해고를 통해 경영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도로공사와 정부의 무책임함도 묻지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도로공사에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무늬만 정규직인 자회사 방식을 즉각 철회하고 지금 즉시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십시오.

대한민국 정부에 요구합니다. 정부는 국정과제 1호로 공공부문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았습니까? 책임감 있는 진정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십시오. 자회사 방식은 제대로 된 정규직화가 아니라는 사실이 이미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더 이상 가짜 정규직화로 국민을 속이지 말고 직접고용을 통한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속히 이행하십시오. 뜨겁게 달아오른 톨게이트 위의 노동자들의 외침이 차별 없는 노동사회라는 아름다운 열매가 되어 돌아오기를 바라며, 또한 저들 모두 하루 속히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의 품으로, 자랑스러운 일터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19년 7월 9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권이민수  simin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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